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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밀리언 달러 베이비』

장코폴로 2014. 3. 1. 09:26

여복서와 트레이너를 통해본 인생 읽기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밀리언 달러 베이비』

 

  1930531일 캘리포니아 출생의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이 끝내 일을 저질렀다. 배우․감독․제작․음악으로 『밀리언 달러 베이비』를 완전히 컨트롤하고 제압했다.

 2005227(현지시각) 저녁 미국 LA의 코닥극장에서 열린 제 7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4개 부문의 상을 수상했다. 이 대중적인 작품은 현재 미국 소시민들의 정서를 가장 잘 대변한다.

 인생이란 어느 나라고 차이가 없다. 복싱을 소재로 한 30대 여성 복서(힐러리 스웽크)와 늙은 트레이너(클린트 이스트우드)를 다룬 영화는 전형적인 미국 통속 드라마이다. ‘바람직한 인생’이란 테제에서 출발한 영화는 안티테제 인물들의 비열함, 뻔뻔스러움, 몰염치함을 간결하게 수식 없이 보여준다.    

 평범 속에 비범함이 감추어진 인생 성찰 영화, 그 속에 미완의 꿈을 가진 세 사람, 트레이너․청소부(모건 프리먼)․산골 노처녀는 모두 세상의 쓴 맛 단맛을 다 본 프로들이다. 자신의 내공을 감춘 그들도 ‘가족’ 이란 단어 앞에 자유롭지 못하다.

 이 작품을 이해하는 기본 코드는 감독을 이해해 내는 일이 우선이다.

 감독은 한 때 마카로니 웨스턴을 대표하는 배우였다. 깊은 의리를 보여주는 총잡이, 심리연기, 특이한 표정 등, 그의 모든 것이 우상이 되었던 시절이 있었다.『밀리언 달러 베이비,2004』의 프랭키 던역을 맡은 배우로서 뿐만 아니라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1995』의 로버트 킨케이드,『사선에서,1993』의 프랭크, 『퍼펙트 월드』에서의 레드,『용서받지 못한 자, 1992』에서의 윌리엄 빌 머니 역을 인상 깊게 연기해 낸 프로이다.

 1971년『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로 감독에 데뷔한 이래 『용서받지 못한 자,1992,『매디슨 카운티의 다리,1995』등의 연출 작으로 이미 찬사를 받았다.

 심지어『시티 히트,1984』에서 시작된 음악 작업은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퍼펙트 월드』,『용서받지 못한 자』,『밀리언 달러 베이비』에 이르기도 하고, 제작 경험도 『홍키 통크 맨,1982』에서 뷰터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퍼펙트 월드』,『용서받지 못한 자』,『밀리언 달러 베이비』에 이른다.

  임권택 감독의 초기 작품들이 생계와 관련이 있듯 그의 작품연보 에도 『더티 해리』시리즈가 자리 잡고 있다. 이제 감독은 장르영화에 염증을 내면서 감독으로 깊은 인생을 얘기하고 싶은 것 같다. 가족과 과거, 배신과 의리를 얽힌 인간 군상들을 차분히 보여준다.

 화려한 과거가 있는 노장들이 이 세상을 살다보면, 세상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눙에 띄게 마련이다. 하지만 진실로 원할 때는 쉽게 이루어질 수 있지만, 그 이면에 위험은 항상 도사리고 있게 마련이다. 그런 이치를 깨달을 때, 이미 때늦은 후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이 영화는 느끼하지 않게 계몽한다.

 입을 제외한 모든 신체가 마비된 주인공 매기를 위해 모쿠슈라(가족보다 더한 혈육)를 느끼는 프랭키가 그녀의 소원대로 안락사를 시켜주는 장면은 뭉클한 감동이다. 부녀 이상의 깊은 정을 관찰한 에디 스크랩의 나레이션도 사실 이상의 감동을 선사한다.

 매기에게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에서처럼 고도는 오지 않는다. 진지한 영화입니다. 예상치도 못한 허름한 체육관에서 건진 값진 물건, 신이 사랑한 물건은 주님이 가져가신다.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프랭키의 뒷모습도 깊은 연기로 와 닿는다. <문화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