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선생,춤 바람 나다

국수호의 춤 『금오신화』

장코폴로 2010. 3. 5. 12:10

 윤이상의 음악 속에 어우러진 오늘 정오의 신화

                 국수호의 춤 『금오신화』


 국수호의 『금오신화,今午神話』는 윤이상의 음악 『舞樂』,『箜篌』,『광주여 영원하라』를 배경음악으로 3장으로 구성된 무용이다. 인류 탄생에서 현대의 광주까지를 관통하는 3장은 원시적 몸짓에서 거문고 리듬을 탄 낭만적 연가,광주의 시가 풍경까지를 포그의 자욱하고도 메키한 냄새가 풍기도록 구성하고 있다.

 

 베토벤의 운명과 황병기의 가야금 산조, 스트라빈스키가 스쳐가는 『금오신화』는 중국의 장계강(張繼鋼), 한국의 국수호, 일본의 가미가와 가즈오(神澤和夫)가 아시아 3국의 3色 안무로 빚은 2001년 초겨울 풍경은 잊혀진 신화와 전설을 때론 헤세의 부화의 원시적 서론으로, 때론 낭만적 잔잔함으로, 때론 강렬한 핏빛 散舞로 우리를 자극해낸다.

 

 이미 낭만적 스토리와 아이디어가 아닌 독창적 몸짓과 형식에 있어서의 진보를 최우선으로 하는 현대 무용의 특징에서 ?鼓?舞로 한국적 몸짓과 음율을 터득한 국수호는 독보적인 존재로 전세계에서 알려져 있다. 고난도의 훈련에서 축적된 몸짓을 돋보이게 하는 빛의 사용은 분위기와 장면, 감정 변화를 효과적․탄력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구리 빛 몸체로 液連된 원시는 우주와 인류 탄생의 혼돈과 질서로 처연하게 비밀을 드러내고 그 가운데 짝짓기 하는 人花의 아름다움을 그려내며, 블루로 삼킨 호수와 핑크로 두른 연인들의 이야기는 백조의 호수와 청사초롱 이면의 낭만적 전설을 물어온다. 해, 달, 별의 이야기는 몽환의 세계로 이끌어 가고, 장엄하고 찢겨지는 광주는 온통 브라운과 갈색의 아픔으로 우리를 소리 없이 울린다.

 

 소복의 祭儀는 진홍의 장미를 投天함으로써 역사의 준엄한 감시자들이 우리 민초들임을 알린다. 가장 고통스러워 할 때 인간의 영혼은 아름다워지며 고결해진다. 鞠守鎬, 그가 온몸으로 써 내려간 고통의 舞詩는 화평이 되고 자유로움 속에 미래의 평강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