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선생,춤 바람 나다

최효진 안무의 봄맞이 3부작

장코폴로 2011. 3. 1. 13:21

최효진 안무의 봄맞이 3부작
『아름다운 몸짓으로의 여행』..........



세대별 춤의 진화를 느끼게 해준 봄맞이 3부작

 

2011년 2월 25일,26일 M극장에서 한 차례씩 공연된 최효진 안무의 ‘아름다운 몸짓으로의 여행’ 패키지,『ㅋㅋ…….?ㅎㅎ...!』,『묻지마 그대』,『붉은 의자 위의 꿈』은 동시대적 감각으로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그녀의 진면목을 보여준 봄맞이 장밋빛 무시(舞詩)였다.

 

▲ '붉은 의자 위의 꿈' 중에서.....

 

그녀의 춤 빛깔, 싱그러운 젊음의 판타지가 가독 되었던 유쾌한 춤 기행은 깔끔한 마무리로 관객들과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 장점이 돋보인 공연은 모던 댄스의 미학적 승화를 각인시켰고 최효진의 춤이 열정으로 나아가는 성장 나이테를 소지하고 있음이 입증되었다.

 

이전의 그녀의 안무작, 『아스피린』,『화장하는 여자』,『길 위에 서다』가 보여준 세련된 감각적 도시 이미지는 이번 ‘아름다운 몸짓으로의 여행’에서도 동맥 선상에 있다. 그녀의 춤은 언제나 주변의 심각함을 추스르며 이해하며 희망을 이야기 하고 있다.

 

이미지업 된 춤들은 청소년들의 세태, 젊은이들의 사랑의 움직임, 자아를 성장시켜준 시와 시 간극 메우기로 채워져 있다. 갈대밭이 우는 이유를 깨우친 최효진의 춤들은 통과의례를 거치고 커가는 이 땅의 춤나무들에게 내면의 깨끗함과 차가운 성찰을 교훈한다.

 

핸드폰, 어항, 의자에 걸쳐있는 최효진의 안무 영역은 격정이 있는 공간을 꽉 채우는 의미 있는 빠른 템포의 디테일, 원색의 질감과 현대감각을 느끼게 하는 의상, 뿌려지는 오렌지와 샤워 등의 파격적 비주얼, 소리 없는 주인공으로 격조 높은 조명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그녀의 음악사용은 몸의 아름다움과 그것을 싸고 잇는 매개체로 과용배제와 절제를 통해 유기적 관계를 형상하고 있다. 빠른 비트, 재즈에서 느린 낭만적 피아노 리듬까지 맺고 풀기를 거듭하면서 안무가는 자신의 주체를 드러내는 장치를 고안하게 된다.

 

엎드린 자세로 문자를 보내는 소녀에서 출발한『ㅋㅋ…….ㅎㅎ…….』는 무제(舞題)의 난해성처럼 청소년들의 언행은 기존의 결과 생각을 초월하는 원시성으로 가득차 있다. 영상으로 투사되는 문자는 끝내 난해함으로 채워져 있다. 신문명이 탄생되는 현장을 보여주었다.

 

김선경, 김현아, 방효정, 조호열, 최종원의 자신감이 묻어나는 청소년 연기에 빛을 보태는 대학생 춤꾼 한나리, 조가람, 김하연의 반복적 대사로 출발하는 드라마틱한 극적구성과 상징성 표출은 동작의 이미지화에서 현실 문제를 강조하는 피나바우쉬의 롤 모델이 차용된다.

 

『묻지마 그대』는 ‘사랑의 표현방식’ 이란 테마로 희극적 로봇 몸짓으로 시작, 춤의 희극성과 크로스오버의 묘미를 보여줌과 동시에 관객과의 소통을 시도, 춤 내러티브 속에 테크닉과 채색을 보태고 젊은이들의 춤으로 기성과 청소년과 차별되는 춤을 보여준다.

 

복잡한 현대문명 속을 전쟁처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사랑과 사랑에 대한 전망을 진단한다. 툇마루 무용단 멤버인 하정오, 황인영, 배민우의 완벽한 호흡과 알찬 연기가 돋보인다.

 

『붉은 의자 위의 꿈』은 욕망의 분출이라는 최효진의 꿈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형이상학적 춤의 순도 낮추기를 실험하면서 그녀는 자아를 찾아가는 프로이트적 발상을 한다. 현실로 설정된 벤치위로 생각이 다른 타인들이 다투고, 만나고, 사랑하고, 헤어진다.

 

정열의 오렌지 파편들이 흩어지고, 오렌지 볼 유희가 벌어진다. 사람의 마음처럼 의자는 위치가 바뀌며, 변신을 거듭하지만 마음의 떼처럼 핏빛 정열과 지고지순을 부모처럼 의지한 채, 내면의 양면과 싸워가는 여인의 길 위에는 일탈의 유혹과 낭만적 서사가 붉은 숲 너머에 존치되어 있다.

 

 

사랑을 갈구하는 여인위로 빗줄기가 떨어지고 냉정을 찾은 그녀는 자신을 찾는다. 최효진 안무작은 반드시 오는 봄처럼 만개할 최효진 춤의 유쾌한 서막이다.

 

             -장석용(문화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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