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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루하타 야스오 감독의 '호타루'

장코폴로 2009. 2. 20. 17:09

2차세계대전때희생된조선장교에대한 후일담
(장석용의 비디오산책) 후루하타 야스오 감독의 '호타루'
 
문화저널21
후루하타 야스오 감독의 '호타루'

 
일본은 전쟁 말 패색이 짙어지자 가미가제(자폭 비행단)를 만든다.초개같이 산화한 병사의 넋은 반딧불이로 귀환한다는 말이 공공연히 떠돌곤 했다.여기에서 암시를 얻은 감독은 국민배우 다카쿠라 겐을 기용,영화의 완성도와 그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이끌어 내고 있다.
 
'철도원'의 감독 후루하타는 인생과 전쟁,진정한 사랑과 의리를 일깨우는 '호타루'로 한, 일 간에 빗장처럼 닫혀있는 마음의 문을 열고자 노력하고 있다.전쟁은 끝났지만 그 후유증은 세대를 넘어 아직까지 흐르고 있는 것이다.
 
과묵하고 말수는 적지만 잔잔한 정을 느끼게 하는 감독의 기본 천성처럼 영화의 주인공 야마오카(다카구라 겐)는 아내 도모코(다나카 유코)를 진심으로 사랑한다.이들 사이엔 약속대로 아이가 없다. 그 이유는 도모코가 조선인 상관 김선재의 약혼녀 였던 것이다.
 
어느날 전우의 죽음으로 다시 찿아온 기억속의 전쟁은 김선재의 출격 하루전 유언을 떠올 리게하고, 부부는 김선재의 고향인 안동을 방문하고 유언을 전한다.
 
결국 마음을 연 유족들은 김선재의 부모 묘에 성묘를 가는 부부를 이해하고, 이때 반딧불이는 이들을 반기며 엔딩 크레딧이 뜬다.
 
이 영화에 몰입할수록 눈물샘은 마르지 않고 전쟁에 빼앗긴 모든 것들이 아쉬워진다. 구 아쉬움이 철학을 만들고 문학적 수사로 번지고 아름다운 예술이 되고 있다.
 
인생과 역사를 관조하는 연출관이 돗보이고, 탄탄한 시나리오에 뒷받침된 연기력은 이 영화가 일본의 자존을 이어가는 아트 필름임을 확실히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