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기록

2010 추계예술평론심포지엄

장코폴로 2010. 11. 18. 15:19

예술비평 30년, 그 회고와 전망
2010 추계예술평론심포지엄
 
박명섭기자
© 박명섭 기자
 

6일 오후 경북 영주시 부석코리아나호텔에서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회장 김종만)주최로 제30회 예술평론심포지엄이 열렸다.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장석용 총무이사의 진행으로 시작된 심포지엄은 임홍순 서경대 교수의 사회로 ‘예술비평 30년, 그 회고와 전망’이라는 주제하에 기조발제, 무용, 문학, 연극, 영화, 음악부문에 6명의 회원이 발제자로 나서 참석자들과 열띤 토론을 펼쳤다.

변인식 예술평론가협의회 전 회장은 기조발제를 통해 "올해로 '예술비평 30년 회고와 전망' 이라는 결실의 시간을 맞이했다. 그 동안 30회의 심포지엄을 치르면서 예술과 역사적인 큰 흐름의 맥을 평론과 결부시켜 조명하고 분석해 보았던 것은 우리 예술의 빛과 그림자였다." 라며 30년 동안의 협의회 활동성과를 강조했다.

무용부문 발제자로 나선 이병준 세종대 강사는 "과연 B-boy가 무용인가? 라는 질문에 일반인들의 즉답은 '그것이 춤은 확실한데 무용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라는 인식을 언급하며, 춤과 무용의 경계란 무엇이고, 예술적이냐, 그렇지못하냐? 그 경계가 존립하고는 있는것인가?" 라는 화두를 던진 뒤 "공연작품에 대한 평가여탈을 평론가들이 쥐고 있음으로 해서 보이지 않는 신분의 층위가 형성되고 있고 이로 인하여 급기야 소통의 단절이 야기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비평가들이 스스로 자립적이고 자율적이며 자족적인 예술적 지평을 세워야 한다." 고 강조했다.

이어 문학부문 발제자인 이창식 세명대교수는 '빠른 사회적 변혁과 문학, 문학비평, 예술비평가의 역할'을 전제하고, 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문학적 반성과 문학비평의 인식변화를 강조했다. 이어 "문화산업의 획기적 팽창과 디지털미디어의 확장은 예술의 고전적 범주를 붕괴시켰다. 지금의 스마트폰, 인터넷미디어는 더 이상 아날로그식 글쓰기에만 머물러서는 경쟁력이 없음을 시사한다. 디지로그 시대에 맞춰 문화창조론적 글쓰기가 필요하다. 시, 소설, 희곡, 수필, 평론 등 고유의 전통적 장르에도 의미는 있으나 융합장르로써의 비평도 따라야 하는 것이다."라며, 융합비평, 통섭비평, 감성비평, 치유비평을 강조했다.

 
시계방향으로 변인식, 이병준, 이창식, 김진묵, 한옥희, 심정순  © 박명섭기자

 
연극부문 발제자인 심정순 숭실대교수는 80년대에서 2010년에 이르는 30여년간의 연극평론 발전사를 말하며, "80년대 초반 공연작들은 대부분 정치역사극 이었으나 86아시안게임,88올림픽을 개최하면서 한국식 개방, 개혁의 물결을 타게되었고, 우리 연극계가 개방화로 나아갈때 문제가 됐던것이 바로 '여성의 무대위의 벗은 몸' 문제였다. 노출이 문제가 되자 연극계와 평론계는 합심하여 '표현의 자유' 문제를 거론하였고, 88년 군사정권 하에서 표현의 자유를 억압했던 '공연대본 사전 검열제'가 폐지됐다.

이후 '예술이냐 외설이냐' 의 문제는 '교수와 여제자', '즐거운 사라'로 이어지고 있으나, 우리사회의 분위기와 정서가 90년대 초 분위기와는 사뭇 많이 달라져 있어서 공연의 예술성을 따져 관객이 선택하도록 시장원리에 맡겨야 한다. 연극평론계의 여성회원들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여성주류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것으로 관망된다." 고 밝혔다.

또한, "연극 평론의 대중적 확산은 일면 20여년전 시대의 투철한 사회의식에 기초한 평론가들의 사회적 책임이나 평론의 질적인 향상을 보장하는데 기여했다고 보기 힘든 점도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영화부문 발제자인 한옥희 '오프앤프리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영화비평의 위기와 진단, 미래의 전망' 이라는 주제로, "영화비평의 시대는 끝났는가?" 라는 화두로 대중비평의 시대를 강조했다.

"인터넷의 보급으로 대중비평의 시대가 열렸고, 영화인들이나 영화관객들이 영화평론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풍토가 이루어진 외부적 요인도 있지만, 영화평론가들이 여와계나 사회 전반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고 고립된 존재로 남아버렸고, 영화평론이 본래의 기능을 제재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시대가 변하고 있음에도 권위를 버리지 못하는 비평을 지적하며 "비평가들 스스로 과감히 껍데기만 남은 권위를 깨트리고, 알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역설했다.

음악부문 발제자인 김진묵 음악평론가는 퓨전국악의 잘못된 점을 지적했다. "국악이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방편으로 채택된 퓨전국악은 악기만 우리 악기를 사용할 뿐 그 정신은 서구음악을 따르고 있다. 우리 악기로 서양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이는 젊은 세대에게 서양음악이 익숙하기에 자연스레 생겨난 현상이다. 우리 퓨전국악은 세계화라는 명목하에 서구화의 길을 가고있다 음악의 본질이 정신에 있는것을 감안하면 서양악기로도 우리 음악을 연주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요즘 우리 악기로 서양음악을 연주하는 현상은 바로잡혀져야 한다." 고 밝혔다. 또한 "우리나라 평론계는 직접 창조에 임하는 예술가들의 역할에 비해 너무 미약하다. 공부가 부족한 상태일뿐더러 소명의식도 부족하다. 평론가는 그 의식이 어른 이어야 하는데 이 점이 쉽지 않다. 창조적 예술가 못지않은 치열한 과정을 거쳐야 진정한 평론가가 태어난다. 천직으로 알고 많은 공부를 하는 평론가의 탄생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각 분야별 발제자들과 참석자들은 자유토론을 통해 현 사회현상에 따른 변화된 관점에서의 평론이 필요하다는점과 대중과 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던 부분의 반성과 더불어 30년을 맞이한 회고와 앞으로의 발전방향 등을 논의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문화저널21 박명섭기자 park2@mhj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