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경 개인전
생명, Oil on canvas, 193cm X 130cm, 2000
전시장소: 쿤스트독 갤러리
전시기간: 2011. 6. 24(금) ~ 7. 7(목)
초대일시: 2011. 6. 24 (금) pm6:00
생명, Oil on canvas, 90cm X 72cm, 2011
감각의 드러냄 -작가노트-
이은경(Lee eun kyung)
학력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회화학과 졸업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조형예술학과 졸업 개인전 2011, 제5회개인전 (갤러리 쿤스트록, 서울) 2000, 제4회개인전 (중앙대학교 아트센터, 서울) 1997, 제3회개인전 (아산 문화의집, 온양) 1995, 제2회개인전 (단성갤러리, 서울) 1993,제1회개인전 (관훈갤러리, 서울) 단체전 2010, 대한민국 청년작가초대전(한전아트센터, 서울) 중앙현대미술작가회전 (임립미술관, 공주) 한국미협아산지부 정기전(시민생활관갤러리, 온양) 2009, 중앙 현대미술작가회전(임립미술관, 공주) 삼도미술교류전(남원춘향문화예술회관, 남원) 2000, 제3회 광주비엔날레특별전 “인간의 숲, 회화의 숲.”(광주) 1999, 차연전(예술의 전당, 서울)
“예술이란 어떤 대상을 감각하고 인식하는 과정에서 유발되는 의미 부여의 욕구에 의해 행해지는 행동의 결과이며, 그것은 ‘전달’ 이라고 하는 목적을 가지게 되는 존재방식을 취한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예술은 인간이 무엇인가 의미부여를 하고 싶은 욕구 때문에 만들어서 그 만든 것을 매개로 전달의 구조를 획득하는 그런 것이다. 그것은 곧 창작-작품-수용, 발신자-신호-수신자, 예술가-작품-감상자라는 구도 속에 존재하는 것이다.”
본인은 작품을 제작함에 있어 그 첫 단계로 작품표현 대상의 이미지 채집과정을 갖는데, 그것은 무작위로 행하여진다. 그 무작위의 채집행위는 다양한 소재선택의 변별력과 풍부한 상상력을 제공해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채집의 대상들은 나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사물들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기억 속에 축적되어 있는 모든 경험의 시간들까지 포함하여 폭 넓게 이루어진다. 채집 대상으로서 그 사물들은 다름 아닌 물적대상으로서의 자연이며, 특히 동・식물을 비롯한 유기체들이다. 또 비물체적 대상으로서, 내 자신 안에 잠재되어 있는 구체적인 감각적 차원에서의 느낌부터 미움, 슬픔, 외로움, 즐거움, 불쾌함, 질투 등의 감정 속에 경험된 시간들이 또한 그것인 것이다. 그 채집된 대상들은 그때그때의 생각과 분위기에 따라 분류되고 조합되는데, 그것은 본인의 조형적인 판단 하에 이루어지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비로서 화면을 대하게 되는데, 이 초기화면은 캔버스 자체의 물성만 존재하는 빈 공간으로서 다소의 막연함과 두려움 또는 기대감과 창작표현의 욕구가 공존하는 비결정성의 공간이다. 이러한 시간 위에 무의식적인 선 긋기, 나이프를 이용한 표층쌓기, 그 안에 적절한 화면 구조를 설정하는 행위 등이 전개되며, 그것은 즉발적이고 감각적으로 행하여진다. 이러한 행위를 통하여 나타난 우연적이고 비의도적인 형상들은 다듬어지지 않은 채 자연스러우며, 보기에 따라 다양한 원형적 형태의 흔적을 담고 있어 신비롭다.
이러한 과정을 밑바탕으로 본인이 의도하고 있는 특정한 형상들이 계획성있게 자리를 잡게 된다. 그 형상들은 작품에 있어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직접적인 수단이 되며, 따라서 그 형상들을 부각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도입된다. 그 형상들은 대부분 유기체로서, 본인은 우선 그 개체들이 가지고 있는 속성 내지는 특성들을 파악하게 되는데, 그들의 행동습성, 서식지, 다른 생물체들과의 물리적 관계 등에서부터 그들의 내・외부구조에서 발견할 수 있는 독특한 형태와 색채가 되겠다. 이러한 파악은 유기체들의 속성이나 특성에서 추출되는 조형적 요인들이, 본인의 작품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상징적 내용과 화면운영에 있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필요하다 여겨진다.
그러한 후에 그 형상을 부각시키기 위한 단계로서, 이렇게 파악된 내용을 통해 선에 의한 드로잉이 진행되는데, 그것은 상징화될 형상에 대한 모색단계로서 그 대상의 조형적 특성을 관찰하고 주변 화면과의 유기적 관계를 고려하며 서서히 진행된다. 그 선들은 대부분 완만한 곡선들로서, 유기체가 지니고 있는 선적인 요소들에 의해서 착안 된 것이다. 따라서 이 선들은 자연스러우면서 때로는 역동적인 동세를 갖추기도 하여 생명체 자체가 가지고 있는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구체적인 형상이 결정지어지고, 그 형상을 강화시키기 위해 그 특성에 따라 거즈나 천, 자연물에서 얻은 다양한 재료 등을 부착시켜 층을 높이고 마티에르를 주면, 그 형상은 더욱 견고해 지면서 서서히 활력을 얻게 된다. 본인은 이러한 형상화 과정을 대부분 ‘그린다’는 개념보다는 ‘만든다’는 개념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만드는 과정 속에서 또 그 결과물로서의 촉각적 느낌은 우리의 시각을 풍부한 울림으로 자극시켜 준다고 본다. 이러한 ‘만들어진다’는 형상화 과정 속에서 색채의 개입은 작품을 더욱 완성체로 다가가게 하는데 그 색채들은 물리적인 색채를 벗이나 자연에서 취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색채로서 흙이나 모래, 낙엽, 마른풀, 두엄, 부패된 유기체, 퇴색된 동물의 뼈 등에서 느껴지는 다소 무채색에 가까운 것들이다. 그러한 색채는 죽어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도도한 힘의 흐름과 활력이 잠재된 에너지의 장(場)으로서 빛을 발하며, 시각적으로나 내면적으로 더욱더 깊은 감동의 맛을 전달해준다.
이렇게 색채에 의해 부각된 형상 외의 화면은, 그 형상의 부분적 형태나 이미지에 의해 점이나 선, 면으로 표현되어지며 나이프나 붓 등의 도구에 의해 긋고 밀리고 겹치며 번지는 효과로 독특한 힘을 갖추게 된다. 그리하여 그 형상과 조응관계 또는 상층관계를 이루면서 긴장과 완화를 반복하며 유기적이고 생명력 있는 공간이 형성된다. 그 공간은 단순히 재료의 물성과 나타내고자 하는 이미지 자체만 강조된 현상적 공간이 아니라, 정신적인 고유함이 응축되어 있는 상징적 공간이다. 따라서 화면에서의 다양한 조형적 전개와 그것에 의해 도출된 형상들은 특정한 무엇을 지시하고 함유하며 의미한다. 그것은 곧 생명력, 생명성이며 그 형식은 하나의 근원성에의 접근 방식인 것이다.
예술의 행위는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의 화두를 통하여 정서적 표현으로 전달 되는 과정이라 생각 되며, 본 작품에서는 이러한 화두를 상징적 형상에 담아 그 형상을 부각시킴으로서, 좀 더 강한 메시지로 전달하고자 하였으며, 그것을 생명력 있는 울림으로서의 공간으로 표현 하고자 하였다.
생명, Oil on canvas, 72cm X 60cm,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