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 28일, 29일, M극장 기획인 ‘춤과 의식’ 展에서 태혜신 안무의 '카마프리양과 거울'이란 작품을 보며 안무가 태혜신은 마치 카멜레온 같은 안무자란 생각이 들었다
매 작품마다 변신으로 상상을 깨는 그녀의 안무는 파격이다. 한국 창작무용으로 늘 새로운 것을 추구, 형식에 구애받지 않으며 자유스런 춤 테크닉을 구사, 춤을 만들어가는 그녀의 이번 작품 '카마프리양과 거울'은 상상속의 양은 자연과 일치된 안무자의 모습을 상징하고 있었으며 거울은 그것을 비춰 보는 사회를 상징한다. 첫 장면은 튜튜를 입은 우수꽝스런 모습의 한 여인이 거울을 보며 붉은 조명에 앉아 있고 한 남자가 나와 신문을 보며 다시 찢고 들어가는 모습은 사회 고발적이다. 조명이 바뀌며 무용수들인 장미란, 민지희, 손지현, 최정호는 각자 춤과 연기로 자기들이 보고 들은 것을 열심히 말한다. 파랑, 빨강 ,동그라미, 네모, 엉덩이, 돼지 등을 외치며 튜튜를 입은 양을 향해 한참을 쳐다보며 궁금해 하는 모습과 함께 서로 이야기 하며 바보상자라고 말하는 것이 퀴즈 게임을 닮아있다. 안무가는 자기가 본 것을 죽어도 동그라미라며 관철하듯 말 하고 동그라미 조명 속에서 춤을 추며 동화 속에서 나 올 것 같은 모습으로 안무자의 답답한 마음을 표현한다. 각자의 견해에서 본 편견 또는 선입견을 안무가는 색이나 형태로 좀 더 이해하기 쉽게 풀어 나간다. 네 명의 군무는 무언가에 분노하고 웃고 화내고 거칠게 대항하며 ‘자기들의 생각한 것이 맞다’는 것을 강하게 표현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의 편견으로 인해 한 사람이 바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작품 속에서 보여주었으며 대사와 함께 연극적 요소를 구성하여 관객들로 하여금 지루하지 않게 적절히 연기와 춤이 배합되었다. 작품 중반부에 귀뚜라미 소리와 함께 한곳을 주시하듯 바라보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 이다. 작품 후반에 조명으로 만들어진 철망 속에서 무용수 네 명은 각자의 생각을 끊임없이 이야기 하고 있고, 안무가는 빨간 네모 속에 고통스런 모습으로 ‘그것이 아니다’에 대한 부정을 강하게 표현하고 있다. 작품 후반, 끝나도 되는 부분에서 조금 진부한 감이 있었으나 마지막 엔딩 장면에서 꽃을 들고 춤을 추는 안무가의 의도는 개인의 존엄성과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의 고정관념에 대한 의문을 던지며 작품의 끝을 마무리 한다. 끊임없이 노력하고 연구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늘 그녀에 대한 신뢰감이 생긴다. 창작활동에 매진하며 내공으로 다져진 겸손한 안무가 태 혜신을 기억하며 그녀의 다음 작품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유정재(한양대 강사, 경기대 이학박사, 한국현대무용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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