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노트(영화일반론)

유현목 감독의 '말미잘'

장코폴로 2009. 8. 10. 08:44

유현목의 <말미잘>

changpau 2004.08.13 10:58

조회 2,100

동심․고향․향수로 빚은 수채화   - 80년대를 관통한 성장영화

유현목감독의 <말미잘>


신세대에겐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지도 모르는 고유명사 유현목,그가 현장감독으로 <사람의 아들,80년>,<상한 갈대,84년>이후 11년 만에 1995년 <말미잘>이란 영화 한편을 만들었다. 대학영화 <해풍>을 포함 마흔네번째 작품 <말미잘>은 전 생애를 영화와 영화발전을 위해 헌신해온 그 만이 다룰 수 있는 독특한 소재로써 한 소년의 정신적 성장사를 그려낸다.

즉 아홉 살 섬소년이 엄마의 재혼을 통해 성의식에 눈떠가는 과정을 그린 것이다.이를 나타내는 말미잘은 성적 갈등을 표현하는 상징적 코드로 작용한다.

여린 감성으로 제작자의 주머니를 고려한 그는 신세대 감각과 동심,성의 관계를 에세이를 쓰듯 가볍게 스케치한다.이것이 그의 이전 작품들과 달리 흥행에 타협하지 않았는가 하는 빌미를 제공한다.그래서 어느 평론가는 나타나지 말았어야하는 영화로 매도하기도 했다.

<말미잘>이 공격대상으로 지목되는 부분은 감독의 체험적 성장 정서를 들려주고 있는가?통속적 캐릭터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시대정신이 없다.80년대 이후의 정서에 호소하고 있다.아이를 통해 세상을 들여다 볼 방법을 제공하지 못했음으로 성장기 감성은 보편성도 구체성도 획득하지 못했고,공유할수 없는 것이 되고 말았다.시위진압 장면이 또한 통속적이다.광주 유곽 장면이 지나쳤다는 것 등이다.

그러나 어차피 사라져야할 돈으로 한편의 한국영화를 만든 그는 온갖 기괴한 영화가 판을 치는 이즈음의 영화제작 세태와 비교하면 그래도 멋있는 작품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화가 박근자 여사와의 자식이 없는 유감독으로서는 영화 자체가 자식이고,아끼는 후학들이 자식인셈이다.영화계의 자잘구레한 일까지 자신의 일로 생각하는건 어쩜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그래서 이기적인 패거리 만들거나 학파를 만들지 않고 자유방임형으로 계파를 관리해왔고 언제나 이타행을 추구했다.그 모임은 휴머니즘에 근거한 영화인들과의 막역한 친분관계를 형성하는 기초가 된다.그런 그가 <말미잘>을 만든데는 영화자체를 사랑하는 순진무구의 동심이 발동된 탓일게다.

말미잘은 해양생물로서,부드러운 촉수들이 위로 솟아서 물결에 따라 흐늘거리다가 먹이가 촉수를 건드리면 일제히 오무라들면서 중앙의 입속으로 수축한다.

사리원이 고향인 유감독의 작품들속에 나타나는 어머니,어린이,고향은 같은 개념으로 보아도 무방할 듯 싶다.그의 말처럼 ꡒ이북 황해도에 고향을 둔 나로서는 어린시절의 향수에 얽매이는 수가 많다.그래서 아름다운 자연과 그 뛰놀던 어린 친구들에 대한 간절한 추억을 떨칠 수 없어 아동영화에 관심이 쏠리는가 보다.ꡓ라고 고백한다.

또한 영화속에는 향수와 추억,인간존재에 대한 그리움과 고향을 떠올리는 <아베마리아>나 <산타루치아>가 음악으로 삽입된다.고독하고 내성적이었던 유년의 추억들은 이전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 여백이 없는 음악처럼 영화속에서 밝은 블루 필터를 통과한다.그것은 그의 향수를 심화시킨다.그는 어두운 내면을 낚아올렸던 그물을 걷었다.안개를 피워올렸던 드라이 아이스가 아닌 딥 블루의 색채감이 <말미잘>의 주조색이 되었다.정신적 가치에 무게를 실었던 아둔함을 깨고 건강한 몸들을 소묘해내는 그는 그의 마음 자체가 건강하다는 것을 입증한다.

<말미잘>에서 묘사되는 섹스는 단순한 욕망에서의 섹스가 아니라 자웅동체 비슷한 감정을 가진 자들이 물고기처럼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는 것임을 깨닫게 해준다.

유감독은 새벽이슬을 머금은 꽃잎파리처럼 유년의 추억을 생생하게 기록하기 위해 산과 바다를 유영하듯 누비고 다녔다.영상 틈새에 숨어있는 유감독의 외로움을 적어가듯 쓸쓸한 노장감독의 영상시는 그가 애벌래로 다시 태어나 고향으로 날아갈 날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그와 같이 수십년 동고동락을 해온 영화동지들은 알리라.

어린이가 주인공인 <말미잘>은 수영의 섬에서 도시방문까지를 연관 짓는다 하더라도 탈역사화된 탈시간적 신화적 공간을 보여준다.유감독은 본능적이고 원초적인 것들을 담아내기 위해 아이의 눈을 빌린다.

<말미잘>은 유감독이 환갑을 지나 만든 영화이니 분명 초등학교 5․6학년의 호기심과 자연친화적인 작품으로 기억될 그런 영화로 생각하고 싶다.구로사와의 <8월의 광시곡>에서 볼 수 있는 가족 중심의 영화와는 달리 얽메이지 않는 공간위에는 순수와 원시로 가득한 우주시가 <말미잘>에 촘촘히 들어와 숨쉬고 있다.

유감독의 영상시는 온갖 장르를 간지럽히고 섬과 도시,바다와 육지라는 공간의 대립을 다시 하나로 묶는 인간들을 배치시킨다.

평론가 김수남에 의하면 유감독이 창조한 역인물은 여섯으로 나뉘어지는데 ①몽환적 인물 ②민족적 인물 ③이데올로기적 인물 ④종교적 인물 ⑤자아상실적 인물 ⑥자아구현적 인물이다.이중 네 유형의 인물이 <말미잘>에 투영된다.

인간성장의 보편의 모습인 아홉살 박이 수영(천영덕)이는 아직도 자신과 어머니를 한몸으로 생각하고 미모와 이상형인 홀로된 자신의 어머니(나영희)를 끔직히 좋아한다.수영은 어머니,할아버지(장동휘) 와 셋이 역사성이 배제된 신화의 공간인 섬에서 살아가고 있다.

수영이의 눈에 비친 세상은 신비하고 흥미롭다.소년 수영이가 부딪히는 성의 세계와 자연의 신비로움은 어느날 이데올로기 문제와 사회현실까지로 비약된다.이런 현실은 시대의 문제 보다는 사회가 인간에게 미치는 억압의 예시에 불과하다.수영은 말미잘이 암컷뿐이라고 믿고 있다.수영의 성장과 상실은 엄마,별,말미잘로 은유적으로 표현되고,말미잘은 수영이가 세상을 이해하는 중요한 모티브로 활용된다.

유감독이 말하는 <말미잘>은 ꡒ아홉살 짜리 소년 수영의 성장 과정에서 자연,인간,사회,역사의 아픔을 체험하게 되고 그속을 오가는 사이에 고독속에 놓이게 되지요.나는 그 고독의 여백에 소년의 미래가 채워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아마 그것은 최선장을 통해 자연의 불가항력적인 거대한 인간의 도전을 통해서,그리고 그 결과는 실패한다 할지라도 도전 그자체가 인간이 가치발견이란 부주제를 통해서 표현되어질 것입니다.최선장이 남들로부터 미친 사람이라 소리를 들으면서까지 열심히 폐선을 고쳐서 고래를 잡으로 떠난다는 것은 섬소년 수영의 꿈․소망․비젼의 상징적 표현이라할 수 있어요. ꡓ라고 밝힌바 있다.

<말미잘>의 스토리를 살펴보자.

어부였던 아버지를 풍랑에 잃고 할아버지,어머니와 함께 살고있는 소년 수영은 엄마를 몹시 사랑한다.엄마는 해녀일을 하며 살림을 꾸려 나가는데,어느날 도시에서 온 사나이가 수영의 집으로 하숙을 들어온다.

수영은 낯선 이 독고 아저씨가 싫지는 않지만,수영의 엄마를 짝사랑하는 최선장 아저씨는 그렇지 않다.하지만 독고 아저씨가 엄마를 애무하는 것을 본 수영은 엄마를 빼았길 것 같은 위기감에 독고 아저씨를 경계한다.수영은 결국 독고 아저씨를 수상한 아저씨로 경찰에 신고한다.

결국 시대상황이 만들어낸 민중소설가였던 독고는 잡혀가고 만다.한편 방학을 맞아 유곽을 운영하는 고모집에 놀러간 수영은 불한당같은 고모부가 경찰서에 잡혀가지 않는걸 이해하지 못한다.고모부가 하는 일이 반사회적 범죄라는데 수영은 어느 것이 나쁜 일이고,좋은 일인지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수영은 방학이 끝나고 섬으로 돌아오지만 엄마는 독고 아저씨에게 시집을 가고 없을 뿐더러 최선장 아저씨는 하늘나라로 떠나버렸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수영의 곁을 떠난 지금,수영은 조금씩 엄마를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사랑하는 엄마를 기다린다.

<말미잘>은 <양철북>,<시네마천국>,<개같은 내인생>,<정복자 펠레>,<아빠는 출장중>에서 읽을 수 있었던 성장영화의 한국판이다.무리한 대입일지 몰라도 그의 성장영화로는 <구름은 흘러도,59년>,<수학여행,69년>등이 있다.

<구름은 흘러도>는 재일교포 소녀 安本末子의 베스트셀러인 일기를 김지헌이 각색한 작품이다.어느 광산촌에서 부모를 잃은 사남매가 꿈을 잃지않고 살아가는 이야기여서 관객들을 울린영화였다.

일기를 쓰는 동숙은 현실의 온갖 악조건 속에서도 연약한 소녀의 몸으로 끝까지 살아보겠다는 결심을 하고 결국 해피엔딩으로 종말을 맺는다.두동생 남매를 남겨놓고 돈벌이하러 떠나는 4남매 가족의 이별 장면이 클라이막스이다. 현실은 어려워도 모두 착한 인간들임을 들여다 보게되는 영화이다.

<수학여행>은 코흘리게 낙도 선유도 어린이들의 서울 수학여행담을 페이소스와 가슴 포근한 감동으로 도시란 무엇인가를 그린 영화였다.인솔교사 구봉서의 익살이 묻어있는 이 영화는 낙도 어린이와 도시 어린이의 환경 사이에 인정의 다리를 놓음으로서 휴머니즘이 배어있는 영화로 만들었다.기차를 타면서 신발을 벗고,처음보는 전기,처음보는 TV,자전거가 신기한 아이들은 서울로 나들이를 하면서 성장해간다.

또한 <장마>에서 소년 동만은 6․25를 겪으면서 외할머니와 친할머니가 이데올로기가 다른 삼촌들을 두고 반목과 갈등을 일으키는 전쟁을 통해 성숙해간다.

어른들에 의해 무시당한 동만은 할머니의 은비녀를 훔치고 초코렛 때문에 삼촌을 밀고한다.하지만 이런 것들은 어린이들의 보편적 특성이다.

자신에게 절대적 존재인 어머니와 아버지,여성과 남성의 대립적 구도는 수영이 자신의 정체성을 밝혀 나가는 축이다.짱아(이정윤)와 지순(손보영)은 말미잘이다.말미잘은 수영의 친구로서 한몸이다.세포분열을 거치지 않고 있다가 그는 아버지를 대신할 남자들이 나타나고 도회지로 방문을 거치면서 성장의 전조를 띈다.도시 광주 매춘 골목에서의 포악한 고모부(김희라) 의 모습과 붙잡혀가는 독고 아저씨,그리고 화염에 휩싸인 광주…결국 수영은 분화된다.

특히 영화에서 일어나는 사건중에서 어린 소년으로서는 아직 이해하지 못하는 엄마의 외로움과 정신적 아버지 최선장(안성기) 아저씨의 엄마를 향한 연정,그리고 더욱 이해하지 못할 독고 아저씨(이영하) 와 엄마 사이의 사랑,충격적인 지순이 누나의 타락등 다양한 크고 작은 사건들의 설정은 작품성을 연출의 중심축으로 해왔던 유현목감독의 연출자세를 읽게해준다.

<말미잘>은 주변의 인물들을 통해 성을 배우고 자연의 섭리와 인간이 저지르는 배신과 용서를 체험하면서 성장하는 수영이를 낭만적 사운드와 밝은 카메라 앵글로 잡아낸다.

수영이가 겪어내는 세상의 엄청난 파고는 결국 수영이가 극복해야 한다는 메시지는 시대상황,사회문제를 해결해 나아가는 기본임을 알려준다.

한국의 구로사와 아끼라,데이비드 린에 견주어지는 유현목 감독은 급변하는 사건의 중심부에 있지 않았던 외딴섬의 모습을 어린 아이의 눈으로 표현함으로써 가장 서민적인 입장에서 80년대를 해석해 내고 있다.

시대를 대변하지 않는 영화라고 해도 척박했던 당시 민초들의 삶의 한 모습이라 할 수 있는 조그만 섬사람들의 모습은 이러한 감독의 의도를 대변하고 있다.

<말미잘>은 93년 영화진흥공사 시나리오 공모 당선작인 권재우 <엄마와 별과 말미잘>을 각색한 <말미잘>이란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완벽한 구성미를 갖춘 유현목의 인생관조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자연과 인간의 하나됨으로 성장해가는 어린의 모습을 오버랩으로 자주 처리함으로써 이 영화가 두드러지게 갖는 낭만성을 강조하고 있으며,말미잘이 갖는 상징성과 병치되는 비유가 자주 사용된다.

아네모네의 전설이 살아나는 듯한 <말미잘>의 황혼녁의 바다와 역광으로 잡힌 고깃배,기암괴석으로 가득찬 어촌풍경등은 추상으로 가지않은 수채화이며 낭만시이다.

자연과 맞서다가 패배자가된 인간들이 아름답게 그려진 <말미잘>은 한 시대의 아픔을,스쳐 지나가는 한 무리의 파도처럼 포용할 수 있는 가벼운 것임을 깨닫게 하고있다.소용돌이치는 파도는 끝이 있으니까 버텨낼 수 있지 않을까?

<말미잘>은 아픔을 밑바닥에 깔고 있지만,그 아픔의 치유는 밝은 자연광과 밝은 색조와 순진함으로 덮여져 있다.

아픔은 노골적으로 표출되어 있지 않고,가벼운 성적 상징들로 채워져 있다.그래도 <말미잘>에 담긴 동심들은 순수지향의 파라다이스를 꿈꾸는 유감독의 향수가 짙게 깔린 열린공간이다.

<말미잘>은 노장 감독의 역사에 대한 가벼운 스케치이자 꿈의 공간이며,에세이이자 환경고발이며,타락한 윤리성에 대한 경고이자 우주와의 대화를 꿈꾸는 노감독의 서정적 환타지이다.

엄마가 떠난 바닷가,누나가 떠나버린 바닷가,그 일렁이던 욕망의 흔적들은 선장아저씨가 만들어준 나무별처럼 별이 되어 사라지고 농축된 슬픔만이 남아 갯벌에 가득하다.대답없이 되돌아올 엄마를 애처로이 부르면서 슬픔을 삭이는 수영의 절규는 무엇인가?엄마와의 분열은 성장의 징표가 되지만 또한 상실감으로 괴로워하고 수영은 외디푸스 콤플렉스의 심한 열병을 앓는다.

<말미잘>에는 절규나 과감한 주장이 없다.냉정한 응시가 따스함으로 와닿는 작품이다.한 소년이 겪는 성정과 상실이라는 의미가 의미요소의 범주화와 대조를 통해 균형을 이루면서 일관되게 나타난다.이데올로기 대립도 유감독에게는 공허한 일일 뿐이다.

반복되는 얘기지만 <말미잘>의 초반 순수한 연출 의도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진행되면서 영화는 상업성과 시대성에 일정 부분 타협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은 일부 평자들에게 책을 잡히는 우를 범한 실수로 기록된다.유감독의 이전 작품들과 비교해 현실과 타협한 데서 오는 실망감을 오늘에 견주어 보자.어떤 누구가 이런 낭만적인 영화를 만들 수 있을가?

제작자는 돈을 대지 않을 것 이고 감독은 더 센 액션이나 자극,관능과 포장된 영화들을 만들 것이다.

유현목의 향수개념은 어린시절로 귀착된다.한여름 나므릿벌 샛강이 유감독의 천국이었다.물속에서 끝없이 즐기고 내리쬐는 태양은 검게된 나동들을 만들었던 것이다.수고로움도 없이 발가락 사이에 갯조개가 잡히고 논두렁에서 갯조개를 구워 먹다가 황혼녁에야 귀가하는 그런 유년의 추억을 갖고 있다.

고향의 아름다움이란 어린 가슴에도 신비스러운 포토제니로 각인되어졌고,아궁이 속 불길은 지나친 공포감으로 잠재되어 내성적 성격을 형성시켰다.

유감독에게 있어 어머니를 생각하지 않고서는 동심이고 그 무엇도 생각할 수 없게 만든다.

어머니가 목사가 되기를 원했고 신학교로 가는 길목에서 좌절했던 경험을 가진 그는 어머니를 뺀 그 어느 것도 향수나 동심이나 고향을 생각할 수 없게 만들었다.교회행사에는 꼭 참가했던 그가 영화감독이 되었던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조감독 시절 그를 격려했던 어머니는 그에게는 큰 스승이었다.

시네마 천국에서 대부처럼 그의 어머니께서는 ꡒ열심히 해라.그리고 효도할 생각은 마라.효도하는데 세월과 마음이 뺐기면 자기 일을 열심히 못하게 된다.ꡓꡒ높이에는 높이가 있는 법,한 눈 팔지 말고 자신의 일에만 골몰하면 그것이 곧 효도란다.ꡓ라며 오히려 일에 몰두하기를 독려하셨던 것이다.

<말미잘>에서 유감독은 이전의 극한 상황의 인물들을 배제시켰다.가령 폐선의 선장은 별을 얘기하며 수영과 모험놀이를 한다.또한 모든 등장인물은 사랑할 대상이 있다.서정적 영상위에 원초적 본능이 번뜩이고 에로티시즘과 에로스가 살아 있다.

마치 고향을 사랑하고 어머니를 사랑하고 동심의 세계에 빠져드는 것은 노인이나 어린이나 마찬가지 이듯 <말미잘>의 이야기 구조는 단순하며 이분법적이다.

<말미잘>에서의 말미잘 탐구는 유감독이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따스한 감쌈으로 온갖 인간 군상들의 아픔을 치유해주고 싶었던 유감독이었다.그렇게 그는 동심을 소유한 감독으로 <말미잘>을 동심을 극대화시킬 동화로 만들었다.

동화를 두고 이념을 얘기하거나 아트영화 룰을 따르지 않았다고 비난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말미잘>은 객기로 만든 영화도 아니고 아주 몹쓸영화도 아니다.있는 그대로 영화이다.영화의 속성대로 만든 영화이다.시대가 명장도 만들고 역적도 만드는 것이다.유감독의 마음은 다음 몇 문장에서 느낄 수 있는 그러한 것이리라.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내고향은 아니더뇨

그리운 어머님은 눈앞에 삼삼한데

내 나이들어 어린시절 생각하며 영화 한 편 만들었어요

기독정신 충일한 어머님도 나의 <말미잘>을 재미있다 하실거예요

익살이 늘었다고 말예요

고향 살구들이 맛살이 오르기를 몇해

고향에 가고 싶어요


두툼한 검정 안경 테 너머로 고향을 얘기하며 쉬 어린이가 되는 유감독 이다.이산의 아픔이 있고 고향에 갈 수 조차 없다면 모두가 어린이가 될 수 밖에 없다.다시 <말미잘>이 등장하면 여전히 우린 이 영화를 비틀 자격이 있을지를 서로 판단해 봐야 할 것이다.나는 아직도 이 영화가 익살스럽고 귀엽고 재미있다.

참고문헌


1.유현목,영화인생,혜화당,1995년

2.변인식,영화를 향하여 미래를 향하여,공간미디어,1995년

3.전양준․장기철 책임편집,닫힌 현실 열린영화,제3문학사,1992년

4.김수남,한국영화작가연구,예니,1995년

5.문화학교서울,한국영화비상구(구정아) ,문화학교서울,1996년

6.영화진흥공사,96년 한국영화연감,집문당,1996년

7.키노 95년 5월호

8.장석용,으뜸과버금95년 5월호

출처 : [직접 서술] 직접 서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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