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기(극작가/연출가, 2010년 한국희곡문학상 심사위원장) pig5134@naver.com
<강부자의 오구>
극단: 연희단거리패 연출: 이윤택 공연기간: 2010.7.30~9.5 공연장소: 호암아트홀 관람일시:
연희단거리패의 이윤택 작 연출의 <강부자의 오구>를 호암아트홀에서 보았다
오구는 오구굿의 약칭인데 망자의 영혼을 위로하는 굿이다. 망자 생존시의 욕구불만 해소와 과오와 죄업의 세척 그리고 안식처로의 정착을 기원하고, 유가족의 근심과 재앙을 소멸시키고 복록의 도래를 목적으로 기원하는 굿이다.
부족국가시대의 다양한 제천의식이 공동체의 신앙으로 정착하여, 축제적 기능과 예술적 기능이 지역적 특성에 맞춰 세습되고, 숙련도에 따라 무가, 무악, 무무로 발달해 현재는 그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오구굿은 굿 의식과 음악, 무용, 연극 등 종합예술로써 유교나 제도의 간섭을 배제하고, 원형을 유지해 경상도 해안지방에서 행해지고 있는 종합예술제례의식이다.
<강부자의 오구>는 그 제목처럼 10여 년 간 지속되어 오면서, 일반 가옥이나, 마당이나, 서낭당 또는 고목 같은 특정한 장소에서 하던 굿을 천재작가이자 연출가 이윤택의 의해 대극장으로 옮겨져 상설공연물로 정착하게 되었다.
국민배우이자 국민 어머니 강부자 선생의 고희기념공연의 성격을 띈 <강부자의 오구>는 민족 신앙의 계승과 전통예술의 부흥이라는 절대 절명의 과제를 연희단거리패의 단원들이 일치단결하여 앞장서 펼쳐가는 민족자존의 애국적(?) 공연예술이자 흥겨운 굿거리 놀이마당이다.
해마다 추석이나 설날에는 박사학위를 받은 무속인, 다시 말해서 무당들 100여명이 모여 구국기도회를 개최하고 국태민안을 기원한다. 이분들은 외래종교의 번창과 거기에 따르는 외래 종교의식의 유입과 흥륭으로, 우리 고유의 민속신앙의 폄훼되고, 전통제례가 배척, 괴멸되는 것에 비분강개하고, 우리민족 고유의 신앙이 있음을 주지시키고, 굿을 비롯한 우리 고유의 제전의식과 놀이마당으로 국민을 계도하는 애국적인 소명을 갖고 활동에 전념하고 있어 존경심이 든다.
그렇기에 <강부자의 오구>는 특성상 공연물로 존중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강부자의 오구>는 국민 누구나 꼭 한번은 관람해야 할 뛰어난 공연물이다.
연희단거리패 단원들에게 칭찬과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다음 공연에도 기대를 한다. 
<너희가 나라를 아느냐>
극단: JS 시어터 연출: 표재순 공연기간: 2010.8.25~29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 2010.8.31~9.1 빛고을 시민문화관 2010.9.7~8 부산 KBS홀 관람일시:
대학로 예술극장에서 JS 시어터의 신봉승 작 표재순 연출의 <너희가 나라를 아느냐를 보았다.
희곡 <너희가 나라를 아느냐>는 텔레비전 조선왕조오백년 연속사극의 집필자인 신봉승 선생이 쓰고, 바로 그 드라마를 연출한 표재순 선생이 힘을 합하여 면암 최익현 선생의 일대기를 그린 연극이다.
최익현 선생은 고종 때의 배일파의 거두로 대원군의 정책을 반대하여 제주도로 귀양을 갔고, 한일통상을 반대하여 흑산도로 정배되었다가 특사되었으며,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이를 반대하여 임병찬과 순창에서 의병을 일으켜 항전하다 체포되어 대마도로 유배되었고, 그곳에서 단식으로 운명한 불굴의지 애국충절지사다.
이 연극에서는 면암선생과 이등박문과의 관계가 집중 부각되었는데, 이또오 히로부미는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을 졸업하고, 메이지 신정부가 수립되자 대외관계 업무의 수장이 되어 청나라와 천진조약을 체결시키고, 러시아 남하 정책에 반대, 조선에서의 일본세력 확보에 주력하기 위해 러일전쟁을 일으켜 전쟁을 승리로 이끈 다음 일본 내각 총리가 되었고, 조선과의 을사조약을 강제로 성립시켜 한일합병의 기초를 마련하고, 조선통감에 취임했다, 그 후 러시아와 협상 차 만주 하얼빈 역에 도착하여 안중근 의사에게 피격되어 사망한 정치가다.
이 연극은 면암의 애국충절과 이또오 히로부미의 외교적 책략에 따른 한일합병과 조선왕조멸망이라는 시대적 상황을 비교적 상세하게 표현했다.
JS 시어터의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시>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윤동주 시인 일대기와 만인의 존경을 받는 애국지사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에 이어 만고충절지열사인 최익현 선생의 일대기를 연극으로 다룸으로써, 세 편의 연극이 모두 역사적이고, 교육적이고, 귀감이 되는 건전한 연극이었기에, 이번 공연도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관극 후 감동을 받은 귀중한 한편의 연극이었다,
연출은 20여개의 장면마다 뛰어난 영상처리로 관객을 극 속에 몰입시켰고, 배경음악의 장중함과 천둥벼락의 음향효과가 극의 박진감을 불러일으켰고, 의상과 분장 하나하나가 조명과 조화를 이루어 연극에 적절한 표현이 되었다.
출연자들의 발군의 기량이 연극을 뛰어난 공연물로 만들었는데, 특히 오현경 선생은 <휘가로의 결혼> 이후 면암선생역이 최고의 적역임을 입증하는 발군의 기량을 보인 연기였고, 이또오 히로부미 역의 기정수와 고종황제 역의 원근희 그리고 한상설 역의 임홍식은 역사인물보다 더 실제 인물인 듯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어울리는 배역과 연기였고, 음향효과의 세계적 명인인 김벌래 선생의 출연도 하나의 볼거리가 되었다.
JS 시어터의 대표이자 연출가 표재순 선생의 기량과 출연자들의 열연은 대학로 예술극장을 꽉 채운 관객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한편의 연극을 그들의 가슴에 심어주었다.
JS 시어터의 다음 작품에 기대를 하고, 공연관계자 여러분과 부산저축은행의 문화지원사업에 박수를 보낸다. 
<블랙 코메디>
극단: 성좌 연출: 송훈상 공연기간: 2010.9.8~10.3 공연장소: 대학로 엘림홀 관람일시:
고 권오일 교수 2주기 추모공연 극단 성좌의 피터 셰퍼 작 신정옥 역 송훈상 연출의 <블랙 코메디>를 대학로 열린 문화공간 엘림홀에서 보았다.
피터 셰퍼는 영국의 극작가로 영어권에서는 윌리암 세익스피어 이래 가장 완벽한 영어를 구사함으로써 시공을 초월해, 어느 때, 어느 곳, 어느 장소에서 공연을 해도, 관객의 공감과 칭찬을 불러일으키는 작가로 알려져 있고 <태양제국의 멸망> <에쿠스> <신의 아그네스> <아마데우스> <고곤의 선물> 등의 작품은 피터 셰퍼를 세계적인 극작가로 인정받도록 한 희곡이다,
<블랙 코메디>는 피터 셰퍼가 청년시절에 발표한 작품인데 작품이 발표 된지 반세기가 지났지만, 마치 현재 일어난 사건처럼 새롭게 느껴질 뿐 아니라, 기상천외한 전개로 관객의 흥미를 끌고, 공감과 폭소를 불러일으키는 희곡이다.
특히 정전상태로 극을 설정해 놓고, 그러한 상황 속에서 등장인물들의 인격,특히 허영과 위선과 거짓사랑이 암흑(관객에게는 암흑이 아니지만) 속에서 전개되면서, 대단원에서 불이 다시 켜짐과 동시에 실체가 들어나고 진실이 밝혀짐으로써 잘못된 바람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게 되는, 어쩌면 필자 자신도 청년시절에 저질렀던 과오와 실수가 폭소 속에서 가슴 선뜻한 깨우침과 반성으로 다가오는 그러한 한편의 연극이었다.
연출을 한 송훈상은 동선처리를 적절하게 해 출연자의 연기에 날개를 달게 했으며, 출연자들은 한층 더 나아가 작중인물의 성격을 탁월하게 부각시켜 관객을 시종일관 연극에 몰입하도록 만들었다.
평소에 우울증이 있거나, 추석에 날려버리고 싶은 근심이나 걱정거리가 있다면 극단 성좌의 블랙코메디를 관람하라고 권하고 싶다.
거짓과 위선과 허영과 거짓사랑도 이 연극을 보면 훌훌 떨쳐버릴 수 있다고 자신 있게 권하는 바이다.
피터 셰퍼의 작품들을 우리나라에 소개하고 번역을 하신 신정옥 교수께 연극인의 한사람으로써 감사하는 마음을 전한다.
극단 성좌의 무궁한 발전도 기원한다. 
<매우 중요한 인물>
극단: 이다 연출: 박혜선 공연기간: 2010.9.3~2010.9.19 공연장소: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관람일시:
극단 이다의 죠 펜홀 원작 Dumb show<말더듬이 쇼>를 <매우 중요한 인물>이라는 제목으로 바꿔, 차근호 각색, 박혜선의 연출의 연극을 아르코 소극장에서 보았다.
죠 펜홀은 40대 초반 영국 희곡작가 겸 시나리오 작가로 푸른 오렌지, 어떤 음성, 사랑 참기 등의 희곡을 썼고, 방송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말더듬이 쇼>는 유명 연예인의 사생활을 함정수사의 형식으로 파헤쳐, 특종감으로 취급하려는 잡지사의 상술과 이에 맞서는 연예인과의 갈등을 그렸다.
함정수사란 범죄행위를 유발하도록 사주한 후 범행을 저지를 시에 체포한다는 법률용어인데, 대륙법에서나 영미법에서나, 형법상 함정수사가 금지되어 있고, 그로 인한 범죄행위의 발생 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조항이 세계 각국의 법전에 있다.
이 연극에 등장하는 기자들의 신분상 취재의 목적으로 함정수사의 형식을 취한다는 것에 무리가 있고, 그것을 항변하는 연예인도 함정수사를 해서는 아니 된다는 법조항을 대사로 발설하기는 하지만, 이런 정도의 평범한 이야기의 외국작품 번안 물을 무슨 공모를 통해 모집을 하고, 독회를 거쳐 한국공연예술센터에서 공동기획까지 했다니 이해가 가지 않는다.
다만 출연자들의 열연과 짜임새 있는 연출에 호감이 가지만, 이다 엔터테인먼트와 극단 전망과 한국공연예술센터의 공동기획 작품으로는 미흡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음을, 필자와 함께 관극한 연륜이 있는 극단 대표 몇 사람과 원로작가 몇 사람의 의견이 일치하는 것으로 보아서도 알 수가 있다.
다음에는 창작극을 선발하는 것이 좋으리라는 생각은 필자만이 아니다.
상반기에 100여 편에 가까운 연극을 관람하고, 우리나라 작가들의 작품이 외국의 작품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나서 하는 견해이기도 하다. 극단 이다의 차기 작품에 기대를 한다. 
뮤지컬 <서편제>
연출: 이지나 공연기간: 2010.8.14~11.7 공연장소: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관람일시:
고 이청준 선생의 소설을 조광화가 뮤지컬로 재구성하고 이지나가 연출한 뮤지컬 <서편제>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보았다.
고 이청준 선생의 불멸의 소설 <서편제>를 극작과 연출을 겸해서 활동하고 있는 조광화가 뮤지컬로 재창작을 하고, 이지나가 발군의 기량으로 연출을 하여, 장장 3시간여의 공연을 아름답고 환상적인 분위기로 만들어, 연강홀을 가득 메운 관객에게 감동을 듬뿍 선사했다.
이청준 선생은 <서편제>나 <이어도> 같은 소설에서 인간세상과 예술,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갈등을 문학적으로 형상화 했고, 특히 사라져가는 전통에 대한 끈질긴 애착과 집념을 작품에 반영하고, 전통예술에 관한 투철한 작가정신이 <나는 행복합니다> <밀양> <서편제> <천년학> 등 영화의 주제가 되어 발표된 바 있다.
조광화는 10년 전에 한강변 현대건설 야적장에서 공연한 자신의 희곡<철안붓다>에서 보여준 연출력으로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비롯한 각종 뮤지컬을 연출하며 닦은 기량과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서편제>를 구성 재창작함으로써 이청준 선생의 작가정신과 조광화의 예술정신이 합치되어, 걸작 뮤지컬<서편제>의 탄생이 이루어졌다.
이지나의 연출은 늘어뜨린 마포와 이음조각문양으로 대나무 숲을 연상시키는 환상적인 중간 막의 역할과 그러한 중간 막의 열고 닫음으로, 시간과 공간을 절도 있게 처리하였으며, 창작곡과 전통가락과 창의 조화를 절묘하게 배합하여, 시시각각 변화하는 조명의 애처롭고 처연한 색감과 함께, 현대적인 감각의 음악과 무용의 범람 속에, 소외되고 소멸되어가는 전통가락의 슬픈 운명을 무대 위에 구현함으로써, 관객의 가슴 가슴에 전통음률과 가락과 소리를 유지시키고 계승시켜야 한다는 절대 절명의 과제를 하나의 애국심으로 심어놓았다.
출연자들의 단합된 연기와 무용과 노래는 물론 개개인의 기량도 일품이었지만, 이자람의 혼신을 다한 열연, 서범석의 대들보 같은 늠름한 자세와 관객 대한 포용력과 열창, 김태훈의 동서양을 넘나드는 세련되고 우아한 발성과 가창력, 채유리의 품위 있고 아름다운 용모와 풍부한 성량 등이, 관객에게 찰나의 여유조차 주지 않고, 뮤지컬 속으로 몰입시키는 마취제가 되어, 세 시간 넘는 공연이 짧게 느껴지는 걸작 공연물이 되었다.
(주)PNP Company의 다음 작품에도 기대를 한다. 
<왕은 왕이다>
극단: 서울시극단 연출: 최용훈 공연기간: 2010.9.3~9.19 공연장소: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관람일시:
세종M시어터에서 서울시극단의 사아다 알라 완누스 작 구미란 역 최용훈 연출의 <왕은 왕이다>를 보았다
2000년 전 해양을 통해 한반도로 먼저 유입된 인도와 이스람 문화가 가야왕실을 거쳐 통일신라와 고려 그리고 조선왕조 세종대에 이르러 장영실을 비롯한 아랍계 후손들에 의해 각종과학기기가 발명되었고, 인도문화의 유입에 따라 인도어원과 유사한 한글창제까지 이루어졌으나, 200년 전 영미나 구주로부터 기독교문화의 유입과 그 강력한 전파력으로, 현재는 우리나라는 기독교가 전래한 지역보다 교세가 더 왕성하고, 타 종교와 그에 부수된 문화유입의 거부는 물론, 우리 고유의 조상숭배와 토착종교까지 폄훼되어 무속취급을 당하는 작금의 현실에, 서울시극단의 김석만 단장에 의해 철벽처럼 두터운 금단과 금기의 문이 깨뜨려져, 아랍연극이 첫발을 내딛게 되었으니, 이번 서울시극단의 <왕은 왕이다>의 공연은 가히 혁명적인 거사라 할 수 있겠다.
시리아 출생 언론인이자 작가인 고 사아다 알라 완누스는 아랍세계를 대표하는 작가로 1941년에 태어나 1997년에 작고하기까지 천일야화에서 소재를 따오거나, 아랍권의 정치현실을 연극으로 옮긴 작품을 발표했고, 1996년에는 유네스코와 세계연극협회에서 <올해의 연극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사실 우리는 역사적으로 볼 때 경제적으로 궁핍했던 시절, 우리의 젊은이들이 중동으로 가서 돈벌이를 한 것이 경제성장의 동력이 되었고, 아랍권과 50년 전에 국교를 수립한 이래 중동지역의 각종 건설 사업에 우리의 기업들이 진출을 함으로써 국부에 막대한 기여를 하게 되었는데, 이스람교의 확산이나 문화의 대폭적인 유입이 어려웠던 것은 기독교의 강력한 교세 확장과 중동전쟁에 기인하기는 했지만, 현재 영종도에는 두바이에서 투자한 수조원의 자금으로 영종 브로드웨이가 완공단계에 이르러, 공연 및 방송은 물론 영상산업과 게임 산업 등의 시설이 대규모로 펼쳐질 전망이다.
<왕은 왕이다>는 우화 같기도 하고 동화 같기도 한 작품에 정치적인 풍자를 가미한 희극이지만, 우리에게 잘 알려진 <신받드의 모험>, <아라진의 램프> <아라비안 나이트> 같이 알라를 유일신으로 절대 신봉하고, 대부분이 왕정국가인 중동에서, 꿈같고, 환상적인 정치풍자극 <왕은 왕이다>라는 걸작연극의 탄생은 필연적인 것으로 보아야 한다.
연출을 한 최용훈의 눈부신 기량이 잘 나타났고, 시극단원들의 연기력과 단원들의 일치된 조화가 관객을 연극에 심취케 했을 뿐 아니라, 이형주의 음악과 이중우, 김정태, 조은지의 조명, 강기정, 정현정, 최은미, 박미애의 의상은 물론, TAF의 무대장치까지 거의 완벽한 수준으로 <왕은 왕이다>라는 한편의 걸작연극을 탄생시켰다.
이번 추석에 <왕은 왕이다>만한 좋은 볼거리가 또 어디 있겠는가?
남녀노소 누구를 막론하고, 서울시극단의 연극 <왕은 왕이다>를 꼭 관람하라고 권하는 바이다.
서울시극단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고, 다음 작품에 기대를 한다. 
<디오니소스>
극단: 도가 스즈키 연출: 스즈키 다다시 공연기간: 2010.9.25~26 공연장소: 명동예술극장 관람일시:
명동예술극장에서 일본 <도가 스즈키 극단>의 서울연극올림픽 참가작인 에우리피데스 원작 스즈키 다다시 각색 연출의 <디오니소스>를 보았다.
에우리피데스(Euripides)는 기원전 5세기에 태어나 아이스킬로스나 소포클레스보다 후대에 활동한 그리스의 극작가다.
에우리피데스는 BC455년에 데뷔하여 <알케스티스> <메데이아> <히폴리토스> <트로이의 여인> <헬레네> <아울리스의 이피게니아> <바카이> <안드로마케> <헤라클레스> 그 외에 수많은 희곡을 발표하고, 말년에 마케도니아로 가서 작고하기까지 92편의 작품을 쓴 고대 그리스의 3대 극작가다.
<디오니소스>는 에우리피데스의 <박카이(Bakchai)>가 원제인데 제목을 <디오니소스>로 바꿔 스즈키 다다시가 서울연극올림픽 참가작으로 각색 연출했다.
<박카이>는 디오니소스의 신종교 전파에 얽힌 줄거리로, 새 종교 믿기를 거부한 테베의 왕 펜테우스가 주신(酒神) 디오니소스의 계략으로 광무(狂舞)하는 어머니 손에 죽게 되는 비극인데, 에우리피데스 사후 그의 아들에 의해 BC405년에 공연되었다.
<도가 스즈키 극단>의 연극 <디오니소스>는 시대적 배경을 막부(幕府)시대 일본으로 옮겨놓아, 의상과 분장을 그 당시 그대로 설정을 하고, 일본도와 가부끼 등의 일본 고유의 특성과 색감 있는 연출로 고풍스럽고 장엄하기까지 한, 고대 그리스 연극과 일본 고전극의 장점이 융합된 뛰어난 공연물이 되었다.
연극인 비연극인을 막론하고, 스즈키 다다시의 <디오니소스>를 관람하도록 권하고 싶은 마음이다.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연출: 윤호진 공연기간: 2010.8.20~9.12 공연장소: 명동예술극장 관람일시:
알프레드 유리 작 오유진 역 윤호진 연출의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를 명동예술극장에서 보았다.
이 연극은 알프레드 유리의 동명소설을 희곡으로 하여 1987년 미국의 하우스만 시어터에서 공연, 퓰리처 상을 수상했고, 이듬해인 1988년에 영화로 제작되어 제시카 탠디, 모건 프리만, 댄 애크로이드가 출연하고 브루스 베네스포드가 감독하여 아카데미 분장상, 각색상, 여우주연상, 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줄거리는 갑부이자 까다로운 유태계 남부 할머니와 강인한 참을성을 가진 운전수와의 이야기로 인종문제, 흑백문제를 극복하고 건실한 인간애와 우정을 삶의 마지막까지 영위해 간다는 감동적인 줄거리다.
깐깐하고 고집스럽지만 외로운 노부인 데이지 역으로 손숙이 출연을 해, 우아하고 품격 있는 연기를 여유롭게 펼쳐나가고, 피부색의 편견을 천분인양 낙천적으로 받아들이고, 강인한 인내심을 유지하며 명랑성까지 보여주는 흑인 운전기사를 신구가 맡아 호연하며, 백만장자 아들 역으로 장기용이 출연해 멋진 외모와 풍부한 성량으로 작중인물은 물론 연극의 버팀목으로서의 역할을 완벽하게 표현한다.
영화음악으로 나온 드보르작의 루살카 중, 달에게 바치는 노래가 인상적이었던 것처럼 무대 좌우에 등장해 시종일관 연극에 생음악을 불어넣은 오상준의 기타와 이수진의 전자건반악기의 음률은 연극의 흐름과 어우러져 절묘한 조화를 이루었고, 박동우의 무대미술과 특히 대도구인 자동차의 모형은 관객에게 고급차라는 느낌을 갖기에 충분한 조형물이었다.
윤호진은 이 연극에서 대가다운 연출력을 은연중에 과시했고, 분장의 양희선 조명의 구윤영, 의상의 박항치, 소품의 김상희와 함께 모처럼 명동예술극장이 자신 있게 제작해서 관객에게 선사한 걸작 무공해 연극의 한 편이었다. 
<꽃을 받아줘>
극단: 한네 연출: 최병화 공연기간: 2010.9.2 (목) 16:00 , 19:30 공연장소: 의정부 예술의 전당 소극장 관람일시:
극단 한네의 최병화 작 연출 주연의 <꽃을 받아줘>를 의정부 예술의 전당 소극장에서 보았다.
이 연극은 사랑 요양원이라는 노인 요양소에서 벌어지는 노인환자들의 이야기다.
나이 들어 정신장애자와 지체장애자가 된 노인들을 수용하는 요양소에서의 일상과 그들의 과거회상, 그들이 바랐던 꿈, 그리고 생의 마지막을 향한 환자로서의 여정을, 최병화 작가는 실제로 5년간 노인요양원에 모신 어머니를 생각하며, 또 그것을 경험으로, 환자들의 여생을 희곡으로 써서 직접 연출과 출연 그리고 기획까지 맡아 공연했다.
순간정신착란증과 치매증세가 있는 곤충학자로 정현이 출연하여 출중한 연기와 그의 특기인 가곡을 열창함으로써 한국 최고의 연기자로서 관객에게 기쁨과 감동을 선사했고, 하덕성은 1인 4역을 개성과 특색 있는 연기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해, 관객의 폭소를 자아냈으며, 극단 한네의 대표 최병화는 예쁜 모습과 함께 명품 연기는 물론 웃음과 재치로 관객의 공감과 사랑을 받았고, 다선일여(茶禪一如)라는 차인들의 글귀를 다극일여(茶劇一如)로 풀이한 차인회 회원이면서 이 연극에 특별출연한 문인옥을 비롯해, 그림을 그리는 환자역의 전영옥은 안정되고 온화하고 자애스러운 연기로, 오경숙은 혼자 늘 중얼거리는 증세를 가진 환자역을 독특하게 표현해 냈고, 간병인 역의 원유순은 밝고 맑고 다정다감한 연기로, 원장역으로 출연한 이호영은 실제 병원원장이 아닌가 싶을 정도의 인상과 부합된 연기로 관객의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특별출연한 최길화는 생글생글 웃는 웃음이 인상적이었고, 도입부와 대단원을 익숙한 솜씨의 클라리넷 연주로 장식한 이종헌의 뛰어난 연주력 등 출연자 전원이 저마다의 개성과 특성 있는 연기가 조화를 이루어 걸작 연극 한편을 탄생시켰다.
그림처럼 아름다운 무대장치와 밤하늘의 별과 달은 박민정의 무대미술가로서의 역량을 실감하게 했고, 조명의 이진화와 분장의 이설강, 음향의 이원표와 그리고 송문수의 무대감독으로서의 역량과 함께 의정부 예술의 전당 개관이래 가장 아름답고 감동적인 한편의 연극이 되었다.
필자와 함께 관극을 한 최송림 작가와 오태영 작가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귀경길까지 칭찬과 감탄을 멈추지 않았다.
극단 한네와 공연 관계자 여러분에게 칭찬과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최병화 작가의 다음 작품에도 기대를 한다. 
2010년 한국희곡문학상 심사위원장 극작가/연출가 박정기(朴精機)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