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에서 온 백 마흔 일곱 번째 편지
2010년에는 인생의 착시현상에 속지 맙시다
2004년도에 한국을 방문했다가 제주도에 들린 적이 있습니다. 신혼여행을 제주도로 갔었으니까 무려 18년 만에 다시 찾은 셈이 됩니다.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그 당시에는 태어나지도 않았던, 아니 상상도 못했던 사랑스런 두 딸들과 함께 다시 한 번 신혼여행을 하는 기분으로 제주도를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18년 동안 서울은 엄청나게 변했는데 과연 제주도도 그렇게 변했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제주도에 내렸지만 생각한 것만큼 그렇게 변하지는 않았습니다. 신혼여행 때 보았던 명소들은 그대로 눈에 들어 왔고 단지 좋은 호텔들이 많이 들어섰다는 것이 크게 달라진 점이었습니다.
안내하시는 분이 신혼여행 왔을 때 보지 못했던 곳을 보여 주겠다고 하면서 '신비의 도로' 일명 '도깨비 도로'로 안내해 주었습니다. 나는 그곳으로 향하면서 '왜 신비의 도로일까?'하는 호기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곳에 당도하자 안내하시던 분이 지금 차의 기어를 중립에 놓을 테니까 차가 어떻게 되는지 잘 보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차의 기어를 중립에 놓자 차는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왜냐하면 그곳은 경사가 완만하게 진 도로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당연히 차가 경사진 아래로 가야하는데 그 반대인 경사진 위로 차는 굴러가는 것이었습니다. 원래 자연의 이치라고 하면 차는 분명 경사진 아래로 굴러 가야하는 것이었습니다. 너무나 신비했습니다. 그래서 그곳을 사람들이 신비의 도로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도로의 이름도 그렇게 정했다고 합니다. 정말 도깨비같이 황당하다고 해서 사람들이 도깨비 도로라고 부르다 보니 도로 이름이 도깨비 도로가 되었다고 합니다.
한 10m 정도를 계속 굴러가자 안내하시는 분은 차를 멈추고 우리에게 차에서 내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한번 이 길을 걸어 보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이 도로를 걸어보면 이 수수께끼가 풀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차에서 내린 우리들은 그 도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습니다. 잠시 걷자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분명히 경사진 언덕으로 올라가면 다리가 무거워야 하고, 반대로 경사진 아래로 내려가면 발걸음이 가벼워야 하는데 지금 정반대로 경사진 언덕 위로 올라가면 발걸음이 가볍고 도리어 경사진 아래로 걸으면 발걸음이 무거움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이 길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이 길을 자주 다니던 택시 기사였고 지금 이 현상이 일어난 것은 착시현상 때문이라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이 길을 처음 발견한 택시 기사 아저씨는 너무 놀라서 무엇에 홀린 것이 아닌가 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자신의 눈을 의심하고 여러 번 차로 천천히 왔다 갔다 하기 까지 했다고 합니다.
이 도깨비 같은 길에 대해 점차 소문이 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되었고 결국 이것이 착시현상 때문에 일어난 현상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분명히 위쪽으로 가는 길이 내리막길인데 사람의 눈에는 오르막길로 보인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차를 세워 놓으면 사람의 눈과는 반대 방향으로 즉 자연의 이치대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차가 움직이는 것이라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착시현상이란 무엇입니까? 국어사전에 보면 착시란 착각으로 무엇을 잘못 보는 것이라고 정의해 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똑 같은 거리인데도 화살표가 어느 쪽으로 있느냐에 따라서 그 길이가 다르게 보이는 것과 같은 현상을 말합니다.
이 땅에 태어나서 51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나는 인생에 많은 착시현상 속에서 수많은 착각으로 살아오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이 길이 분명히 잘못된 길인데 나의 잘못된 선입관이나 고정 관념이나 사회 통념으로 마치 그 길이 바른 길 인양 그렇게 걸어오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지나간 후에 그것이 잘못된 길이었음을 깨닫고 후회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결혼을 하고 25년, 태어나면서 부터 서로 갖기 다른 성격을 가진 여인, 26년을 다른 삶을 살아 여인과 만나 한 가정이라는 울타리에 살면서 수많은 착시현상을 경험하며 살아 온 것 같습니다. 분명이 이 길이 맞는 것 같아 우기고 왔는데 지나 보면 엉뚱한 것을 우겼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딘 가 모르게 나의 모습을 닮고 또 섬뜩할 만큼 나의 성격을 닮은 것 같은 자녀들과 오랜 세월을 살면서도 마치 나의 분신이라 생각하며 자녀들이 바로 보고 내가 잘못 본 착시현상을 내가 맞는다고 나의 길로 끌고 오지나 않았는지 그런 생각도 해 봅니다.
그런데 그 모든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의 섭리를 나의 얄팍한 지식으로 그릇된 착시현상에 빠져 고집하며 살아오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나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다 아시는 전지전능하신 하나님 앞에서 당장 내 눈에 보인 착시현상에 목을 매며 살아오지 않았나 나 자신을 돌아봅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착시현상의 사탄의 유혹의 길에 흔들리며 참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주님을 외면하지 않았나 내 자신을 점검해 봅니다.
2010년에는 인생의 착시현상에 속지 맙시다. 눈에 보이는 것만이 길이고 진리이고 생명이라고 우기며 그렇게 살지 맙시다. 참 길이시고 영원한 생명이시고 절대 진리이신 예수님 앞에 가식된 우리의 모습이 무릎을 꿇읍시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요14:6)출처/창골산 봉서방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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