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수고가 헛되기 때문 이니라
지난 2월 끝자락에 어느 청소년을 만났습니다. 두 달여 만에 만난 청소년은 요즘 근황을 묻는 나에게 속사포처럼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방학 동안에 있었던 일을 열변을 토하기 시작했는데 어렸을 때는 엄마의 손에 이끌리어 교회를 나가게 되었고 그게 자연스러웠는데 믿지 않은 아빠와 살다보니 청소년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교회 다니는 것을 등한시 하게 되었답니다. 친구들과 놀고도 싶고 새로운 세상을 만나니 온 천지가 청소년을 유혹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어렸을 때에는 교회에서의 생활이 주는 기쁨, 어머니의 강건 적인 기도와 훈육 등으로 하나님 안에서의 생활이 당연한 것이었는데 커가는 과정에서 아버지가 믿지 않으면서도 한 집에서 생활 하시고 또 주변에도 많은 사람들이 믿지 않은데도 잘만 사는 게 이상하게 느껴지며 자신도 성장하면서 어머니의 신앙이 아닌 자신의 고집이 앞장서기 시작했습니다.
방학 동안에는 교회에서 하는 청소년 프로그램으로 9박10일 동안 어디에 다녀왔다고 합니다. 자신은 너무나 싫은데 어머니께서 너무나 강요하셔서 다녀왔지만 정말 시간이 잘 가지 않아 죽는 줄 알았다고 합니다. 또 다른 곳에서의 청소년 캠프1박2일을 다녀왔는데 하룻밤 그냥 잠만 자니 시간이 잘 갔고, 교회에서 하는 2박3일 영어캠프에 또 가게 되었답니다. 정말 가기 싫어서 어머니와 무척 다투었는데 결국 형은 안 갔지만 본인은 다녀오게 되었답니다. 정말 싫었고 화가 났다고 하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면서 가족 이야기를 하더군요. 아버지가 신앙생활 하지 않고 그로인해 부모님이 자주 다투시는 모습을 많이 봐 왔답니다.그 청소년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주며 마음속으로 어머니가 조금만 자녀에게 자유를 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마음속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제가 춘풍으로 인해 마음에 외로움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교회에 가면 왜 이리 눈물이 나는지 찬양의 기쁨도 사라지고 기도를 해도 그저 빈 마음뿐입니다. 가끔 한 번씩 찾아오는 외로움 때문에 매사에 의욕이 사라지기도 합니다. 젊은 시절 자신 있게 믿지 않은 남자랑 결혼해서 전도하리라 했건만....... 다 헛된 욕망일 뿐입니다. 20년이 넘도록 1년에 몇 번 마지못해 따라 나서는 남편은 아직도 그러는 중에 있고 어려서 엄마와 함께 다니던 아이들은 장성하니 제 멋 대로이고 어느 때까지 이러고 살아야하는지 속이 상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장년들은 대부분 부부가 함께 교회에서 나란히 앉아 예배를 드리는데 항상 제 옆자리는 비워 있습니다. 가끔 한 번씩 오시는 분이 앉기도 하시지만.......아이들이 어렸을 적에는 함께 앉아 남편의 빈자리를 채워 주기도 했는데 성장하니 그것도 맘대로 되지 않습니다.식사 당번이 되어 요리를 하면 다른 가족들은 온 식구가 식사를 함께 하는데 항상 요리를 해주고 제 가족들은 집에서 찬밥을 먹고 있지요.교회 행사나 하다못해 식사 후 잠깐 동안의 휴식의 시간에도 소외도기 마련이죠. 부부들이 함께 나와서 자신들의 가족 이야기, 취미 이야기를 나눌 때 같은 대화 장소에 끼지 못합니다. 전에는 몇몇 동지(?)들이 있어 그나마 위안이 되었는데 그들도 나와 같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다 떠나고 이제 혼자이다 보니 더더욱 서글퍼집니다.
작은 말 한마디에도 마음 저리는 아픔으로 다가 오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동 눈물이 많아지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터놓고 이야기 하자니 그들은 나와 같은 처지가 아니다 보니 오히려 상처받기 일쑤입니다.오늘 갑자기 지난 달 만났던 청소년의 어머니가 생각나고 이해가 됩니다.물론 중학교 이제 3학년 되는 아이 입장에서도 이해가 되지만 어머니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가 가고 그 마음에 위로의 마음이 갑니다.제가 어렸을 때는 한 가정에 대부분 어머니들만 신앙 생활하는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자녀들을 동반하거나 아님 혼자서 나와 늘 같은 동료(?)끼리 손을 맞잡고 기도하고 하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런데 요즘 보니 물론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부부가 함께 나와 신앙생활 하는 모습 참으로 보기 좋고 아름답습니다.
제 자신이 혼자 이다보니 남보다 더 열심히 해야 하고 그래도 가끔 소외되는 아픔을 느끼는데 남편이 없는 것도 아니면서 늘 혼자이며 남의 애경사를 다 쫒아 다녀도 돌아오는 인사말이 별로 없습니다. 부부가 함께 다녀온 집은 표시가 확 나지만 혼자인 저는 그리 표시가 나지 않은지.......그 외 기도생활이라든가 다른 어떤 프로그램도 열심을 다해야 합니다. 두 사람이 함께 하는 집은 가끔 한 사람이 빠져도 표시가 안 나고 용서가 되지만 혼자인 사람은 그마저도 자유 할 수 없습니다.그러다 보니 때로는 남편의 빈자리 자녀들이라도 채워주길 바라는데 자녀들이 마음에 들지 않게 행동하면 때려서라도 고쳐 놓고 싶은 심정입니다.
물론 주 안에서 뭘 그래? 그러면 할 말이 없겠죠? 하지만 남이 겪지 않은 마음고생이 얼마나 큰지........ 부부야 누구 한 사람 힘들면 다른 한 사람이 위로하고 이끌어 주면 되지만 혼자서 다니는 사람은 때론 작은 이야기에도 마음이 아파옵니다.
스스로 칠전팔기도 수 없이 하면서 그럴 때마다 더욱 하나님께 기도하며 울부짖고 마음이 속상하여 때도 쓰지만 이 아픔이 빨리 지나가 버리길 바랍니다.어느 때까지 이런 아픔을 또 겪어야 할지 모르지만 속히 헛되지 않은 수고가 되어 결실을 맺길 바랄뿐입니다출처/창골산 봉서방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