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소탐방

[안동 군자마을] 뜰안 적시는 봄비, 내 꿈속 스며드는 古宅

장코폴로 2010. 3. 17. 14:18

[안동 군자마을] 뜰안 적시는 봄비, 내 꿈속 스며드는 古宅 | 2010-3-8

 

우리네 조상들의 멋과 향기가 짙게 남아있는 도시 안동. 요즘에는  최고의 고택체험 장소로

알려지면서 수백 년 된 한옥에서 숙박체험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고풍스럽고 기품 있는 한옥은 오래된 친구처럼 편안하고 아늑하다. 대청마루에 드러누워

살랑대는 봄바람을 느끼며 낮잠을 청하기도하고, 처마 끝에서 또옥또옥 떨어지는 봄비

소리를 들으며 늦은 밤 쪽마루에서 담소를 즐기면 이보다 더 아늑하고 편안한 것이 무엇이

있으랴. 생동하는 봄기운을 느끼며 조상의 슬기와 지혜가 담긴 한옥에서의 하룻밤 여행은

도시에서 태어나 아파트에서만 살아 온 우리 아이들에게도 의미있는 선물이 될 듯 하다.

 

600년 역사 이어온 광산 김씨 집성촌 

 

 

 경북 안동시 와룡면 오천리에 자리잡은 군자마을은 '살아있는 박물관'이다. "종가에서 사람 소리가 안나면 죽은 집이다"라는 마을 사람들의 말처럼 '만지지 마세요' '출입금지' 등의 경고 푯말 대신 진짜 살아있는 고택들이 사람들을 반긴다.  광산 김씨 예안파의 집성촌으로 그 후손들이 600여년 넘게 대대로 살아오면서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마을이다.   


 광산 김씨는 전라남도 광산을 근거로 하는 명문거족으로 조선시대 문과에 급제한 이가 265명에 이를 정도로 그 세가 대단했던 가문.  '인다안동(人多安東)'이라 불리는 안동 전체에서 배출한 문과급제자 수가 366명이니 한 가문으로써는 역사에 남을 대단한 업적이었다.


 고려후기 서울로 진출했던 광산김씨의 안동 입향은 오천, 구담, 가야 지역으로 이뤄졌다. 그중 김효로(1454~1534)를 입향조로 하는 광산김씨 예안파가 이곳 오천에 자리를 잡았다. 군자마을의 뿌리다. 14세기에 터를 잡았으니  그 역사가 600년에 이른다. 하지만 아쉽게도 입향 당시의 마을은 지금의 자리가 아니었다.

 

 당시 외내로 불리던 오천은 지금의 자리에서 2km 남짓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는데, 1974년 안동댐 건설로 마을이 수몰 위기에 놓이자 종택과 누정 등 20여 채의 고택만을 지금의 자리로 옮겨온 것이다. 현재 군자마을에는 7가구 15명의 주민이 거주하며 마을을 지키고 있다.


 오천리가 군자리라 불리게 된 것은 입향조인 김효로의 종손과 외손 7명이 '오천 7군자'라 불린 데서 비롯되었다. 이들 모두는 퇴계의 제자로 한강 정구선생이 안동부사로 있을 때, '오천마을에는 군자가 아닌 사람이 없다'고 감탄해마지 않았다 한다.

 

조선시대 양반가에서 보내는 하루


 7군자 가운데 대표적 인물로는 김부필(1516~1577)을 꼽을 수 있다. 호는 후조당(後彫堂), 퇴계가 극진이 아꼈던 수제자로 군자마을 정면에 자리한 고택이 후조당 종택(중요민속자료 제227호)이다. 퇴계 선생은 자신이 아끼는 제자를 위해 손수 현판을 써 주었는데, 별당 대청에는 퇴계의 친필 현판이 당시 모습 그대로 아직껏 걸려있다.

 

 큰 방과 작은 방 그리고 대청으로 구성된 후조당 종택의 별당(사진 5)과 사랑채(사진 6)는 현재 고택 체험이 가능한 열린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물론 숙박도 가능하다. 장판을 깔고 전기를 놓은 것 외에는 모든 것이 옛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어 조선시대 양반가에서 하루 밤을 보내는 멋진 경험을 해볼 수 있다. 화장실과 세면실은 건물 밖 별도의 공간에 마련돼 있다.

 

 


 군자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은 후조당과 함께 오천 7군자로 불리는 탁청정(濯淸亭) 김유의 종택(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26호)이다. 1541년 세워진 이 건물은 조선후기 화재를 당한 후 중건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지금까지도 김유의 후손들이 종가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


 김효로의 둘째 아들인 김유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요리책 '수운잡방'의 저자이기도 하다. 요리비서로 알려진 이 책에는 안동식혜를 비롯해 16세기 안동지방의 다양한 전통 음식에 대한 조리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종택 옆에는 김유의 호를 그대로 사용하는 탁청정(중요민속자료 제226호. 사진 7)이 자리해 있다. 개인 정자 중 가장 아름답다는 평을 듣는 곳이다.

 

 중후한 멋이 살아있는 팔작지붕과 널찍한 누마루가 인상적인 탁청정에선 봉래 양사언, 추사 김정희와 함께 조선시대 삼대명필로 알려진 석봉 한호가 쓴 현판 글씨도 감상할 수 있다. 후조당과 달리 탁청정 종택과 탁청정에선 숙박을 할 수 없다. 하지만 탁청정 누마루나 두 칸짜리 아담한 온돌방은 얼마든지 둘러볼 수 있다.  

 

 군자마을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이처럼 어느 곳에서도 '출입금지'라는 푯말을 발견할 수 없다는 점이다. 다만 주민들이 생활하는 공간의 경우에는 가급적 출입을 삼가하는 게 좋다.  


 운치있는 정자에서의 하룻밤을 원한다면 탁청정 옆 산남정을 권할 만하다. 탁청정만큼 널찍한 누마
루는 없지만 한 가족이 함께 하기에 적당한 아담한 방과 방을 감싸듯 'ㄱ'자로 돌아가는 툇마루가 매력적인 공간이다. 군자마을에서는 이외에도 최근 새로 지은 군자고와 등에서 숙박을 할 수 있다. 개량한옥으로 지어진 군자고와는 앞마당에서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는 그릴을 무료로 빌려준다. 물론 이곳 외에 다른 공간에서는 그 어떤 취사행위도 불가하다. 식사를 원할 경우 사전에 예약을 하면 군자고와에서 식사를 제공받을 수 있다.

 

지척에 유교문화 유적지도 즐비


 군자마을에서 조상들의 삶을 온몸으로 체험했다면 그 삶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들어가 보자. 군자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유교문화박물관(입장료 어른 1천500원, 청소년 1천원, 어린이 7백 원, 관람시간 09:00~17:30, 매주 월요일 휴무)은 그런 의미에서 꼭 한번 찾아봐야 할 곳이다.

 

 국내 유일의 유교 전문 박물관인 유교문화박물관에서는 어렵고 막연하게만 느꼈던 유교를 다양한 체험형 전시물을 통해 쉽게 배울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한 여행이라면 산림의 역사와 산림자원으로 꼼꼼히 살펴볼 수 있는 경상북도산림과학관(입장료 어른 1천500원, 청소년 1천원, 어린이 500원, 관람시간 09:00~18:00, 매주 월요일 휴무)도 놓치기 아깝다.

 

 '산림의 역사와 자원', '경북의산림', '나무의마당', '생명과문화의숲' 등 모두 4개 전시실을 갖추고 있는 경상북도산림과학관은 유교문화박물관과 도산서원 중간지점에 위치해 있어 동선의 흔들림 없이 돌아볼 수 있다. 이외에 도산서원(입장료 어른 1천500원, 청소년 700원, 어린이 600원, 주차료 2천원, 관람시간 09:00~18:00)과 퇴계종택, 퇴계묘소, 이육사문학관(입장료 2천원, 청소년 1천500원, 어린이 1천원, 관람시간 09:00~18:00, 매주 월요일 휴관)이 2~4km 간격으로 위치해 있어 함께 돌아보기에 좋다.

 


 

가는길 

 

 중앙고속도로 서안동 IC에서 빠진다. 안동시내에서 북쪽으로 도산서원 가는 35번 국도를 따라 약 20km정도 가다보면 오른쪽 길가에 '오천 유적지'라는 안내판과 자연석에 '군자리'라고 새긴 표석이 연이어 서있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300m정도 들어가면 20여채의 고가들이 고즈넉하게 들어앉은 군자마을이다. 산중턱에 자연스럽게 마을이 조성되어 있으며, 앞 골짜기가 호수를 이루고 있어 풍광이 아름답다.


 유적지는 터를 2단으로 구분하여 아래쪽에 주차장을 만들었고, 위쪽에는 산기슭의 경사면을 따라 광신김씨 예안파의 중요 건물들을 잘 배치해 놓았다.


 자동차로는 안동시청에서 출발한다면 약 20분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다.  길이 막히지 않는다면 서울에서 3시간 30분정도 걸린다. 버스는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30분 간격으로 1일 42회 운행된다. 열차는 청량리역에서 하루 8차례 떠난다. 열차운행시간만 4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안동 시외버스터미널 맞은편에 군자마을로 들어가는 시내 버스가 자주 다닌다.

 

 


먹을것 & 묵을곳

 

 안동은 음식문화도 독특하다. 헛제삿밥과 안동닭찜, 염장한 간고등어, 안동식혜, 건진국수 등이 유명하다. 헛제삿밥이란 제사를 지낸 뒤 남은 나물로 비벼먹던 비빔밥에서 유래했다. 안동 간고등어는 죽지 않은 활어를 염장한 것이 특징. 닭찜은 서울에서도 유명하다. 후식으로 나오는 안동식혜는 식혜에 생강과 고춧가루를 넣어 발효시킨 안동 특유의 먹을거리로 유산균이 많다.


 군자마을로의 여행을 준비한다면, 전통가옥에서 하룻밤을 묵는 것이 가장  좋겠다. 군자마을 오천문화재단지에서는 고가옥 체험과 함께 서당체험, 예절, 민속놀이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고가옥은 객실 하나씩 빌려주지 않고 한 채를 빌려준다.

 

 후조당 15만원(큰방, 작은방, 대청마루), 후조당 사랑채20만원 (큰방, 작은방, 마루), 읍청정 15만원(큰방, 작은방, 마루) 산남정 10만원(큰방, 마루)선. 서당체험 프로그램 등은 30명 이상 단체만 받는다. 안동문화원에 미리 연락해야 한다. 농암종택, 지례예술촌, 수애당 등에서도 한옥 스테이를 한다.

 

 

문의&예약전화


● 안동시청 :
www.andong.go.kr  ☎ 054)840-6391
● 안동관광정보센터 :
www.tourandong.com  ☎ 054) 856-3013
● 군자마을 : www.gunj ari.net  ☎ 054)852-5414  
체험문의 : 016-715-2177
● 경상북도산림과학박물관 :
http://gbfsm.or.kr  ☎054)855-8681
● 안동문화원 : ☎054)859-0825
● 농암종택 :
www.nongam.com ☎054)843-1202
● 지례예술촌 :
www.chirye.com  ☎054)822-2590
● 수애당 :
www.suaedang.co.kr  ☎054) 822-6661

 


 

 

한국 정신문화의 뿌리라고 불러도 손색 없을 만큼 옛것이 잘 보존돼 있는 도시 안동. 안동은 한국에서 유교문화의 전통을 가장 많이 간직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안동에는 유난히 박물관이 많다.  과거 우리 지역의 생활상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시립민속박물관을 비롯해 안동대 박물관과 유교문화박물관, 각 문중유물관, 그리고 가장 최근 개관한 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 등 20곳에 이르는 다양한 종류의 박물관이 시내 전역에 자리잡고 있다. 안동에 산재한 박물관만 둘러보는 것으로도 하루가 부족할 정도다.
 
● 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http://www.tcc-museum.go.kr/ )


 국내 최초의 유물없는 박물관이자 첨단 디지털 박물관인 '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 안동시 동문로 문화공원내 전체 면적 1천700㎡ 규모로 건설됐다. 80석 규모의 4D 영상관과 체험전시실인 제1전시실, 기획전시실인 제2전시실을 포함해 사료실, 수장고 등으로 이뤄졌다. 안동의 전통문화가 유물이나 유적 등의 유형 문화재 보다는 하회별신굿 탈놀이, 차전놀이, 유교적 전통, 수많은 설화와 전탑, 목조문화의 보고인 점을 감안하면 박물관 구조가 진열장 속 유물 중심이 아닌 디지털콘텐츠 중심이라는 점이 훨씬 설득력이 있다. 박물관 입구의 솟을대문과 한옥 이미지를 따라 지하로 들어서면 수백년 전 안동을 향해 타임머신 여행이 시작된다. ☎ 054)843-7900

 

 

 ● 안동민속박물관( http://adfm.co.kr )

 


 유교문화 특히 관혼상제를 중점적으로 전시하고 있다. 야외박물관에는 보물 305호인 석빙고를 비롯해 안동댐 건설시 수몰지역에 산재해 있던 전통 고가옥 20여점의 중요 생활 문화자료와 KBS 드라마 촬영장 등이 있다. ☎ 054)821-0649

 

 ● 안동독립운동기념관( http://www.815andong.or.kr/ )


 안동은 독립운동의 발상지이자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곳. 기초자치단체로서는 최초로 독립운동기념관을 열었다. 92억 원을 들여 임하면 천전리 옛 협동학교 터에 연건평 2천800여㎡ 규모로 지어졌다. ☎ 054)823-1555


 ● 유교문화박물관(http://www.confuseum.org/ )


 한국국학진흥원 내에 유교문화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국내 유일의 유교문화박물관이 있다. 국보 제132호인 징비록을 비롯해 250여 종 300여 점의 유물이 전시돼 있다. 장판각에는 목판 5만1천여 장과 고문서 20만 점을 보관하고 있으며, 목판 10만 장 수집운동과 유네스코 기록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 054)851-0800

 

 ● 안동대학교박물관


 경북 북부지역 유일의 종합박물관. 임하사 전탑지에서 출토된 은제 사리함과 태화동에서 출토된 금동화살통 장식, 임하고분군 등 고고학과 민속학, 복식사 자료 6천여 점이 소장돼 있다. 420년전에 쓰여진 '원이 엄마의 마지막 편지'도 보관돼 있다. ☎ 054)820-5248

 

 ● 이육사문학관(http://www.264.or.kr/)


 2004년 이육사 탄생 100주년을 맞아 고향인 도산면 원천리에 문을 열었다. 이육사 선생의 독립운동에 관한 자취와 문학작품을 살펴볼 수 있는 문학관과 생가 모형, 연못, 오솔길, 청포도 밭, 샘터 등이 위치하고 있다. ☎ 054)852-7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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