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읽는 장샘

트라이앵글 법칙

장코폴로 2009. 4. 27. 12:20

북 브리핑


 

이 질문에 선뜻 ‘네’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직장인 증후군’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요즘 직장인들은 고달프다. 출근만 하면 무기력하고 우울해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일요일 저녁때부터 회사 갈 생각 때문에 괴로운 직장인도 넘쳐난다. 이러한 불행은 개인에서 끝나지 않는다. 우울한 마음으로 출근하고, 언짢은 피로감을 안고 집으로 돌아오는 사람은 그 주변에도 영향을 미친다. 주위 사람에게 자신의 우울한 마음을 전달하고, 의도치 않게 불쾌한 마음을 드러내며, 관계를 손상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불씨들은 기업과 가정을 위기로 내몬다.

 

사우스웨스트 항공,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등 세계 굴지의 기업을 상대로 컨설팅을 해 온 패트릭 렌시오니. 그도 그러한 무기력증을 겪었다. 대기업에 입사해 최신식 시설을 누리고 누구에게나 인정받으며 일을 할 때조차도 무언가 허전했다. 주변을 보니 일의 종류나 귀천에 상관없이 비슷한 경험과 느낌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는 이들을 살펴보고 고민한 결과, 일의 만족감을 결정하는 중요한 조건이 있음을 깨닫는다. 그것은 바로 트라이앵글 법칙을 통해 설명할 수 있는 것으로, 일이 불행하게 느껴지거나, 잘못된 만족감으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었다. 『트라이앵글 법칙』은 바로 그 지혜를 담은 경영 우화다. 패트릭은 ‘트라이앵글 법칙’을 통해 기업과 리더, 조직원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책은 주인공 브라이언이 작은 기업의 최고경영자에서 은퇴 후, 작은 레스토랑에서 매니저를 하게 되기까지의 에피소드를 담았다. 저자는 브라이언의 경영방식을 통해 기업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직원들에게 에너지와 활력을 제공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위기에 처해있는 기업들은 하나같이 바로 조직원들의 태도에 이상이 있었다. 능력, 학벌, 나이와 상관없이 일을 ‘의무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었다. 때문에 일을 대하는 태도가 형식적이었고, 부정적이기까지 했다. 이러한 조직원의 태도 문제는 관리자의 역량과 연결되어 있고, 이것은 임원, 사장으로 이어지는 것이기에 당연히 기업은 위기에 처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조직원들이 다음의 징후를 보인다면 기업은 긴장해야 한다. 위기의 신호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익명성(자신의 존재를 인정받지 못하는 것): 사람은 관계 속에서 존재하며, 그 안에서 느끼는 성취감 또한 크다. 때문에 관계에 이상을 느끼거나, 다른 사람이 자신의 존재를 인정해주지 않는다면 괴로울 수밖에 없다. 일을 하는 환경에서도 마찬가지다. 일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면 자신의 존재감마저 의심되는 ‘익명의 인간’으로 느끼게 된다.

▶무관함(타인의 삶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 사람이 가장 즐거움을 느낄 때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줬을 때다. 그래서 자신의 일이 도움이 된다는 느낌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결국 기업은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대가로 수익을 얻는 기관이다. 그 ‘도움’을 주기 위해 수많은 일들이 맞물려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수많은 일들이 간접적이고 보이지 않아 일의 ‘의미’를 인식하지 못하기가 쉽다. 이러한 ‘무관함’은 일이 의미 없게 느껴지는 이유가 된다.

무평가(평가 수단이 없거나 혹은 올바르지 못한 평가): 열심히 일을 했는데, 반응과 평가가 없다면 그것만큼 맥 빠지는 것도 없다. 의욕도 줄어들고, 만족감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업무를 평가하는 수단이나 시스템은 일에 대한 동기와 의욕을 불어넣어준다는 것을 기억하자.

세 가지는 모두 인간의 정체성과 관련된 것들이다. 때문에 일이 자신의 정체성과 연관되지 않는다면 일이 허무하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런 점들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인간경영’을 논하면서도 본질은 건드리지 못한 채 형식적인 잣대만 들이댄다. 책은 ‘트라이앵글 법칙’을 통해 이러한 본질을 구체화시킨다.

 

 

 

 
1. 진심이 담긴 관심을 기울여라: 회사를 공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일에도 관계와 감정이 존재한다. 그것이 존재할 이유가 없다면 ‘인간’이 일을 할 이유도 없다. 특히 관리자가 조직원들을 진심으로 대하는 것은 중요하다. 여기서 ‘진심’이란 인간적인 애정을 말한다. 예를 들어 종업원의 딸이 춤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단순히 아는 것과 딸의 춤 발표회가 어땠는지 묻는 건 다른 차원이다. 그런 관심은 사람을 기쁘게 만들고, 일을 하는데 좋은 영향을 끼친다.

2. 타인의 삶에 영향을 미쳐라: 돈이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왜 그럴까? 사람은 소유보다는 존재 자체에 행복을 느끼기 때문이다. 자신이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이며 다른 사람의 삶에 영향을 끼친다고 느낄 때, 삶이 의미 있게 느껴진다. 어떤 업에 종사하든지 자신의 일이 타인의 삶과 연결되고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을 도와주는 것이 기업과 리더, 관리자의 몫이다.

3. 객관적이고 올바르게 평가하라: 앞서 말했듯이 일을 평가할 수 있는 수단이 없을 때 사람은 일 할 동기와 의욕을 잃는다. 평가수단은 일을 하는 개인의 만족도나 발전과 관련된 것이어야 한다. 특히 일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수단을 통해 자신의 실적을 기록하고 평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업의 연매출과 같은 거시적인 목표는 개인의 일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기에 평가기준으로 적합하지 않다.
 
 
저자는 서문에서 “배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를 자주 일깨우는 것”이라는 새뮤얼 존슨(18세기 영국의 작가)의 말을 인용했다. 혁신적인 경영방법을 기대했던 분에게는 책에서 알려주는 트라이앵글 법칙이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 안에는 단순하고 명확한 힘이 있다. 진심이 담긴 관심을 기울이고, 타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며, 객관적이고 올바르게 평가하는 것’. 많은 경영서에서도 강조되고 있지만, 막상 실현하기엔 막막하고 어렵다. 기업마다 독특한 경영환경과 업의 특수성이 있기 때문이다.

모든 일에는 끊임없는 노력과 인내가 따른다. 자신의 사소한 습관 한가지를 고치는 것도 어려운데, 하물며 조직원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은 얼마나 어렵겠는가. 앞서 인용한 말처럼 기업은 이 간단한 명제를 실현시키기 위해 지속적이고 끊임없이 방법을 생각하고, 시도해보고, 다시 되뇌여야 할 것이다.

트라이앵글 법칙은 경영인이나 관리자에게는 올바른 조직문화를 창조하고 인재를 관리하는 방법을, 직장인들을 비롯한 다양한 일에 종사하는 분들에게는 ‘일’에 대한 바른 인식과 성공의 기준을 제시할 것이다. 이 책이 그 과정을 응원하고 독려하는 기폭제가 되길 바란다.

 

 

저자소개
패트릭 렌시오니

팀 빌딩과 조직 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경영컨설팅 회사 더테이블그룹의 설립자이자 대표이다. <포춘> 선정 500대 기업과 최첨단 신생기업, 대학, 비영리재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조직의 임원 및 실무 팀에게 컨설팅과 강의를 해오고 있다. 지은 책으로 『사일로스』『팀이 빠지기 쉬운 5가지 함정』『탁월한 조직을 만드는 4가지 법칙』『CEO가 빠지기 쉬운 5가지 유혹』『회의가 살아야 회사가 산다』등이 있다. 조직과 팀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는 그의 책들은 건강한 조직에 대해 고민하는 경영자와 실무진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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