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었구나. 군자는 새해를 맞아 반드시 마음가짐과 행동을 새롭게 해야 한다. 내가 어렸을 때는 새해를 맞이하면 1년 동안 공부할 것을 미리 정하곤 했다. 가령 무슨 책을 읽고 무슨 글을 뽑아 적겠다는 식으로. 그런 후 이에 따라 실행하였고, 혹 몇 달 뒤에 일이 생겨 할 수 없이 그치더라도 ‘좋은 것을 하고 발전하려는 뜻[樂善向前之志]’은 그칠 수 없는 뭔가가 있었다. ”―― 「두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강물은 어제처럼 오늘도 흐른다. 그러나 오늘 흐르는 물은 어제 흐른 물과 같지 않다. 여느 때처럼 해는 바뀌는 것이지만 새해는 새롭게 맞이할 일이다. 젊은이는 청운의 꿈을 새롭게 다듬고, 나이든 이는 지난 삶을 돌아보며 좀더 나은 삶을 새롭게 다짐할 때이다.
2009년의 남은 며칠이 지나면, 새천년을 맞이한 지도 10년이 된다. 20세기와는 다를 것을 기대했건만, 기대와 달리 지난 10년은 20세기적 갈등과 분쟁으로 이어졌다. 그래도 여전히 21세기는 20세기보다 더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을 버릴 수 없다. 새해부터라도 새롭게 나아가기를!
내년은 2010년이다. 열에 아홉을 이루고 마침 ‘10’년인 내년에 사업목표의 완성을 보는 사람도 있겠다. 그러나 그런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을 터, 그렇다면 오히려 ‘10’보다는 ‘0’에 주목하는 것도 좋겠다. 무(無)에서 유(有)가 생기며, 무(無)는 모든 것의 시작이다. 기존의 것에 얽매여 한 걸음도 나아가기 힘든 경우가 많은데, 무(無)에서 시작하는 기분을 가져보면 어떨까? 가진 것, 주어진 것이 더 이상의 발전을 방해한다면, 차라리 무(無)의 상태에서 새로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위 글은 다산 정약용이 강진 유배지에서 제자이기도 한 아들에게 새해를 맞이하여 보낸 편지글의 첫 부분이다. 올해는 ‘공부의 달인’, ‘저서의 달인’인 다산 선생의 내공을 좀 배워 실천해보는 것도 좋겠다.
새해는 마음가짐과 행동을 새롭게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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