장선생,춤 바람 나다

M극장 개관 2주년 베스트 레퍼토리 공연

장코폴로 2009. 3. 5.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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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극장 개관 2주년 베스트 레퍼토리 공연

 
  무용전용 M극장이 개관 2주년을 맞았다. 개관이래 국내외 120여 단체가 190여 편의 창작 무용이 공연되었다. M극장 개관 2주년 '베스트 레퍼토리 공연' 은  2007년 하반기부터 2008년 상반기까지 M극장에서 공연되었던 작품 중 베스트 레퍼토리를 재공연하는 기획 작업이다.


  5월 25일(일) 6시, 26일(월) 8시, 총 2회씩 공연된 네 편의 작품은 지제욱 안무․ 출연의 『동동(動冬)』, 이태상 안무의 『하늘에 뜬 개』, 김진미 안무․출연의 『갓 아래 신[靴]』, 이해준 안무․ 출연의 『트라우마』는 30대 우수창작무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솔로 춤 『동동(動冬) Ⅱ, Moving WinterⅡ』은 겨울을 뚫고 봄을 맞이해 나아가는 과정을 이미지화 시킨 작품이다. 추운 겨울에서 해동은 기대와 설레임, 기다림으로 숨을 죽이게 된다. 개화의 콤마촬영을 보는 듯한 기쁨이 이는 지제욱의 세묘, 여성 특유의 치밀한 구성과 간결성이 현대적이며, 겨울에 대한 추억을 맛보게 한다.


 지제욱의 작의
‘겨울은 모든 것이 사멸하여, 멈춘 듯이 웅크린 듯이 조용하다. 하지만, 그 겨울은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서서히 움직인다. 마치 멈춰 서 있는 듯 보이고 때론 거꾸로 역류하는 듯 보이지만, 아프고 아프게 그렇게 움직인다. 느낄 수 없을 만큼 점점 무언가를 향해 움직여지는 그 움직임이 바로 動冬이다. 생명의 숨소리가 사라진 얼음 바닥에 작은 물줄기 소리가 찾아오듯 조용하고 단단하게 動冬은 마음을 움직인다. 봄의 따스함을 기다리는 나를 위한 그런 기다림으로 動冬이다.’


『하늘에 뜬 개,The dog soaring in the sky는 '인간의 허망한 꿈과 질투심을 풍자‘한 작품이다. 지중해 해변을 끼고 어느 해변을 생각나게 하는 낭만이 물씬 풍기는 그리스 풍 음악이 압도하는 가운데 체코 식 익살과 풍자가 끼어든다.

 안달루시아의 개를 닮은 움직임은 하늘과 점을 향하거나 짖거나 희롱한다. 엉덩이를 쭉 빼고 점층적 희화를 구사하도록 계획된 안무, 변소연, 임진호, 지경민의 능청스러움이 시원함과 탁 트인 서정과 대 자연을 쫒아가도록 호흡을 잘 맞추고 있다.


『갓 아래 신【靴;】, Shoes Below 'Gat'- (conflicts between and body)』- (영혼과 육체의 사이) 은 우리 춤의 세계화에 성공할 수 있는 확실한 품목으로 기록된다. 고구려 무사의 기상이 배어나올 듯 활기 찬 김진미의 춤, 그 발광(發光)의 이유를 알 듯하다.

 김진미, 홍선아, 김민우, 김민정, 김지나, 장정희의 춤을 힘차게 뒷받침하는 것은 라이브 국악이다.  ‘오늘, 우린 가슴 안에 생각과 행동의 끊임없는 내란을 피하지 못하고 산다. 영혼의 생각을 상징하는 갓(머리), 육체의 행동을 상징하는 신(발)... 그것이 갓, 아래 신인지 신, 아래 갓인지 늘 분열과 투쟁이다. 영혼의 생각 없이 행동으로만 산다면 육체의 평안은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삶이 그게 아니기에, 우린 속 깊이 파란(波瀾)의 고통을 겪고 있다. 지금, 그 고통이 숙명이고 본질이라면 아름답게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김진미는 생각한다.


 춤의 다양성에 기인한 이해준 안무의 『트라우마, Traum, dream』는 많은 심리적 현상들을 춤과 병렬시킨 흥미로운 테마이다. 춤의 형이상학성을 줄곧 추구하는 이해준은 심리학의 기본들을 훑어간다. 강박감에서 출발한 이상심리들은 지속적 『보이체크』적 상황들을 만들어 낸다.

 『 도망자』,『인텔리겐치아』,『누가 작살 잡기를 두려워하는가?』,『흰 고래를 찾아서』, 『평균율』,『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헐렁한 옷을 입고』,『의식,Consciousness』에 이르는 이해준의 심리적 고찰은 병든 사회를 돋보기로 들여다보듯 이상적 이데올로기를 창출한다. 본인이 직접 출연하여 관객과 친밀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무대 천장에 달린 수많은 전구가 호기심을 전해준다.

  춤 물이 오른 기진령, 이보경, 김준영, 김종기, 박철중의 춤은 정신장애의 모습 모습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해낸다. 심리학의 기본인 프로이트의 이론들을 새삼 끄집어내는 것은 전설처럼 흥미롭다. 2008년 오늘 시점에서 바라 본 이해준의 춤은 아직 ‘개화’를 향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