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헌 作 Wings of Temptation 80cm x 80cm 2008 ⓒ문화저널21 |
기축년 1월 13일 저녁 6시, AW 컨벤션 센터(구 하림각, 평창동) 넓은 홀이 최 헌(영문명 Grato Harry)의 사진적 초현실주의 대작들 34편으로 위용을 드러냈다. 회화보다 더 수사적이고, 실험실 보다 더 분석적 명제를 듬뿍 담은 현재적 함의를 소지한 작품들이었다. 1969년 6월 10일, 서울 출생의 최 헌은 경기고, 서울산업대에서 공업디자인을 공부하였다. 디자이너로 활약하다가 2007년 정갤러리 신인작가공모 당선, 2007년 사진아트센터 전시공모에 당선된 이래, 2007년 중앙미술대전에 선정되어 주목받는 작가로 인정받고 있다. 작년 9월 개최된 KIAF(한국국제아트페어)에서 ‘이질적 물질과 존재의 융화’를 꽤한 '스테판의 5중주', '태양의 노래', '은하수 근처', '블루 오션', '레드 오션'등 그의 사진적 초현실주의 작품들이 국내외 관람객 들로부터 커다른 관심과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특히 작년 12월, 중앙일보 초대전으로 중앙일보 로비에서 펼쳐진 ‘크리스마스 독극물’(Christmas toxic chemicals)展의 '크리스마스 트리', '맛과 향의 비빌', '인공새', '유혹의 날개', '알루미니엄 호수', '유혹의 젤라틴'은 섬뜩한 유해 화학물질의 무분별한 남용과 화학물질의 폐해의 심각성을 고발한 우수 전시회였다.
2007년 정 갤러리가 기획 초대한 최 헌의 데뷔展에 이은 최 헌의 네 번째 전시회는 1) 액체에서 시발된 이질감 탐구 2) 우주로의 여행 3) 아름다운 맛과 향속에 숨은 독극성 모두를 어우르는 최 헌의 지금까지의 예술작업 모두를 살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생활 속으로 스며든 최 헌의 대중적 서정과 관심의 출발은 ‘안타까움과 간절한 소망’에서 출발한다. 색, 맛, 아름다움에서 왜곡된 굴절과 이것에서 파생된 자행되어서는 안 되는 불가사의한 일들과 현실에서 그는 차라리 우주와의 소통을 시도하기도 한다. 교육자이자 소설가 아버지(최병탁)를 둔 탓인지 그는 늘 도덕적 가치관을 중시한다. ‘해서는 안 될 것’과 ‘해야 되는 것’의 구별이 뚜렷하다. 그는 뷰파인더 속의 우주를 생활 속 혹은 내면을 들어다 보는 것으로 대체한다. 모든 사물의 분란과 이동을 자기 자신에게로 귀착시키고 작가는 원하는 꿈의 실체가 자신에게 있음을 깨닫는다. 화두 첫 번째, ‘어울림’에서 다양한 액체의 변주와 합성, 혼합으로 추출한 상상의 무한 지대 한가운데 서서 그는 선지자적 자세로 이질의 형성과 융화의 조화로움을 터득하고 이를 인간에게 자연스레 접목시킨다. 분자구조의 트러블에서 찾아낸 인간관계, 그 ‘섞임의 미학’에서 타 존재를 자각하고 아름다움을 찾아 낸 탐구성은 그의 작가 정신을 드높인다. 화두 두 번째, ‘행성’에서 작가는 우주에 가겠다고 신께 빌었는데, 그는 작품으로 우주에 가게된 것이다. 우주는 인간 자신에게도 있는 것이다. 그는 작품으로 우주에 도달했고, 그는 행성에서 만난 다름 모습의 생명체 이야기를 전개 시키고 있다. 그의 조명이 로켓이 되어주었고, ‘원하는 것은 언제나 닥아 온다’는 믿음과 희망을 갖게 된 것이다. 화두 세 번째, ‘아름다움 속에 숨겨진 독’ 은 작가 주변의 ‘먹 거리’에서 발견된다. 밝고 아름답고 예쁘지만 치명적 독성의 항존은 작가의 마음을 아프게 만든다. 작가는 도발적으로 멜라민, 염산, 연소, 그라목선의 혼합, 쓰임, 원용에서 식용색소의 독성을 들추어낸다. 물과 기름, 유성과 수성의 성질과 질감으로 창작 소스로 삼아 빛을 입힌 필름으로 회화에 밀착한 그의 사진들은 회화의 현대성 고양을 뒷받침하고 있다. 최 헌의 ‘사진으로 전하는 아름다운 삶의 비밀'展 은 닫힌 커튼을 햇살로 열 듯 삶에 대한 건강한 여유와 우주적 희망을 갖자는 이 시대의 간절한 소망을 담은 소중한 메시지를 담은 전시회였다.
문화저널 21(2009.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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