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와 명상

갈등

장코폴로 2011. 2. 20. 18:37

아내는 짜증스럽게 말했다.“빨리 빨리 좀 하세요. 이러다 진료 못 받겠어요.”남편은 아내의 성화에 조금씩 마음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아무 말 없이 묵묵히 준비하고 있었다. 아내는 다시 한 번 큰소리로 말했다. “아직도 안 끝났어요?”남편도 속이 끓기 시작했다. 급기야 숨을 몰아쉬며 한 마디 했다.“왜 그렇게 서둘러? 천천히 가도 되잖아.”

 

 

    아내가 서두른 이유는 이랬다. 남편이 위가 좋지 않아 내과 진료를 받으러 가는데 간호사가 토요일이기 때문에 10시까지 오는 게 좋겠다고 하여 시간에 늦으면 행여 진찰을 받지 못할까 봐 그렇게 서두른 것이었다. 하지만 남편의 생각은 달랐다. 12시 넘어서까지 진찰을 하니 10시가 조금 넘어도 충분히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부의 다툼의 원인은 대부분 그런 것이다. 아내가 원칙에 충실한 스타일이라면 남편은 조금 융통성이 있는 스타일이라고나 할까, 자기 주관이 강한 스타일이라고나 할까? 지난주에도 그런 문제로 병원에 갔다가 약국에서 다투었다. 약사가 약을 지어 주면서 말했다.“아침 약과 저녁 약은 같지만 점심 약은 다릅니다. 여기 표시해 두었습니다. 그러니 잘 보시고 드세요.” 남편은 그 자리에서 점심 약을 먹으려고 아내에게 약 하나를 달라고 했다. 그러자 아내는 약 봉투에서 약을 찾기 시작했다.

 

   찾는 시간이 늦어지자 남편이 말했다. “뭘 그렇게 찾아? 그냥 아무거나 하나 주면 되지.” 아내가 약을 찾다 말고 쳐다보며 말했다. “점심 약 찾는데 점심 약이 잘 안 보이잖아요.” 남편이 답답하다는 듯이 말했다.“점심 약이든 저녁 약이든 그냥 하나 주면 되지, 뭘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해.”아내가 소리치듯 말했다. “방금 약사님이 점심 약은 다르니 표시해 둔 것을 먹으라고 했잖아요. 그래서 그것 찾고 있는데 왜 그래요?”약국 직원은 물론 약국에 온 사람들의 모든 이목이 그 부부에게 집중되었다. 아내는 창피하여 남편을 끌고 빨리 약국바깥으로 나가려고 했지만 남편은 계속해서 못마땅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싸움의 진짜 원인은 무엇일까? 서로의 다름 때문일까? 아니다. 사람들의 대부분은 가치관이나 사물이나 사건을 해석하는 방식, 생활습관, 성격 등이 다르다. 다름 때문에 싸움이 일어난다면 행복한 부부는 한 쌍도 없어야 맞다. 갈등의 진짜원인은 상대방의 방식을 자신의 방식에 맞추려고 하는 점이다. 이른바 다른 사람의 방식을 존중하며, 인내하며 수용하지 못하고 통제하려는 점이고 권력을 행사하려는 점이다.

 

   싸움의 또 한 가지의 원인은 그럼으로써 타인과 상의하고 협의하는 것을 점점 더 못하게 되어 갈등이 더 빈번해지는 것이다. 교회 안에서의 갈등도 알고 보면 내나 마찬가지이다.출처/창골산 봉서방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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