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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월
장코폴로
2013. 8. 1. 07:15
세 월
봄이 온 걸로 착각한 개구리의 놀램처럼
세월은 빠르게 물이 오르고 있다.
살아 있어도, 내가 그렇게 바쁘게 움직여도
내 앞엔 늘 나를 주눅이 들게 만드는 문명의 기기들이 즐비하다.
느낌으로 코팅된 대중가요들이
인조 미인들의 유혹의 강너머에 퍼지면서
외인같은 낮설음으로 세월을 절감한다.
이제, 숨고를 틈도 없이
세월은 쓰나미처럼 나를 덮쳐오겠지만
도도하게 광채를 발하고 있는 디지털 숲에서
장열히 전사하는 아날로그의 낭만파여!
젊음이 특권이었던 영웅담
노인들의 지긋한 미소를
스쳐가는 아이들은 알까?
차갑게 불 꺼진 방의 우울에 갇혀
지속적으로 고독을 불어대는 색소폰
봄빛이 완연해지면 더욱 우울해질
세월의 희생자들 틈을 비집고
개구리가 한 마리 튀어 오른다.
이 백주의 위선이여!
세월이 풍겨주는 대로
세월이 지워준 옷을
즐겁게 입으라!
온전히 그의 종이 되어라!
아침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깨달을 때 마다
나는 젊어진다.
2011.03.31
동림 장석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