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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갓리프 각본/음악/제작/감독의 '추방된 사람들

장코폴로 2009. 6. 4. 12:29

공연/영화
보헤미안 감독의 가슴 깊이 묻어둔 이야기
토니 갓리프 각본/음악/제작/감독의 '추방된 사람들, Exiles,2004'
장석용주간
 

 
2004년 제 57회 칸느 국제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로맹 뒤리스(자노역), 루브나 아자발(나이마역) 주연의 프랑스 드라마 토니 갓리프 1인4역의 '추방된 사람들'은 알제리판 파격적 살풀이 로드무비 영화이다.
 
‘추방된 사람’들의 함축적 의미는 절대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들 정도의 의미이다. 지성과 예술의 톱에 서있던 보헤미안의 종교는 오직 하나, 그들은 그것이 자유라고 생각한다.
 
'추방된 사람들'은 두 사람, 두 나라로부터 시작하여 문명화 된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 누구나 느끼고 있는 감성에 관한 이야기이다. 방종과 퇴폐로 비춰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도 갓리프의 주인공들은 고향을 향한 로드 맵을 잃지 않는다.
 
감독은 알제리의 독립을 진정으로 그리워하는 사람이다. 집시들은 유럽사회의 각 방면에서 많은 기여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적잖은 탄압의 대상이 되었다. 감독은 정신적 억압 속에 살았던 모든 알제리인이나 집시들을 주인공들을 통해 보여준다.
 
감독이 작품 속에서 대안을 제시한다. 전쟁의 상처와 같은 화상자국을 가지고 살아가는 '자노', 아랍이름을 가졌지만 프랑스인 이라 말하는 '나이마' 두 사람은 알제리 피가 흐르는 연인이다. 어느날 자노는  "프랑스, 그리고 스페인을 가로질러 알제리에 가자! 라고 "나이마에게 황당한 제안을 한다. 부모가 떠난 조국으로, 자신들의 근원으로, 문명사회를 등지고, 음악만을 가지고서 훌쩍 떠난 두 사람. 이들은 5,000km에 달하는 여정의 길로 뛰어든다.
 
실제 감독이 알제리로 가는데 43년이 걸렸다. 감독의 어머니는 집시, 아버지는 아랍사람이다. 자유로운 영혼들, 안달루시아의 음탕한 분위기에 한때 매료되지만, 끝내 조국에 도착해 자신들의 정체성을 찿게 된다. 그리해 그들의 영혼은 속박을 벗어나게 된다.
 
'추방된 사람들'은 프랑스와 식민지 알제리 간의 문제를 자연스럽게 다룬 영화로서, 알제리인들의 고향을 잃은 아픔과 현실을 자연스러운 소재와 배경을 그 흐름으로 삼음으로써 그들의 오래된 아픔과 상처에 관해 차분히 이야기하고 있다.
 
영화에서 한평생 '보헤미안'의 삶을 살아온 토니 갓리프 감독의 인생은 진실한 내면의 이야기라는 것을 두 배우를 통해, 그들의 내면을 표현하는 음악들을 통해 투영하고 있다.
 
영화 속에 비춰지는 볼거리로 시간을 망각한 채 흐르는 자유, 본능, 방랑 등 exoticism이 화면 가득한 영화, 격정적인 열정, 깊어지는 사랑, 질투, 치유의 마법 등 모든 것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야생의 사고를 가지고 있는 이들은 시대의 낙오자가 아니라 동시대의 개척자로 묘사된다.
 
영화의 클라이막스로 수피교도의 카타르시스적 무아지경이 전개된다. 노래의 가사는 마치 대화의 연속인 것처럼 들리며 음악은 상처 받은 영혼들을 치료한다. 장장 15여 분 동안의 알제리 수피음악은 음악으로써 근원과 하나가 됨을 체험하는 주인공들의 내면과 함께 관객들을 무아의 트랜스 상태로 이끌어 모든 것과 하나가 되게 한다. 정신 속에 들어있는 악마적 요소들을 소위 ‘씨김굿’으로 말끔히 해결된다.
 
주인공 두 사람의 문제는 해결방식은 문명 속에 함몰된 문제는 야생(알제리적)적으로 해결돈다. 민족지적인 전통으로 집시와 집시문화를 깊게 각인시킨 이 작품은 남자의 고향과 내 영혼의 고향에서 새사람이 된 두 사람이 새로운 인생을 향해 떠나는 것으로 영화는 끝난다.
 
이들을 완전한 알제리인으로 거듭나게 하는 것은 음악이다. 음악은 이 영화의 주체성을 살리는데 커다란 역할을 한다. 타악기 리듬이 주가 되는 알제리의 민속 음악, 흥겨운 춤과 노래의 과정을 통해 자노와 나이마는 완전히 알제리에 동화되고 나이마는 마치 출산의 아픔을 겪는 산모가 된 것과도 같은 경험을 통해서 완전한 알제리인으로 다시 태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