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서울연극제 참가작 발표합니다. 심사위원들의 희곡심사를 끝내고 2월 4일 참가작 여덟 편을 선정하였습니다.
[2010 서울연극제 공식 참가작]
1. 감포사는 분이, 덕이, 순이 / 이루 / 손기호 작, 연출 2. 내일은 챔피온 / 애플씨어터 / 전훈 작, 연출 3. 들소의 달 / 극공작소 마방진 / 고선웅 작, 연출 4. 리회장시해사건 / 우투리 / 김광림 작, 연출 5. 부활, 그 다음 / 완자무늬 / 오태영 작 / 김태수 연출 6. 심판 / 실험극장 / 프란츠 카프카 작 / 구태환 연출 7. 옥수수밭에 누워있는 연인 / 창파 / 지경화 작 / 채승훈 연출 8. 홍어 / 은행나무 / 정경진 작 / 김성노 연출
이상 가나다 순입니다.
[심사평]
2010년 서울연극제를 구성할 8편의 작품을 선정하였다. 선정된 8편 중 창작극은 7편, 번역극은 1편이다. 창작극을 우선시하지만, 번역극을 굳이 배제하려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신청 작품 중 대부분의 번역작품들은 해당 극단자신이 신청 작품을 선택한 당위성을 설득력있게 제시하지 못하였다. 8편의 선정작 중 초연작 4편, 그리고 재연작 4편의 분포를 이룬다. 재연작의 경우, 희곡뿐만 아니라 공연의 성과를 함께 고려하였다. 대상을 선정하는 작업은 대상의 가치를 평가하는 작업은 아니다. 단지 2010 서울연극제를 보다 풍요로운 축제로 만들기 위한 하나의 준비과정에 불과하다.
항상 그러하지만, 작고, 힘들고, 초라한 희곡 속 우리들 모습이 이번 출품작들 속에서는 더욱 안스러워 보인다. 삶의 조건들이 더욱 척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작품은 자신의 정직함을 견지하면 내일이 조금 더 나아질 것이라 애써 자신을 위로하고 있다. 그 위로가 지나치게 자족적이라 말하기엔 밖으로부터의 폭력이 너무도 거세다. 우리에게 분명 위로가, 그리고 미래에 대한 격려가 절실한 시기이다. 작고 초라한 삶의 이야기가 소극장이 아닌 대극장의 공간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이 절실함의 크기 때문일 것이다.
또 어떤 작품은 언론도, 정치도, 법도 그 누구도 맞서지 못하는 상대를 향해 돌진해 본다. 물론 희곡 속에서 그 싸움의 승리를 볼 수 없음은 자명하지만, 그 폭력의 일부를 이루고 있는 우리들 자신의 모습이 또 얼마나 우스꽝스러운지를 드러낸다. 또 다른 일군의 작품들은 고통스런 삶을 제의적으로 승화시키려 하고 있다. 제의가 있는 곳에 항상 초월이 있는 것은 아니다. 삶을 한 차원 위로 날아오르게 하는 진정한 접신의 순간을 공연이 만들어내야 한다. 아직 희곡 속에서 여전히 미완성의 부분이 남아있다 하더라도 연출과 배우들이 그 승화의 순간을 만들어내리라는 믿음 속에서 작품들을 선정하였다. 연출과 배우에 대한 믿음은 연극에 대한 믿음이며, 우리 삶의 미래에 대한 믿음이다.
8편의 선정작 이외에도, <누가 무하마드 알리의 관자놀이에 미사일 펀치를 꽂았는가>, <테라코타>, <시선>, <환상의 죽음>, <베를린 스토리>가 활발한 토론의 대상이 되었다. 이 작품들을 포함하여 2010년 서울연극제에 초청하지 못한 많은 신청작들을 준비했던 모든 이들에게 2010년 서울연극제가 소중한 자리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심사위원(정일성, 장성희, 지춘성, 조만수, 차근호)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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