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이 순지 감독의 <4월 이야기>
일본․일본문화
이와이 순지 감독의 <4월 이야기>
미술 전공의 이와이 순지는 1963년 센다이에서 태어났다.요코하마 국립대학을 졸업한 뒤 뮤직비디오와 후지 TV에서 작업을 주로하였다.
그는 단편영화 <언도,94>로 이듬해 베를린영화제에서 넷팻상을 수상하였고,장편<러브레터,95>와 <호랑나비,96>등으로 고유한 영상스타일을 구축하고 있다.
3천만엔의 저예산 영화 <4월 이야기,98년,67분>는 누구에게나 있을법한 젊은이들의 대학시절을 그린 것이다.
여성취향의 감독의 감수성은 대도시에서도 하늘거리는 벚꽃처럼 잔잔한 감동을 준다.홋카이도에서 도쿄로 진학한 여주인공 우즈키(인기가수 마쓰 다까코분)가 만나는 주변 인물들,환경들은 낯설지만 점차 정감있고 친절한 이웃으로 다가온다.
신학기의 시작,4월을 보내고 있는 그녀의 생활은 작은 발견과 모험으로 가득하다.새 캠퍼스,새 이웃,새 자전거,새 책방,벚꽃으로 가득한 풍경을 즐기던 어느날,'너는 왜 이 대학을 선택했니?'라는 질문에 그녀는 자신의 정체성을 생각해본다.
사회 초년생 우즈키의 대학생활을 묘사하는 이 소품같은 영화는 그녀가 왜 도쿄의 무사시 대학으로 진학하였는가 하는 인과관계가 줄거리의 핵심이지만 감독은 그 핵심을 비켜가며,마지막 시퀀스를 위해 아껴둔다.
반면 시골에서 올라온 한 소녀가 도쿄에서 접하는 모든 새로운 만남들이 스토리의 축이 된다.
유난하지 않은 그 새로운 만남들이 따뜻하게 보이는 것은 화면을 가득 채우는 아름다운 영상이다.그러나,이처럼 흩날리는 벚꽃속에서 설레임과 희망에 찬 우즈키의 모습으로 시작해서,쏟아지는 빗속에서 빨간 우산을 들고 사랑을 예감하는 모습으로 마무리짓는 이 작품에서 감독은 칼라없는 과거 작품에 비해 일본색 색채가 짙은 영상스타일로의 변모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이와이 감독의 영화에는 자전거,우산,계절의 변화가 늘 따라다닌다.
미스테리 멜로물에다 편집의 리듬감이 실린 이 영화는 주인공이 동경으로의 대학에 진학 이유를 말해주지않아 내내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장석용(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