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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콘서트
인문학이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대학에서도 취업전망이 좋은 학과로 학생이 몰리면서 인문학과는 하나둘 자취를 감췄습니다. 먹고 살기도 힘든데, 왜 인문학이 필요할까요? 과연 인문학은 '쓸모'있는 학문일까요?
인문 한국 프로젝트 |
2006년에 전국의 인문학자들이 인문학을 살려내라며 줄지어 ‘데모’를 했다. 인문학자들이 ‘오늘의 인문학을 위한 우리의 제언’을 내놓자 온 나라가 유행처럼 인문학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그때 인문학계 내부의 자성이 없지 않았지만 인문학 위기의 주범과 해결사로 정부가 지목됐다. 그들은 정부에게 인문학진흥기금을 조성하고 인문한국위원회와 인문학발전위원회를 설치할 것과 국가의 주요 정책을 결정할 때마다 인문학자들에게 정책방향을 물어줄 것을 요구했다. 정부도 책임을 느꼈는지 곧바로 대안을 내놓았다. 당시 교육인적자원부는 인문학 진흥계획을 발표하고 ‘인문 한국 프로젝트’를 비롯해 앞으로 10년 동안 4000억 원을 한국학술진흥재단(현 한국연구재단)을 통해 투입하겠다고 했다. |
인문학은 살아나고 있는가 |
그로부터 몇 년이 더 지났다. 한국의 인문학은 살아나고 있는가? 대학에서는 여전히 인문 교양과목의 폐강이 심각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학생들은 취업을 위해 스펙 쌓기에 여념이 없고 인문교양강좌의 인기는 여전히 싸늘하다. 학자들이 정부에서 연구비를 지원받아 대중을 위한 책과는 거리가 먼 보고서를 쓰고 있는 동안에도 대학의 인문학은 위기로 치달았다. 이렇게 대학이라는 제도 안에서 분과학문으로서의 인문학 지식이 생산되고 유통되는 방식이 달라지지 않고 있으니 강단인문학은 희망은 커녕 생존도 버거워하는 실정이다. |
왜 대중은 인문학을 원하는가 |
이럴 때 KTV(한국정책방송)이 ‘인문학열전’시리즈를 방영하고 그 성과물을 추려 『인문학 콘서트』를 펴낸 것은 인문학으로 삶의 길을 트려는 대중에게 가뭄에 단비 같은 역할을 했다. 더구나 이 책에는 자신만의 길을 찾아 걷다 대중과 함께하는 인문학의 길을 만들어낸 고미숙, 김경동, 김기현, 김광웅, 김영한, 김효은, 도정일, 문용린, 박정자, 장회익, 정진홍, 차윤정, 최재천, 황경식(가나다 순) 등 13명의 저자들이 자신이 터득한 지혜의 정수를 알기 쉽게 말(설명)해주고 있어 안개 속을 헤매는 대중에게 확실한 이정표가 되어주고 있다. |
오늘날 대중은 왜 인문학을 필요로 하는가? “생존의 필요조건이자 문화이고, 품격 있는 삶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김기현)인 인문학을 “미래에 대해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의사결정이나 선택을 하기가 몹시 어려운 오늘날과 같은 불확실성의 시대에 실상을 정확하게 꿰뚫어보는 통찰력이 필요하고, 또 부분이 아니라 전체를 조망하는 비전”(황경식)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
인문학의 변화 |
지금의 인문학은 과거의 인문학이 아니다. 현격하게 달라진 세상은 과거와는 다른 인문학을 요구한다. 가령 인간을 이해하는 기반학문의 으뜸인 철학을 보자. 지금까지의 철학은 관념과 물질을 대립시켜 놓고 따로 논의해왔다. 그러나 컴퓨터의 보급과 발전으로 관념과 물질을 디지털 ‘정보’로 바꿀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이제 그런 정보(이야기)의 차이를 만들어낼 수 능력을 갖추어야만 한다. |
통섭은 무엇인가 |
인간도 마찬가지다. 정보화 사회라는 말을 만들어낸 우메사오 다다오는 정보는 하늘에 떠있는 별과 같다고 말했다. 하늘에 떠있는 별(정보)은 끄집어내어 주관적인 의미를 부여해야만 비로소 가치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관념과 물질의 대립을 넘어서서 정보=차이=형식을 ‘물상(物象)’화 하는 것이다. 이것이 최재천이 말하는 통섭(consilience)이 아닐까? 최재천은 통섭이 “그냥 거기 섞여 있는 상태로, 녹아 있는 상태로 멈춘 게 아니라 거기서부터 뭔가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게 만들어지는, 번식하는, 생물학적인 어떤 합침을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김광웅에게 이것은 디지그노(designo), 즉 인미(認美)다. 디지그노는 “분산된 것을 융합해서 더 큰 부가가치, 더 역동적인 힘을 끌어내어 아름답게 꾸미는 지혜와 심미안”을 말한다. 세상의 변화를 함축적으로 표현한 이런 개념들이 탄생한 배경을 쉬운 입말체로 이야기하고 있어 들어보는 재미가 톡톡하다. |
덕의 윤리가 부상한다 |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교육(문용린), 종교(정진홍), 윤리(황경식), 사랑(고미숙), 뇌(김효은), 생명(장회익), 숲(차윤정), 책(도정일), 시선(박정자), 유토피아(김영한) 등의 키워드를 통해 우리 사회의 현실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미래를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화두를 들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글들도 대부분 통섭(또는 통합)적인 사고를 지향한다. |
인문학으로 삶을 무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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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BS 지식 프라임 EBS 제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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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로스 정재승, 진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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