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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라 렘하겐 감독의 '차스키 차스키'

장코폴로 2009. 2. 10. 08:08

여덟 살 소년의 코발트 빛 인생으로 살아남기
(장석용의 비디오 산책) 엘라 렘하겐 감독의 '차스키 차스키'
 
장석용주간

'차스키 차스키'는 차스키의 눈을 통해 인생을 배우고 극기하고 왜곡된 가정을 바로 세우는 비전을 제시한다. 희망과 꿈을 현실로 일구어 내는 차스키의 깜직스런 행동들은 어머니와 주변 인물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하다.
 
이 스웨덴 영화는 북구 특유의 심오한 영상철학을 털고 작위적인 평이한 스토리 전개로 가정을 일구는 비법을 보여주는 청정영화이다. '차스키 차스키'는 주인공 이름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주인공 이름은 그리스식 샐러드를 딴 것이고, 차스키는 자유분방한 뮤지션인 엄마에 의해 바캉스 때 잠수부와 하루 밤  풋사랑으로 만든 아이이다.
 
늘 명랑하지만 잠수부인 아빠에 대한 동경은 그를 잠 못 이루게 한다. 차스키는 외로움과 질시라는 단어를 어우러짐과 이해로 바꾸는데 탁월한 능력을 지닌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가 개척해 나가는 길은 학교에서 인정받기부터 시작된다.
 
영화는 사건을 만들어 나가는 연출의 의도대로  수영장으로 향하는 차스키의 씬에서 시작해서 그리스로의 여행 다시 귀가로 이어진다.
 
현란한 테크닉, 특별한 연기, 과감한 제작비, 화려한 스타 시스템, 인상적인 주제, 미학적 성취가 없어도 우리에게 깊은 감동을 주는 영화들을 자주 보지 못하는 탓에 '차스키 차스키'는 그 만큼 상대적인 호감을 받는다.
 
쉽게 보이지만 사실 이 영화 속에는 미혼모, 음주, 마약, 교육,예술 기타등등 스웨덴 사회를 꿰뚫어 볼 수 있는 많은 테제들이 가득 담겨져 있다. 차스키를 주변으로 한 인물, 학교, 사건등은 정제되고 담백한 영상으로 스웨덴 영화의 오늘을 읽게 해준다.
 
쉬우면서 할 얘기 다하고,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 한편의 성장영화는 지중해의 차스키 맛처럼 향긋한 여운을 남기며 우리를 딥블루의 순수의 세계로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