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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수업

장코폴로 2013. 12. 31. 12:32

겨울수업

장 석 용

 

뱀의 지혜로 늪지대를 오가며

초록 가을을 만나다

 

불사의 의지로 다가오는

긴 가을 허리

 

샘들, 곳곳에서

혀처럼 움직이며

상징으로 재잘된다

 

허기로 차가워진 가을

겹벚꽃 꿈으로 참아낸다

 

따리 틀며 웅크리다 옷깃 여미며

찬 아스팔트 도열한 거리로 나선다

 

신명과 고요가 만들었던 핏빛 여름

차가운 시선으로 맞이한다

 

오늘도

냉기 맴도는 가을 속으로

나의 봄이 활짝 피기를 기다리며

의지 녹여가며 씩씩하게 걷는다

 

*동방문학,2014년 1월호(제 7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