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가슴아픈 구제역 재앙

장코폴로 2011. 1. 31. 11:33

가슴아픈 구제역 재앙


매일 접하는 구제역 뉴스,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270만 이상의 소를 살처분했다는 소식, 그런 일을 당해서 눈물을 흘리며 애지중지하던 가축을 죽여야 하는 축산농부들의 입장을 생각하면 아프고 쓰린 가슴을 감당 할 길이 없습니다. 그렇잖아도 살기가 팍팍한 축산농가, 어찌해서 그런 불행한 재앙까지 겹치고 있는지 너무나 안타까운 일입니다. 『목민심서』의 애민(愛民)편에는 구재(救災)라는 조항이 있습니다. 권력과 부를 지닌 사람도 재앙을 만나면 힘들기 마련인데, 가난하고 힘없는 농민들이 그런 큰 재앙을 만나 고생하고 있으니 아픔이 가중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다산은 재난이나 재앙을 구제해야 할 통치자나 목민관은 특별히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신속히 재난에서 벗어날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합니다. “무릇 재해와 액운이 있으면 불에 타버린 것을 복구하고 물에 빠진 것을 건지는 일을 마치 자신의 재산이 불타고 자신의 몸이 물에 빠진 것 같이 해야 하고, 조금이라도 시간을 지연시켜서는 안 된다”(凡有災厄 其救焚拯溺 宜如自焚自溺 不可緩也)라고 말했습니다. 요지는 백성들이 당하는 액운과 재앙을 자신이 당하는 것으로 여기고 신속하게 대응하여 지연시키는 일이 없게 하라는 것입니다. 때문에 백성들이 당하는 고난에 “반드시 울고 초조해하면서 지극히 정성스럽고 슬퍼하는 마음이 하늘을 감동시킬 수 있게 해야 한다”라는 말까지 부언했습니다.

“환난(患難)이 있을 것을 생각해서 예방하는 것이 이미 재앙을 당하고 은혜를 베푸는 것보다 낫다”라고도 말합니다. 사후 약방문보다는 사전의 예방이 그렇게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재앙을 당한 사람에게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구휼하고 보살피는 일도 미루지 말라고 했습니다. 두달이 넘도록 방지도 못하고 예방도 못하여 피해 농가만 늘어나면서 울부짖는 축산 농가의 통곡소리가 하늘을 찌르는 지경인데 묘안이나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으니 어떻게 해야합니까.

병아리 한 마리가 병들어 살아나지 못해도 그것을 키우는 주인은 가슴 아프기 짝이 없는 것인데, 자신보다 더 아끼는 황소들을 죽여서 묻는 주인의 심정은 어떨까요. 제발 관계당국의 책임자들은 다산의 말씀처럼 자신이 당하는 일로 여기고, 모든 일을 제쳐두고라도 구제역 해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구재(救災)」조항도 한번 쯤 읽어보면서 기본적인 지혜라도 얻는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호남과 제주도만 남았고 여타의 전국에 퍼졌다니, 국가의 재난으로 선포해서라도 방지와 예방이 성공되도록 마음을 기우립시다.


박석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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