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살고 있는 대구는 지역의 특성상 눈이 잘 내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 대구에 눈이 왔습니다. 2010년 새해 전국적으로 눈이 많이 내릴때 대구에도 함께 눈이 찾아 왔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고향에서 내리는 눈을 보고 있으니 아주 오래전에 있었던 할아버지와의 일이 생각이 났습니다. 20여년전 제가 초등학교 2학년때로 기억이 납니다. 초등학교 2학년 겨울방학 그때도 눈이 굉장히 많이 내려던 날입니다. 부모님과 함께 할아버지 댁을 방문하고 해가 진 저녁 할아버지 댁은 골목 안 쪽으로 많이 들어가서 집으로 갈려면 골목을 많이 걸어 나와야만 했습니다. 날은 저물어 앞은 잘 보이지 않고, 눈은 많이 내려 어느새 얼음으로 변해있고 걷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조심 조심, 살큼 살큼 골목길을 걸어 나오다면 걱정했던 대로 엉덩방아를 '쿵'하고 찧고야 말았습니다. 얼마나 아팠는지 순간 눈물이 찔금 나왔습니다. 할아버지께서 따라 나오시다 얼음판 위에 넘어진 저를 보시고 너털웃음을 지으셨습니다. 어린맘에 속상해하며'난 넘어져서 엉덩이가 아파 죽겠는데 할아버지는 왜 저렇게 웃으시지 '하고 생각했습니다. 다시 일어서서 몇걸음 걷다가 이내 다시 넘어지면서 또 엉덩방아를 찧게 되었습니다. 아팠던 엉덩이가 이젠 감각이 없을 정도로 아파서 일어날 생각도 못하고 엉엉 크게 울고야 말았습니다. 이 때 할아버지께서 달려 오셔서 저를 안아 일으켜 주셨습니다. "아이구...우리 강아지 많이 아팠지...???" 하시며 달려 주십니다. 제가 초등학교 4학년 때 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할아버지의 기억이 많지는 않지만 눈 오는 날이면 할아버지가 더욱 생각나곤 합니다. 눈내린 날 할아버지가 안아주신 따뜻한 품과 그 아름다운 골목길 전경 그리고 할아버지가 그립니다. '할아버지 이제는 눈오는 날 넘어져도 안아주시지 못할 정도로 자랐어요... 어른이 되었어요...' 할아버지 오늘은 눈 오는 날입니다. 눈 내린 골목길 항상 조심할께요....할아버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