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과 빛으로 산다는 것

소금과 빛으로 산다는 것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데없어 다만 밖에 버리워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위에 있는 동리가 숨기우지 못할 것이요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 두지 아니하고 등경위에 두나니 이러므로 집안 모든 사람에게 비취느니라 이같이 너희 빛을 사람 앞에 비취게 하여 저희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마 5:13-16)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소금과 빛의 역할에 대하여 믿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오해를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소금과 빛의 특성으로 불변, 청결, 희생, 화목, 착함, 의로움, 진실함 등을 나열하면서 믿는 사람이니까 세상의 소금이 되고 빛이 되어 이 세상을 정화하고 밝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이 말씀은 그런 뜻이 아니라고 봅니다. 즉 너희가 세상의 소금이 되고 빛이 되어라가 아니라 문장이나 문맥으로 보아 너희는 이미 세상의 소금이요 빛이니 그 맛을 잃지 말고 그 빛을 비취게 하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착한 행실이란 맛을 내는 소금으로 비취는 빛으로 사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믿는 사람들이 이미 소금이요 빛이라면 무슨 행실이 소금이요 빛이 되겠습니까? 세상을 위하여 좋은 일을 하고 착하게 사는 것이겠습니까? 믿는 사람이라면 좋은 일을 하고 착하게 사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인데 새삼스럽게 예수님께서 그런 뜻으로 말씀하셨다면 세상에서 말하는 성인들의 가르침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세상 사람들이 예수님을 몰라도 또는 천국을 몰라도 좋은 일을 하고 착하게 사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요 빛이니” 라고 말씀하시는 것은 이미 천국에 사는 백성으로서 천국 백성다운 처신을 뜻하는 것입니다. 이 말씀을 하시기 직전에 천국을 소유한 백성의 품성을 복 있는 자로 설명하신 내용이 바로 소금과 빛의 역할을 밝히신 것입니다. 이 말씀을 보면 마음이 가난한 자는 긍휼히 여기는, 애통하는 자는 마음이 깨끗한, 온유한 자는 화평케 하는, 그리고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는 의를 위하여 핍박을 받은 품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복을 소유한 자가 세상의 소금으로 빛으로 살 수 있는 것입니다. 믿는 자에게 부귀영화가 복이 아니고 천국 품성을 지니는 것이 복이듯이 믿는 자의 소금과 빛은 좋은 일을 하고 착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 천국 백성의 모습으로 사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 소금과 빛의 행실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고 하셨지 세상을 살맛나게 하라고 하신 것이 아닙니다. 다시 말하면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것이 아니라 그냥 마음이 가난한 자로 애통하면서 온유하게 그리고 의에 주리고 목마름으로 살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믿는 자의 소금과 빛의 역할이란 세상을 썩지 않게 정화하고 밝은 빛을 비추어 지상천국인 아름다운 나라를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이 세상은 이미 저주받은 곳으로 마귀의 권세가 허락된 곳입니다. 이러한 세상을 믿는 자들의 능력으로 천국을 만들겠다는 발상은 예수님의 십자가를 만홀이 여기는 결과가 될 뿐입니다. 오직 부활을 소망하는 천국 백성으로 십자가를 증거하는 소금과 빛으로 살아야 합니다.

  믿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소금과 빛의 특성으로 그 어떤 역할을 한다고 해도 세상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리스도인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도 없습니다. 주기도문에서 “나라이 임하옵시며”의 뜻을 새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팔복이 세상에서 받는 복이 아니듯이 소금과 빛의 역할도 세상을 위한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합니다. 다만 예수님이 십자가에 돌아가신 이유를 알고 하나님의 은혜가 무엇인지를 물과 성령으로 거듭난 자로서 나타내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