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렁이 마을
장석용
세월 한켠
덜컹대는 비포장도로를 달려
그리움 끝에 겨우 닿는
작은 마을이 있다
오지의 짜투리 땅에 둥지 튼
지고지순의 우렁각시
큰 나무 그늘처럼 마음 너른 신랑
쫌짜우의 부러움을 탄다
서로에게 눈먼 사랑은
못을 흙으로 메우고
강아지를 하늘에서 나르고
어린 돼지도 가족으로 만든다
모래바람이 불어도
억수장마 우기의 계절에도
별 하나 나 하나의 사랑으로 익어가는
그곳, 우렁이 마을
둘이 한 곳을 바라보는
기쁨으로 꾸리는 가나한 행복
지상의 가장 밝은 웃음꽃이 흐느러지는
꿈 마을이 있다
동방문학, 2013년 9월호(제6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