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이야기'환율의 힘'은 수출이 말한다
'엔'이 '원'보다 가치 뛰면 국내 제품 가격 인하 효과
日,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지난 달 말에 한국은행이 발표한 우리나라의 7월 중 수출액이 사상 최대인 431억 7천만 달러에 달했다. 수출호조에 힘입어 같은 달 경상수지 흑자 또한 58억 달러 규모에 달한 것은, 세계경제에 다시 침체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고개를 드는 시점에서 정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에 있어서 수출은 다른 어떤 나라의 경우보다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1960년대와 70년대 경제개발을 추진하면서 딱히 내세울 자원이 없었던 우리나라는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출 주도의 경제성장을 추진해 왔고, 그 이후 줄곧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높은 수준을 유지해 왔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수출의 비중은 지난해의 경우 46%에 달했다. 이는 미국이 10%가 채 안 되고 일본의 경우에도 10%를 조금 넘는 수준임을 감안해 보면 매우 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전체의 흐름이 수출에 더 크게 좌우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수출은 무엇에 영향을 받는가? 물론 여기에는 무수히 많은 변수들이 작용을 하겠지만 크게 보면 다음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수출이란 우리가 만든 물건을 외국에 내다 파는 것이므로, 외국사람들의 주머니 사정, 즉 소득이 어떤가 하는 것이 그 하나이고, 우리가 파는 물건의 가격이 어떤가 하는 점이 다른 하나이다.
이 중에서도 수출이 단기에 비교적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물건의 판매가격인데, 여기에는 국내시장에서의 판매가격과는 달리 환율이 중요한 변수가 되는 것이다.
환율이란 원화와 외국통화의 교환비율이다. 환율은 대개 1달러당 1200원과 같은 식으로 표기하므로 환율이 높아진다는 것은 원화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환율이 높아지면 수출은 증가한다. 환율이 1달러당 1000원일 경우 1000원짜리 물건을 외국사람들은 1달러에 구매한다. 그런데 환율이 1달러당 1200원으로 오르면 외국사람들은 1000원짜리 물건을 0.83달러에 구매하게 되는 것이다. 외국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값이 떨어진 셈이므로 수요가 늘고 우리의 수출은 증가하는 것이다. 미국에 대한 중국의 수출이 크게 늘어 미국 무역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면서 미국이 중국의 위안화 가치를 절상하도록 압력을 넣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환율은 작년 7월 달러당 1262원 수준에서 올 7월에는 1204원 수준으로 떨어져 원화의 가치가 높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수출이 사상최대치를 기록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우리와 세계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일본 엔화의 환율에 비해 우리나라의 원화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덜 높아졌기 때문이다. 엔화 환율은 같은 기간 중 달러당 94.5엔에서 87.6엔으로 우리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시말해 엔화의 가치가 원화의 가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빨리 상승했기 때문에 우리 물건의 가격경쟁력이 상대적으로 그 만큼 커졌다는 것이다. 그동안 외환시장에서 원화와 엔화의 환율이 동조화(coupling), 혹은 탈동조화(decoupling) 경향을 보이는 것에 관심이 컸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물론 엔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원화의 환율이 어떻게 움직이는지가 수출에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눈여겨 봐야할 매우 중요한 요인임에는 틀림없다. 앞으로 수출감소를 우려한 일본이 경기진작을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우리로서는 이같은 상황에 대응해 수출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노택선 한국외대 경제학부 교수
日,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지난 달 말에 한국은행이 발표한 우리나라의 7월 중 수출액이 사상 최대인 431억 7천만 달러에 달했다. 수출호조에 힘입어 같은 달 경상수지 흑자 또한 58억 달러 규모에 달한 것은, 세계경제에 다시 침체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고개를 드는 시점에서 정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에 있어서 수출은 다른 어떤 나라의 경우보다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1960년대와 70년대 경제개발을 추진하면서 딱히 내세울 자원이 없었던 우리나라는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출 주도의 경제성장을 추진해 왔고, 그 이후 줄곧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높은 수준을 유지해 왔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수출의 비중은 지난해의 경우 46%에 달했다. 이는 미국이 10%가 채 안 되고 일본의 경우에도 10%를 조금 넘는 수준임을 감안해 보면 매우 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전체의 흐름이 수출에 더 크게 좌우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수출은 무엇에 영향을 받는가? 물론 여기에는 무수히 많은 변수들이 작용을 하겠지만 크게 보면 다음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수출이란 우리가 만든 물건을 외국에 내다 파는 것이므로, 외국사람들의 주머니 사정, 즉 소득이 어떤가 하는 것이 그 하나이고, 우리가 파는 물건의 가격이 어떤가 하는 점이 다른 하나이다.
이 중에서도 수출이 단기에 비교적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물건의 판매가격인데, 여기에는 국내시장에서의 판매가격과는 달리 환율이 중요한 변수가 되는 것이다.
환율이란 원화와 외국통화의 교환비율이다. 환율은 대개 1달러당 1200원과 같은 식으로 표기하므로 환율이 높아진다는 것은 원화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환율이 높아지면 수출은 증가한다. 환율이 1달러당 1000원일 경우 1000원짜리 물건을 외국사람들은 1달러에 구매한다. 그런데 환율이 1달러당 1200원으로 오르면 외국사람들은 1000원짜리 물건을 0.83달러에 구매하게 되는 것이다. 외국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값이 떨어진 셈이므로 수요가 늘고 우리의 수출은 증가하는 것이다. 미국에 대한 중국의 수출이 크게 늘어 미국 무역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면서 미국이 중국의 위안화 가치를 절상하도록 압력을 넣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환율은 작년 7월 달러당 1262원 수준에서 올 7월에는 1204원 수준으로 떨어져 원화의 가치가 높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수출이 사상최대치를 기록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우리와 세계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일본 엔화의 환율에 비해 우리나라의 원화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덜 높아졌기 때문이다. 엔화 환율은 같은 기간 중 달러당 94.5엔에서 87.6엔으로 우리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시말해 엔화의 가치가 원화의 가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빨리 상승했기 때문에 우리 물건의 가격경쟁력이 상대적으로 그 만큼 커졌다는 것이다. 그동안 외환시장에서 원화와 엔화의 환율이 동조화(coupling), 혹은 탈동조화(decoupling) 경향을 보이는 것에 관심이 컸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물론 엔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원화의 환율이 어떻게 움직이는지가 수출에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눈여겨 봐야할 매우 중요한 요인임에는 틀림없다. 앞으로 수출감소를 우려한 일본이 경기진작을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우리로서는 이같은 상황에 대응해 수출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노택선 한국외대 경제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