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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춤보기(23)- M을 주제로 한 변주곡… ‘M(엠)’극장 개관 공연
장코폴로
2014. 1. 4. 08:00
“M을 주제로 한 변주곡”…이숙재교수의 춤 스튜디오 ‘M(엠)’의 개관 초청공연
기사입력 2006-05-29 15:12기사수정 2006-05-29 15:12
- 현대밀물무용단(이사장 이숙재 한양대 생활체육과 교수)이 춤 전용 스튜디오 ‘M’(엠)을 단장하고 개관 공연을 가졌다. 폭, 길이, 높이가 적절해 대학로의 아르코 소극장을 연상시킨다.
동경극장장을 지내다가 아리스 소극장을 개관한 일본인을 떠올리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작은 공연들이 매일 살아 움직인다면 큰 공연들은 커다란 자극을 받을 것이다.
브로드웨이를 탈피한 연극인들이 ‘오프 브로드웨이’를 외쳤고, 다시 ‘오프 오프 브로드웨이’를 주창해 유니크한 실험성과 독립성을 확보한 것을 상기한다면 지난 25일 부터 28까지 진행된 중견안무가 8인이 M으로 시작되는 단어를 모티프로 해 M극장에서 공연한 작품들은 한국현대 무용의 향방을 가늠케 해주는 소중한 공연이었다.
“스튜디오 M은 21세기의 새로운 문화코드로 떠오른 춤과 몸짓을 위한 복합공간으로 인접예술의 경계를 허물고 장르간의 만남과 실험을 통해 공간예술의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할”것이라고 이해준씨(한양대 겸임교수)는 자신있게 말한다.
영화제목에도 있는 M은 밀레니엄(Millennium), 멀티플(Multiple), 모던(Modern), 미팅(Meeting) 등의 단어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을 포괄적으로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공연작품도 M으로 시작되는 제목들을 모두 달고 있고 출연자가 안무도 겸한다.
제임스 전이 안무를 맡고 강미선과 박호빈이 인기 레퍼토리 『뺑덕어멈이 심봉사』(Mam&Man)를 제외하고는 안정준의 『해체』(Movement), 성재형의 『미러클』(Miracle), 이해준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Mean, Mock, Me), 강혜련의 『메이저와 마이너』(Major and Minor』, 김장우의 『메모리』(Memory), 정현주의 『흔들리는 표상 Ⅱ』(Melting Point Ⅱ), 정선혜의 『마이너 키』(Minor Key) 7편은 안무와 출연을 병행한 작품이다.
25일, 26일 공연된 1부 작품은 다음과 같다.
『해체』는 도식적인 스타일의 움직임을 탈피하고자 하는 명제적 춤을 보여 주었다. 차가운 도회 속에 고뇌하는 남녀의 흔적은 웃음기 없는 춤은 변신의 몸짓이었다. 변방을 향한 끝없는 연민은 퇴폐적 아름다움으로 변질된다. 춤 스튜디오 6-D의 흔적을 ?h는 작업으로 포용과 감춤, 드러냄과 소통의 문제를 우산의 개념으로 표현하고 있다.
『미러클』은 태평무를 이수한 성재형의 ‘빛을 향한 염원’을 주술적 제의로 나타내고 있다. 신비로움은 샤마니즘과 토템으로 이어지고 방울과 풍경 소리와 같은 간결한 사운드가 오방색과 헤어의 칼라를 더욱 심원으로 이끈다. 천을 늘어트리고 걷어 올리면서 펼친 몰입된 연기는 관객의 공감을 사기에 충분하며 정제와 축원의 현대적 해석이 재미있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압축미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그리워하면서도 도약할 수 없는 현실속의 젊은 세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몽타쥬적 구성과 스틸 사진의 정지성을 이용하여 깔끔하게 마무리한 작품이다. 가볍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군더더기 없는 작품이다.
『뺑덕어멈이 심봉사』는 남녀의 성역할을 바꿈으로서 코미디를 유발시키는 인기작이다. 여러 번 공연되었으면서도, 늘 새로운 이 작품은 탁월한 춤꾼 박호빈과 강미선의 완벽한 콤비로 춤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할 작품이다. 춤의 묘미를 한껏 보여주는 작품이다.
27일, 28일 공연된 2부 작품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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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와 마이너』는 낡은 것(Altes) 과 새로운 것(Neues), 다수와 소수, 기울어짐과 균형의 준거 틀을 보여주면서 관객들에게 선택권을 준다. 디지털의 힘을 적절히 이용한 벽면화면구성은 힘을 실어주고 강박적 사운드는 빠삐용의 탈출을 종용한다. ‘사각의 사각은 사가이다’라는 등식을 깬 이 작품은 결국 자유인을 상징하는 사각의 틀을 허물면서 끝이 나다. 소극장의 이점을 최대한으로 활용한 작품이다.
『메모리』는 단편의 특질을 가장 잘 활용한 작품이다. 김장우는 흐린날의 추억, 회상, 무지개 3부의 컨셉을 시제별로 낭만을 썩어 훌룽하게 나타낸다. 그가 만들어 내는 빛 하나하나는 호기심과 동경의 대상이 되었다. 빛과 음악을 콘트롤 하면서 무대활용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작품을 아주 독특하게 만드는 능력이 돗보인다.
『흔들리는 표상 Ⅱ』은 『메트로폴리스』의 공간같은 기계적 비쥬얼을 보여주면서 시작된다. 그러나 엄청찬 기대와는 달리 츄리닝에 야광테이프가 붙어있고 조형을 상징하는 테이프들이 걸려있다. 이만큼 발상이 뛰어난 작품이다. 초현실과 표현주의의 언저리를 맴돌다가 모던 걸들은 그 화려한 미모만큼이나 가벼운 세상을 창조한다. 그리고 모던 발레의 경쾌함으로 서로를 이해할 용해점을 ?h아 보고 있다. 아직 세상은 흔들릴 만큼 낭만적인 구석이 있는가 보다. 정현주의 흔들림이 무용계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마이너 키』는 소리를 통해 기운을 불러내는 작품이다. 그 신바람은 우리 인간의 소망과 염원 등 여러 가지 이미지들을 대리인을 통해 보고 듣고 만지고 싶어 한다. 작품의 호불호를 떠나 소극장 무용극의 특질을 이해하고 갔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 작품이었다.
이렇게 M극장 개관을 축하하는 제의는 끝이 났다. 아직 작은 극장의 큼직한 감동이 밀려올 듯하다. 이 극장이 새로운 작품을 만나고 도전적 작가를 만나 끊임없이 실험적 작품과 인기작들을 만들어 내었으면 한다.
/장석용 문화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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