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봅시다

장코폴로 2011. 2. 8. 08:18

한 3년 전쯤에 방영되었던 ‘하늘만큼 땅만큼’이라는 TV드라마에서 얻은 교훈이다. 한 어머니가 다른 사람의 아들과 딸을 길러 결혼까지 시켰다. 처음부터 시청하지 않아 어떤 과정을 통해 그들을 기르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잘 키워냈다. 남매도 그런 은공을 알아서인지 어머니를 잘 따랐다.

 

 

   그러던 어느 날 친어머니가 나타났다. 자그마한 식당에서 일을 해주며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딸은 낳아준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 아니냐며 극진히 모셨다. 하지만 아들은 딸과는 달리 ‘낳아주기만 했지 해준 게 뭐가 있느냐?’며 길러준 어머니가 진짜 어머니라며 홀대했다.

 

    그런데 얼마 후 친어머니가 큰 부자라는 것이 밝혀졌다. 딸은 엄마의 재산에 조금도 괘념치 않고 전과 똑같이 대했다. 그러나 아들은 그날부터 태도가 백팔십도로 바뀌었다. 인사를 할 때도 전과는 달리 고개가 땅에 떨어지도록 했고, 앉을 때에도 무릎을 꿇고 앉았다.

 

 

    길러준 어머니는 그렇잖아도 내심 ‘아들, 딸이 친어머니를 더 따르면 어쩌나.’ 하는 마음이었는데 큰 재산을 지녔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더욱 불안했다. 거기에다가 아들의 그런 모습을 보니 서러운 마음까지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역시 피는 물보다 진하다며 집을 나가버렸다.

 

   결혼한 친 딸이 그런 사실을 알고서 언니, 오빠를 찾아왔다. 그리고 한바탕 해부쳤다. “언니 오빠, 나는 지금껏 한 번도 언니 오빠를 다른 형제라고 생각지 않았어. 그런데 친어머니가 나타나자 그렇게 행동을 해? 어머니가 얼마나 배신감을 느꼈으면 가출까지 했겠어? 내가 모시고 가겠어!”

그러자 언니와 오빠 그리고 형부가 이렇게 말했다.

 

   “미안해. 한번만 봐주라. 모시고 가면 우리 입장이 어떻게 되겠냐? 많이 화가 났구나. 미안하다. 화 풀어라.”사실 남매는 미안하다고 할 것도 없다. 왜냐하면 여동생이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어머니가 괜히 지레짐작하여 오해를 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미안하다고 했다. 우선 화난 사람의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서였다. 하고 싶은 말은 화가 풀린 다음에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아니, 화가 풀린 다음에 ‘서는 이렇고, 후는 이렇다.’고 말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그런 상황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곤 한다. “넌 매사에 부정적이더라. 왜 그런 식으로 받아들이니?” 심한 경우엔 이렇게 말하는 경우도 있다. “뭘 알고 그러니? 제대로 좀 알고 말해라.” 더 심한 경우에는 이렇게도 말한다. “소설 쓰고 있네.”“웃기고 있네.”

 

   나 역시도 그 남매처럼 우선 상한 마음을 풀어준 후에 할 말을 차분하게 하려고 요 몇 년 간 애쓰고 있지만 그게 잘 안 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게 아니라고 하면서 나를 방어하고, 내 입장을 변호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아직도 한참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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