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고 한태근 목사 |
[글로벌이코노믹 장석용 객원기자] 작곡가 한태근 선생이 지난 6일 별세했다. 향년 87세. 지난 2002년 방광암을 선고 받고 신부전증에 늑막염까지 겹쳐 투병하던 한 목사는 20대 때부터 성가 지휘로 사역했다. 종교와 시대를 떠나 늘 온화한 미소로 어려운 시대상황을 신앙으로 극복했던 선생은 보기 드문 스승이자 신앙인이며 선한 사람의 상징이었다. 1928년 경남 밀양 출생인 선생은 부농의 아들로 태어나 선친과 함께 만주에서 독립운동의 현장에 있었다. 귀국하여 밀양농고, 부산진초등 교사, 연세대 신학과를 마치고 과천에서 개척교회 목사로 있다가 환일고(구 균명고) 교사를 거쳐 신일고등학교에서 음악교사로 정년했다. 연세대 교육대학원에서 음악교육을 전공한 뒤 1992년까지 중앙침례교회 음악목사를 맡았다. 한태근 선생은 음악교원 양성소에서 만난 작곡가 윤이상으로부터 작곡과 음악 이론을 배웠다. 인기곡, 선생이 작곡한 동요 ‘꼬부랑 할머니’는 전 국민이 애창하는 노래가 되었다. 엄청난 아이러니, 이영도 시인의 연서에서 출발된 곡, 온화함의 꽃 '진달래'는 운동권의 노래가 되기도 했다. 운동주의 ‘서시’ 등은 모두 신일고 재직시에 만든 명곡이다.
1965년부터 시작된 성가 작곡, 그는 약 40여 년 동안 수많은 주기도문, 십계명, 산상보훈, 시편 등 600여 곡을 넘게 성가곡들을 작곡했다. 일일이 언급하기도 힘든 많은 곡들을 성경에 기초한 주님의 뜻으로 ‘메시아’에 버금가는 작업을 했다. 마흔 한 곡으로 구성된 ‘찬양 치유법’ 성가곡집 등 그가 출간하고, 작곡한 곡들은 한국 기독교사에 길이 남을 업적이다. 한태근, 후학들에게 강요를 배제하고, 미소로 치유의 증거를 보이신 믿음의 사도이다. 늘 아쉬움은 사라짐 뒤에 남는다. 선생은 가고 없지만 그의 정신과 믿음은 빛나는 광휘(光輝)로 우리의 나침반이 되고, 그의 음악은 우리의 아둔함을 깨우치며, 바른 길로 인도할 것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빈소는 고려대 안암병원 장례식장. 발인 9일 오전 7시. 장지는 경기도 이천 국립묘지. 010-5305-9553 /글로벌이코노믹 장석용 객원기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