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샘 옆 미술관

그림공부,사람공부

장코폴로 2009. 9. 16. 09:20

장샘의 서평입니다!

 16일 2009년 09월

Today Book

그림공부, 사람공부

지은이: 조정육  출판사: 앨리스

동양화는 멋을 부리지 않아도 품격이 있고, 그 안에는 맛과 향이 가득하면서도 천박하지 않은 느림의 미학이 담겨있습니다. 옛그림 속 우리 고유의 빛나는 정신을 통해 오늘날 잊고 있던 소중한 가치와 지혜를 만나봅니다.

북 브리핑


옛 그림의 숨은 뜻을 알다
 

 미술 글꾼, 조정육은 자신의 겸손함을 담은 그림 에세이집 『그림공부, 사람공부』에서 옛 그림부터 현재의 그림까지를 아우르며 체득한 경이로움과 자기성찰에서 얻은 큰 기쁨을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와의 여정의 중간 지점에서 작은 성과물로 선사한다.

 기름기를 걷어낸 그녀의 글 알들은 밝고 투명하게 빛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시냇가에서 명상록이나 시집을 읽는 기분으로 접할 수 있다. 그녀는 담백? 간결하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여유와 두둑한 배짱을 통해 옛 그림의 숨은 뜻을 오늘에 전파시킨다. 책은 옛 그림의 구도가 알려주는 인생지혜, 옛 그림의 인생조언 12가지, 선인들이 전하는 생의 진수를 수록된 그림을 통해 잔잔하지만 우정 있는 설득력으로 자신의 논지를 펼쳐 나아간다. 그림을 통한 그녀의 인생 해법이 우리의 양식이 된다.

 
동양미술의 멋을 느끼다
 

 수려한 문체로 현자가 된 동양미술의 주인공들의 삶과 그림, 서체 속의 상징들을 분석해 나아가는 조정육의 솜씨는 ‘스트레스 프리’의 도량을 금방이라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다. 대나무가 싹을 틔우기 위해 5년을 기다리고, 삼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위해 운동장만큼의 땅에다가 뿌리를 내리는 이치를 헤아리는 마음으로 그림들을 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가 책 속에서 제시하는 그림들은 언제라도 텍스트가 되며 콘텍스트로 확장되고 담론을 도출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녀가 서구적 그림 분석 방법에서 동양철학과 정신을 가미하여 바라본 동양미술은 단 맛 가득한 포도송이요, 내밀한 꿀들이 가득한 복숭아일수 밖에 없다.

 선과 점의 오묘한 기교들로 이어지는 동양미술들은 멋을 부리지 않아도 품격이 있고, 장식이 없어도 아름답다. 맛과 향이 가득하면서도 천박함이 없는 느긋한 느림이 있는 것들이다. 유?불?선의 도덕적 가치와 정신세계를 더듬다가 그녀는 문득 화두를 얻는다.

 
그림에서 인생의 해법을 얻다
 

 저자는 동양 미술을 바라보면서 특징적 담론인 여백, 제시, 기운생동, 진산과 진수, 지옥도, 상징과 알레고리, 그림틀, 트인 구도 속의 지혜를 생각해 낸다. 흔들림 없이 찾아낸 그림 수사법들은 무거워져 가는 과실들의 실체들 같은 깊은 생각들이 들어 있었다.

 방대한 독서량과 탐방에서 얻었을 조정육의 사색은 칸딘스키를 우회하여 한지와 먹, 붓과 수묵을 기본으로 연결되어 있다. 물론 그녀는 동양 미술 일방적 선호 입장은 아니다. 몽마르트 언덕의 성 성심성당에서 우연히 만난 수선화와 같은 의미를 내포한 그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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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조정육

대학에서 불문학을 전공했다. 그러다 지금 서 있는 현실에 더욱 충실하고자 동양미술사학으로 전공을 바꿔 홍익대학교에서 한국회화사 석사 과정을 마친 뒤, 동국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서울산업대에서 강의하며, 동양의 마음과 정신을 전해줄 수 있는 집필활동을 하고 있다. 그녀는 『그림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에서 동양의 그림이 얼마나 우리의 삶에 잔잔하게 녹아있는지 처음으로 선보인 이래 『거침없는 그리움』 『깊은 위로』로 이어지는 동양 미술에세이 시리즈를 펴내고 있다.
그녀는 이 책에서 동양미술이야말로 우리네 현재의 삶을 비추는 훌륭한 거울이고 우리의 길을 밝혀주는 최고의 등불이라는 시각을 담아, 지친 우리의 인생을 깊고 따뜻하게 보듬으며 인생의 지혜를 하나 둘 풀어놓는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조정육과 함께 하는 옛 그림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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