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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렁이 마을

장코폴로 2013. 12. 31. 12:17

우렁이 마을

 

장석용

 

세월 한켠

덜컹대는 비포장도로를 달려

그리움 끝에 겨우 닿는

작은 마을이 있다

 

오지의 짜투리 땅에 둥지 튼

지고지순의 우렁각시

큰 나무 그늘처럼 마음 너른 신랑

쫌짜우의 부러움을 탄다

 

서로에게 눈먼 사랑은

못을 흙으로 메우고

강아지를 하늘에서 나르고

어린 돼지도 가족으로 만든다

 

모래바람이 불어도

억수장마 우기의 계절에도

별 하나 나 하나의 사랑으로 익어가는

그곳, 우렁이 마을

 

둘이 한 곳을 바라보는

기쁨으로 꾸리는 가나한 행복

지상의 가장 밝은 웃음꽃이 흐느러지는

꿈 마을이 있다

 

동방문학, 20139월호(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