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하야오(2000년 기준)
미야자키 하야오-
1.미야자키 하야오의 프로필
미야자키는 2차대전이 끝나기 얼마전인 1941년 1월 5일 도쿄에서 태어났다. 큰아버지가 경영하는 비행기 회사에서 공장장으로 근무하는 아버지 덕분에 부유한 환경에서 성장했으나 주변 사람들과의 계급적 편차를 느끼게 되고 이는 이후 그의 도덕적, 심리적 갈등을 유발하는 모티브를 제공하게 된다. 고등학교 때 이미 애니메이션을 만들기로 결심했으나 단지 테크닉만을 배우기 위해 미술학교에 진학하긴 싫었던 그는 학습원대학 정치경제학부에서 일본산업론을 전공했다. 학부시절 아동문화 연구부 소속으로 활동한다.
미야자끼는 대학 재학시절 만화에 뜻을 두고 만화연재를 시작했는데, 그것을 실은 매체는 일본 공산당의 기관지인 아카하타 였고, <사막의 백성>이라는 제목의 SF와 마르크스주의를 결합시킨 만화였다. 63년 대학 졸업 후에는 도에이 동화에 입사해 애니메이터가 되는데, 입사이유는 "미제국주의 디즈니에 대항하는 애니메이션을 일본에서 만들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연수를 마친 후부터 <멍멍이 충신장>, <걸리버의 우주여행> 등의 작품에서 동화를 담당했다. 이 즈음 소련의 장편 애니메이션 <눈의 여왕>을 보게 되고 자신의 길에 확신을 얻는다. 그곳에서 미야자끼는 주도적으로 노동조합 활동을 하며 서기장이 되었고 당시 부위원 장이었던 다카하타 이사오를 만나는데, 이후 둘은 평생 창작의 동지로서 함께 하게 된다.
그 시절 미야자끼는 사상과 철학, 사회주의 등에 식견이 깊은 다카하타의 영향을 받으며, 다카하타가 감독을 맡게 된 <태양의 왕자 호루스의 대모험>라는 장편 만화영화의 제작에 메인 스텝으로 참여하여 당시 상업 만화영화로서는 획기적인 여러 실험들을 한다.
그러나 너무 왕성했던 열정과 회사와의 마찰로 인해 제작이 지연되었고, 결국 흥행에서도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렇지만 <태양의 왕자 호루스의 대모험>은 기존의 만화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인간 내면 심리의 묘사, 군중 드라마, 일반 민중의 생활상의 자세한 묘사 등이 훌륭했으며, 나중의 '지브리' 작품들의 원형이 되었다. 이 작품에서부터 미야자키 만화 영화들을 관통하는 이상주의적 주제, 사실적 표현기법을 찾아 볼 수 있으며, 권력과 폭력에 대항한 이상적 사회건설의 희망을 읽을 수 있다.
1971년에 다카하타와 함께 즈이요프로덕션으로 이적한 후 다카하타 연출의 <팬더, 아기팬더>에서 원안, 각본, 레이아웃, 원화를 담당하게 되고 <알프스 소녀 하이디>, <엄마 찾아 삼만리>등 텔레비젼 시리즈에 참여한다. 1978년에 TV 애니메이션 <미래 소년 코난>을 통해 연출자로 데뷔를 하였으며, 이 작품의 성공으로 일본 애니메이션계에 두각을 나타낸다. 이후 토쿄무비신사로 옮겨 장편 <루팡 3세 - 카리오스트로의 성>을 통해 성공적인 극장용 애니메이션 감독데뷰를 이룬다.
1982년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를 영화화하기 위해 토쿄무비신사를 퇴사한다. 미일 합작 애니메이션 <리틀 니모>의 연출을 포기하고 매달린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일본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흥행에서도 크게 성공하였다. 같은 해 도쿠마 서점의 도움으로 '스튜디오 '지브리'를 설립한다.
'스튜디오 지브리'를 통해 다카하타 등과 함께 작업한여러 편의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고 작품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음으로써 지브리의 애니메이션들은 자신들만의 독특한 주제와 형식을 통해 저패니메이션의 한 축이 되었고, 이 때부터 만들어진 미야자끼의 장편 만화영화들은 높은 완성도와 깊은 주제의식으로 일본 뿐 아니라 전세계 애니메이션 매니아들을 사로잡게 된다.
86년 <천공의 성 라퓨타>, 88년 <이웃의 토토로>, 89년 <마녀 우편배달부>, 92년 <빨간 돼지> 등 '스튜디오 지브리' 설립 이래 그의 작품들에도 역시 과거 그가 관여했던 경험들이 관통하고 있으며, 사실적 표현기법을 통해 이상주의적 주제를 현실화시켜내는 그의 작업은 완숙함의 경지에 도달하게 된다.
자신의 장편 영화들을 감독하는 사이사이에 다카하타 감독의 87년 <문화기록영화 야나기가와 운하 이야기>의 제작, 91 년 <추억은 방울방울>의 제작프로듀서, 94년 <헤이세이 너구리 대작전>의 기획을 담당하기도 했다.
92년 지브리의 신사옥을 도꾜에 준공한 후,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의 '아니마쥬' 연재를 10년 만에 종료했다. 95년 오랫동안 자신의 작화 감독으로 일해온 콘도 요시후미를 <귀를 기울이면>을 통해 감독 데뷔시켰다. <귀를 기울이면>과 함께 자신의 단편을 상영한 미야자키는,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될 것이라고 알려진 <모노노께히메>를 97년 여름에 개봉하였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세계는 한마디로 이상향에 대한 개인적 추구이다. 그것은 때로 영웅에 의해, 때론 평범한 사람들의 소박한 마음으로 구현되기도 한다. 바람계곡, 라퓨타, 마녀키키의 작은 마을, 붉은 돼지의 무인도등 그의 영화에 끊임없이 설정되는 이러한 이상향은 시간적으로는 과거가 투영된 미래이되 공간적으로는 권선징악이 구현되는 세계이다. 그것이 일본사회에 대한 감독의 문제의식과 맞물려 산업문명이 파괴된 황폐한 미래의 인류존재조건으로 손꼽히는 인간성 회복의 문제로 제기되거나 아름다운 환타지로 전개된다. 대개 해피엔딩인 그의 작품들은 인간미와 도덕적 가치를 추구하며 자연 친화를 강조한다. 또한 푸른하늘과 생명력 있는 나무, 숲들도 비중있는 배경을 차지한다. 그의 장편영화들은 극영화의 흥행을 뛰어넘는 기록을 세워나갔으며 저패니메이션이라는 단어는 그를 통해 세계어가 되었다.
2.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1984, 116분) - 한글대본, 일어대본
줄거리 - "거대 산업문명이 붕괴되고 나서 천년 후..."라고 서술되는 이 영화의 프롤로그만으로도 느낄 수 있듯이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에는 미야자키 하야오감독의 작품에서 다시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장엄함과 비장감이 흐른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예언적이면서 현실적인 주제를 담아 인류의 미래를 이야기한다.
천년전 '불의7일간'이란 전쟁으로 지구는 완전히 황폐화 된 후.부해(腐海)라 불리는 곰팡이의 숲으로 덮혀버렸고.사람들은 부해에서 퍼져나오는 유독가스로 위협받고 있다. 부해 최고의 검사(劍士) 유파가 부해의 독으로 인해 멸망한 또 하나의 마을을 지나고... 장소는 바람계곡으로 바뀐다. 독기를 내뿜는 부해에 둘러싸인 황폐한 땅. 바람계곡 족장인 질의 딸 나우시카는 자연과 교감할 줄 아는 특별한 감성의 소유자이다. 어느날 나우시카가가 새의 날개처럼 생긴 하얀 소형비행정 메베를 타고 부해의 숲에 착륙해 곰팡이 포자를 채취하며 발견한 거대곤충 오무의 껍질을 보고 있을 때, 오무에게 쫓기는 유파의 총성을 듣고 구해주게 된다.
천년전 세계를 불태웠던 강력한 무기는 '거신병(巨神兵)'이었다. 그 중 마지막으로 남아 '페지테'국에 감추어져 있던 거신병의 유충(?)을 페지테국으로부터 탈취해 본국으로 운반하던 군사국가 '토르메키아'의 비행선이 바람계곡에 추락하게된다. 거신병을 뒤쫓아 토르메키아군이 마을로 진입해 나우시카의 아버지와 마을 사람들을 죽이고 마을을 점령한다. 아버지의 죽음에 분노한 나우시카는 마을사람들의 생명을 보전하기위해 점령군의 황녀 크샤나가 요구한 대로 식량과 다섯의 인질과 함께 트로메키아로 향한다. 그러나 그 비행선은 도중에 '페지테'국 전투기의 공격을 받고 부해속에 추락하고 부해의 밑바닥으로 떨어진 나우시카는 부해가 대기와 땅의 독성을 빨아들여 정화하는 비밀과 이 숲을 보호하는 것이 바로 오무를 비롯한 곤충들이라는 것을 알 게 된다. 그러나, 바람계곡에서는 이 사실을 모른 채 부해를 불태우려는 토르메키아군의 거신병과 이에 대항한 페지테인의 오무를 이용한 접전으로 모두가 파멸할 상황이다.
바람계곡에서 토르메키아군은 거신병을 배양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페지테국은 거대한 벌레 '왕충(王蟲)' 오무의 무리를 바람계곡 쪽으로 폭주시킨다. 크샤나는 거신병을 이용해 오무의 무리를 막으려고 하나, 완전히 배양되지 않은 상태였던 거신병은 금새 녹아내린다. 이 때 나우시카가 나타나 오무의 무리 한가운데로 떨어져 충돌을 막고자 한다. 나우시카의 영력이 통해서일까? 잠시 시간이 흐른 후 오무의 무리는 그 공격력을 잠재운다. 잠시의 정적 후 죽은 줄 알았던 나우시카가 오무의 찬란한 황금 촉수에 떠받쳐서 비상하며 깨어난다. 바람게곡의 큰할머니는 아이들이 들려주는 그 광경에 전설로 전해지는, 푸른옷을 입고 황금들판을 걷는 전사가 나타났다며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바람계곡은 영웅적인 나우시카에 의해 다시 평화를 찾는다.
미야자키가 '아니마쥬'에 연재하던 자신의 만화를 기초로 만든 작품. 인간의 이기주의나 환경문제 등의 현대사회적 병리현상에 기반을 둔 심각한 전개가 사회적 반향을 불러 일으켰고 미야자키가 자신의 확고한 지지층을 확보하는 계기가 됐다.
파리 국제 SF 환타지 페스티발 1위, 자그레브 SF 1위. 한국에서는 90년대에 대학가의 만화, 영화동아리가 축제기간 상영했던 만화영화의 단골 메뉴로 <천공의 성 라퓨타>, <붉은 돼지> 등과 함께 자주 상영되었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현대문명사회를 진지하게 성찰해보려는 미야자키감독의 노력이 보이는 묵시록적 세계관이 담긴 작품이다. '스튜디오 지브리'를 설립할 수 있게 해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오늘날의 미야자키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시작으로 볼 수 있는 차이점들이 확연히 존재한다.
첫째가 이야기의 중심에 여성이 등장했고. 게다가 이 여성을 기존 신화속에서 반복되어온 전형적인 남성영웅을 완벽하게 대체하는 인물로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나우시카의 진정한 힘은 '폭력'이 아닌 '이해와 대화'라는 능력이다.
둘째는 상업 애니메이션에서 무시되기 일쑤인 군중과 조역들에게까지 개성을 부여한 섬세함이다.
세번째는 이분법적인 선악의 구분이 한층 모호해지기 시작한 점이다.
인물들간의 대결구도는 여전하지만 그들은 나름대로의 충분한 논리를 가지고 있다는 설정이다. 이 논리는 현재의 <모노노께 히메 - 원령공주>에까지 이어진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의 배경이나 상징도구들은 고대신화의 틀속에 담겨있긴 하지만. 그것은 현대문명사회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해보려는 미야자키 감독의노력이기도 하다.
3. 천공의 성 라퓨타 (1986, 124분) - 한글대본, 일어대본
줄거리 - 어느날 밤. 정부비밀조사기관의 '무스카'에게 연행중인 소녀 '시타'가 타고 있는 거대한 비행선이 공중해적 '도라'일당에게 습격받는다. 도라는 시타의 비행석(飛行石)을 노리고 있었다.
습격의 혼란을 틈타 도망치려는 시타는 배에서 실족하여 추락하는데 비행석의 힘에 의해 보호받으며 공기중에 두둥실 떠서 지상에 무사히 도달한다. 이때 그녀를 발견한 탄광촌 견습기계공 파즈는 도라일당과 무스카를 따돌리고 무사히 피할 수 있도록 시타를 도와준다.
평소 아버지의 영향으로 천공의 성 라퓨타의 존재를 생각하던 파즈는 시타와 함께 도망치던 중 지하갱도에서 '포므'할아버지를 만나 라퓨타의 존재를 확신하게 되고 라퓨타를 찾아나서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곧 무스카 일당에게 시타를 빼앗기고 무스카로부터 비행석과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다. 시타는 옛날 세계를 지배했던 라퓨타 일족의 후예였으며, 그녀가 어린 시절 할머니로부터 배운 주문과 비행석을 이용해 라퓨타의 위치를 알 수 있고, 라퓨타를 다시 지배할 수 있는 힘을 지녔던 것이다. 시타는 서로 협상을 맺은 도라일행과 파즈의 도움으로 구출되고, 비행석을 빼았았던 무스카는 라퓨타의 위치를 파악하고 비행선을 이용해 라퓨타로 향한다.
군대의 뒤를 쫓아 도라와 함께 라퓨타로 향하는 시타와 파즈는 라퓨타를 발견하여 상층부로 들어가고 무스카 일당은 라퓨타의 아래부분으로 진입한다. 라퓨타의 상층부에는 거대한 나무줄기를 중심으로 형성된 자연의 낙원이 존재한다. 고대 그리스 양식의 기둥들과 풀밭이 깔린 정원, 오염되지 않은 동식물들, 비석에 꽃을 바치고 새의 알까지 보호하는 로봇 병사가 평화로운 대기를 발산한다. 반면 하층부에는 라퓨타의 에너지 원천인 중추 비행석과 대량학살용 무기장치, 전투형 로봇병사들의 제조공장과 격납고가 자리잡고 있다. 무스카 역시 라퓨타 일족의 후예였음이 밝혀지고 그는 라퓨타의 힘을 이용해 세계를 지배하고자 한다. 무스카의 수중에 넘어간 라퓨타가 끔찍한 살상을 자행하자 시타는 그것의 무서운 위력을 깨닫고 파멸의 주문을 외우기로 결심한다. 라퓨타의 대붕괴와 무스카 일당의 대참변, 그러나 숲이 우거진 상층부만은 라퓨타를 지탱하고 있던 비행석과 함께 먼 사라져간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성공 후 다카하타와 함께 '스튜디오 지브리'를 설립하고 만든 첫 작품.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에 등장하는 떠도는 섬 라퓨타를 모티브로 했다. 모험 활극인 동시에 기계문명과 독재 권력 비판을 테마로 했다. 극장판 <미래소년 코난>이자 이전까지의 미야자키 작품의 집대성이라고 평가된다.
미래소년 코난의 라나-코난 커플을 연상시키는 시타-파즈가 펼치는 공상과학 모험 환타지. <걸리버 여행기>의 일부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온 <천공의 성 라퓨타>는 미야자키의 복고주의적 역사관과 비행기와 하늘을 좋아하는 취향이 반영된 작품이며, 공상과학적이고 신화적인, 과거도 미래도 아닌 배경 위에서 상상력이 펼쳐지는 작품이다. 미야자키 취향으로 디자인된 복고풍의 비행선들과 메카들이 다수 등장하며, 라퓨타 제국의 후계자인 시타와 슬러그계곡의 탄광촌에 사는 견습 기계공 파즈를 중심축으로 광활한 모험환타지가 펼쳐진다.
마법과 주문을 취급하는 만화영화의 부활이라는 기치 위에서 어린이들이 동경하는 공상세계의 구체화를 목표로 하는 한편, 근대 병기의 이중성과 자연과의 공생이라는 현대적인 테마도 담고 있다. 또한 핵위협의 본질에 가까운 라퓨타의 강력한 존재에는, 절대적 과학력이라는 것이 처음부터 정치적 영향력하에 놓여있음으로써 부정적인 것으로 결정되었던 이전의 미야자키의 관점이 그것의 이용주체에 따른 순기능으로의 변화 가능성에까지 관심을 돌리고 있는 것과 인류 문화의 이중성과 부조리에 대한 지적이 나타나 있다.
또한 이때부터 미야자키는 공상과학과 사회적 관심에서 벗어나 과거 역사로의 향수 속에서 주로 개인적인 문제를 반추하기 시작한다. 좀 다른이야기이지만, 연약한 공주와 그의 충실하고 능력있는 시종격인 남자에 의해 곤경을 헤치고 문제를 해결하는 기존작품구도보다는 한결 발전한 각각의 소명의식과, 꿈을 찾고 지키기 위해 어려운 길을 떠나는 두 사람의 동반자적 관계를 보는 것도 이 작품의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이 작품에서 미야자키는 첨단과학의 결정체적 존재인 라퓨타를 통해 과학의 위험을 말하지만 사용주체인 인간에게 더 많은 결정 가능성을 부여하며 희망을 남기고 있다.여기서도 미야자키감독의 다른 작품들에서처럼 장면장면이 많은 상징적 의미들을 내포하고 있는데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라퓨타의 '이중적 이미지'이다.
라퓨타의 '긍정적인 이미지'로서의 상층부는 거대한나무줄기를 중심으로 형성된 자연의 낙원이 존재한다.
반면 '부정적인 이미지'로서의 하층부에는 라퓨타의에너지 원천인 중추 비행석과 대학살용 빔무기 장치.
전투형 로보트 병사들의 제조공장과 격납고가 자리잡고 있다. 간단한 예로 시타와 파즈가 라퓨타의 상층부로 들어오는데반해 정부군은 하층부로 진입한다.
라퓨타의 기능적 이중성은 전적으로 그것을 지배하는 자의의지에 따라 낙원이 될 수도 있고 엄청난 무기가 될 수도있다는 점이다. 미야자키는 라퓨타가 파괴되어 가는 과정에서 그 불합리한 이중성을 해소하고 일관성을 획득하려는 '이상주의적'시도를 보여준다. 부정적 상징으로서의 하층부는 완전히 붕괴되어 버리지만긍정적 상징의 상층부는 무사히 광활한 우주로 날아간다는점에서 알 수 있다.
<천공의 성 라퓨타>에서 보여준 아름답고 정교한 배경은사실적인 배경묘사를 위해 영국 '웨일즈'지방으로 로케이션까지 행한 철저한 프로정신의 산물이다
4. 이웃의 토토로 (1988, 86분) - 한글대본, 일어대본
줄거리 - 일본의 50년대, 11살의 '사츠키'와 4살 먹은 동생 '메이'는 엄마가 입원중인 병원 근처에 살기 위해 고고학자인 아빠와 함께 도시 근교의 시골로 이사온다. 세 식구는 이웃의 도움을 받아 낡은 집을 청소하고 새로운 곳에서의 설레임으로 이사온 첫날밤을 지낸다. 어느날 사츠키가 학교에 가 있는 동안 동생인 메이틑 숲의 정령 '토토로'를 만나게 되고 그 후 사츠키도 아버지를 마중나갔다가 만난 토토로에게 아버지를 위해 준비한 우산을 빌려준다. 비를 맞고 있던 토토로는 처음 써보는 우산에 매우 신기해하며 사츠키와 나란히 서서 빗방울 장난을 하다가 우산을 빌려준 답례로 사츠키에게 나무 씨앗을 선물하고 고양이 버스를 타고 떠난다.
아이들은 토토로에게 받은 씨앗을 마당에 뿌려 싹을 틔우고 그것이 꿈이 아니었음에 기뻐한다. 시간이 흘러 엄마가 집에 오기로 되어 있는 전 날, 병원에서 급한 전보가 오고 사츠키와 메이는 불안해한다.
사츠키와 싸운 메이는 밭에서 딴 옥수수가 몸에 좋다는 말을 기억하고 엄마에게 주기위해 혼자 병원으로 향해 무작정 걸어간다. 동생이 없어진 것을 안 사츠키는 마을 사람들과 함께 온동네를 찾아 헤매이다가 마지막으로 토토로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한다. 토토로에게 인도해 달라는 간절한 기도로 숲의 정령 톨토로의 보금자리에 이르게 되고 토토로는 사츠키를 안고 나무 위로 솟아 올라 고양이 버스를 불러준다. 사츠키는 고양이 버스를 타고 길을 잃고 울고 있던 메이를 발견한다. 둘의 재회를 본 고양이 버스는 행선지에 엄마가 있는 병원을 밝히고 자매를 병원 엄마 병실 창가까지 데려다준다.
창가에서 들여다본 병실에선 아빠와 엄마가 큰 탈아닌 것으로 부산을 떨어 아이들이 걱정을 하게 생겼다며 정담을 나무고 있고, 이를 본 자매는 엄마의 병실창가에 옥수수를 놓고 돌아온다.
보고만 있어도 슬며시 웃음이 나며 누가 옆에 있는 것도 아닌데 혼자 실실거리며 행복해지는 예쁜 영화. 미야자키의 작품 중 일본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 당초 <반딧불의 묘>와 함께 기획서가 제출되었을 때, 그것을 본 토쿠마 서점의 경영진에서는 '도깨비와 무덤이라니 뭔가?'라고 화를 냈다 한다. 그러나 공개 후 일본 국내에서 상업적 성공과 함께 모든 영화상들을 휩쓸었을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절찬받아 미국에서 발매된 비디오가 대히트하기도 했으며 1988년 홍콩에서의 상영도 크게 성공하였다.
이 영화는 따스한 캐릭터들과 함께 미야자키가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며 가족의 사랑과 보통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들을 인상깊이 새겨넣은 아름다운 전원 환상곡이다. '지금 진부하다고 말해지는 것 속에야 말로 새로운 것, 현대인이 갈망하면서 못보고 놓쳐 버린 것이 있다'라고 단언한 미야자키 감독의 승리라 할 수 있는 작품이다.
사람들이 저마다 가지고 있는 순수함에 대한 동경은, 아이들의 투명한 가슴과 마음 속에서는 늘 존재하는 꿈이자 어쩌면 그 자체로 이미 현실이다. 우산을 건네주고 쑥스럼에 뛰어가 집에서는 잃어 버렸다고 말하는 소년과 이웃집일을 내 가족처럼 걱정해주는 동네 사람들이 살고 있는 조그만 마을. 투명한 햇살과 바람에 반짝이는 연록색 나뭇잎들이 무성한 자연속에 사람과 마을이 일부로 녹아있는 아주 조그만 마을. 이웃나라에 대한 채무로 인해 역사가 현재의 자부심도 될 수 없고 도한 극도로 산업화되고 파편화되어 버린 일본사회에서 그곳은 다른 여타 작품의 그곳들처럼 감독이 생각하는 이상형의 공동체일 것이다. 이 작품에서 우리는 다만 어른들이 놓치고 있는 것일 뿐 없는 것이 아닌 꿈과 동경과 신비와 사랑이 실현되는 곳에 대한 감독의 지극히 소박하며 개인적이지만, 그러나 일관된 믿음을 본다.
토토로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상징이다. '국적불명의 작품만 만들어왔기 때문에 일본에 진 빚을 갚고 싶었다.' 일본의 50년대를 배경으로 한 <이웃의 토토로>는 SF세계가 아닌 실제의 시간을 배경으로 한 미야자키 감독의 첫 작품이며 상실했던 것에 대한 아쉬움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다.
<이웃의 토토로>는 전후 50년대 무렵의 일본을 무대로 하고 있고 미야자키의 이전 작품과 달리 공상과학적 요소가 완전히 배제되었다. 따라서 <이웃의 토토로>에서는 배경묘사가 극도로 정밀하게 이루어졌고 이전까지의 애니메이션들이 기피해왔던 자연물의 정확한 묘사나 풍토와 계절감 표현 면에서 새로운 차원을 열었다고 평가된다. 미야자키의 작품들 중에서도 그 현실재현성이 지금까지도 최고도의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SF적 요소가 완전히 배제되었어도 미야자키의 기발한 상상력은 여전히 작품속에 녹아있다.
고양이 버스의 등장이나 동심을 잃지 않은 사람의 눈에만 보이는 토토로 가족들. 팽이를 타고 하늘로 비행하는 토토로의 모습들이 그러한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현실의 시간을 배경으로 해도 미야자키 감독의 스타일은 변하지 않았다. 미야자키는 그의 강연에서 '현실을 애니메이션에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보다는 '이랬으면 좋겠는데'라는 것을 늘 만들고 싶어하며 자신은 그런 것밖에는 만들 수 없는 사람이라고 자인한 바 있다. 전쟁의 비참함을 경험한 미야자키 감독은 자신이 어린 시절에 실망감을 느꼈던 '인간성'을 애니메이션 속에서 다시 회복하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이웃의 토토로>는 그의 그러한 이상이 가장 솜씨있게 결정화된 개인적인 작품이다.
또한, 이상화된 과거의 재현으로 인해 다분히 현실도피적인 요소를 포함한 작품이기도 하다.
5. 붉은 돼지 (1992, 93분) - 한글대본
줄거리 - 전쟁을 치루는 동안 '마르코(포르코의 원래 이름)'는 이탈리아의 에이스 비행사로 활동했던 부끄러운 과거 때문에 스스로 마법에 걸려 돼지로 변신했고. 당시 대두하고 있던 '파시즘'을 증오해 무인도에서 홀로 살아간다. 하늘을 사랑하는 자만이 그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는 공적(空敵) '맘마 유토단'으로부터 고객들의 운송로를 지켜주는 댓가로 돈을 받으며 살아가는데 그 때문에 공적들과 대적하게 되고 공적들은 포르코를 처치하기 위해 '슈나이더 컵'에서 2년 연속 우승한 경력이 있는 '도날드 커티스'라는 부유한 미국인 파일럿을 고용한다.
도널드 커티스에 의해 자신의 비행기가 심하게 파손된 후 포르코는 비행기를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피오'라는 17세의 당찬 소녀를 만나는데 그녀는 비행기 설계면에서 포르코의 인정을 받아 그의 비행기를 재설계한 뒤 그를 따라나선다. 그녀는 섬에서 맘마 유토단의 위협을 받던 상황에서 당당히 담판을 벌여 위기를 넘기기도 하고 포르코를 좋아하는 마음을 당당히 고백하기도 한다.
후에 맘마 유토단의 보스가 심판을 보는 가운데 도날드 커티스는 돈을. 포르코는 커티스가 호감을 갖고 있는 피오를 걸고 대결한다.
한동안 작품 노선에 대해 고민하던 미야자키가 자기 자신을 위한 영화라고 공언하고 만든 작품. '모델 그래픽스' 지에 연재하던 자신의 <비행정 시대>에 기초한 3, 40분의 중편 애니메이션으로 일본항공(JAL)기내에서 상영예정으로 기획되었으나 90분 장편으로 극장 상영되었다. 1920, 30년대의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순수한 이상을 가진 무정부주의적인 비행사들을 통해 반파시즘과 반전주의를 그려내고 있다.프랑스 앙시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 장편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그의 다섯 작품이 모두 프랑스에서 극장 공개되는 계기를 마련했으며 미야자키의 이름을 유럽에 본격적으로 알린 작품이다.
'파시스트가 되는 것보다 돼지가 나아.' <홍돈>은 '반파시즘'이 명확히 투영된 미야자키의 가장 개인적인 작품으로 과거 일본 공산당 지지자였다가 현실 사회주의에 실망하고 단지 이상으로서의 사회주의만을 지지하는 미야자키 자신에 관한 영화로 반파시스트 '포르코 롯소'는 현실의 미야자키 자신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비행장면이 나오지 않은 작품이 없을 정도로 비행장면에는 이미 도가 텄고 실제로도 비행기광인 미야자키 감독이 이번엔 아예 비행기와 파일럿을 소재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1920년대 초. 아드리아해를 배경으로 프리랜서 비행사로 활약하는 '포르코 롯소'에 관한 이야기이다.
안정된 카메라 워크와 비행정을 조종하는 파일럿의 미세한 동작까지 리얼하고 세밀하게 묘사한 점을 보아 미야자키감독이 이 작품에 많은 애착을 가졌음을 알 수 있다.
또 주목할 만한 것은 포르코의 오랜 친구 '지나'가 부르는 주제가인데 미야자키의 이전 작품들의 주제가와는 상당히 다른 성인취향의 샹송풍으로 작품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홍돈>은 미야자키의 작품 중에서 유일하게 객관적인 평가가 불가능한 작품이기도 하다.
<홍돈>에서 미야자키는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던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대로 만들고 싶은 대로 편하게 만든 작품인 듯한 인상을 풍긴다. 그 결과. '미야자키 자신만 만족한 작품'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92년도의 블록버스터 <홍돈>을 본 사람들이라면 '대중적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다.'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홍돈>은 프랑스 앙시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해 유럽에 미야자키란 이름을 알린 작품이기도 하다.
6. on YOUR MARK (1995, 6분 38초)
콘도 요시후미 감독의 <귀를 기울이면>과 함께 상영된 단편.
95년 초반 CHAGE and ASKA가 발표한 『HEART』란 곡의 커플링으로 삽입된 『ON YOUR MARK』는 작사와 작곡을 모두다 Ryo Aska(飛鳥 凉)가 하였고, 일찍이 영국진출을 앞두고 실험적으로 내세운 <아메미칸 페스티발 '94>에서 테마송으로 불려진 곡이다.
이 곡이 97년 여름, 일본 최고의 애니메이션 작가 미야자키 하야오(官崎駿)감독과 만나면서 다시 '부활(復活)'하게 되었다. 즉, 아니메 크립 (Animation-Clip) 제작에 들어간 것이다.
7. 귀를 기울이면 (1995, 111분)
줄거리 - 도서관 사서인 아버지와 대학원생 어머니를 둔 도쿄 중산층 가정의 평범한 중학교 3학년생 주인공 '쯔키시마 시즈쿠'는 책읽기를 좋아하는 소설가 지망생이다. 팝송을 일어로 번역해 친구들과 부르는게 취미이다. 이번 여름방학 동안 20권의 책을 읽기로 결심한 시즈쿠는 자신이 빌린 책의 대출카드에 언제나 적혀있는 '아마사와 세이지'라는 인물이 점점 궁금해지고 그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에 사로잡힌다.
어느 날 아버지의 도시락을 전하러 가는 길에 전철에 혼자 탄 고양이를 보고 뒤쫓아가다 신비한 골동품 가게에 들어서게 된 시즈쿠는 그곳에서 고양이 신사 인형 '바론'과 환상적인 벽시계를 보고 좋은 곳을 발견했다며 기뻐한다. 가게의 주인인 할아버지와 가게 주인의 손자인 아마사와 세이지를 만나게 된다.
그 뒤로 다시 찾은 골동품 가게에서 훌륭한 바이올린 제작자가 되기 위해 이탈리아 유학을 결심한 세이지의 모습을 본다. 세이지는부모의 심한 반대를 극복하고 이탈리아로 두 달간의 연수를 떠나게 되고 시트쿠는 아직 미래에 대해 아무 계획도 세우지 않은 자신의 초라함에 대해 열등감을 느끼지만 할아버지로부터 장차 보석으로 가공될 원석인 시기라는 격려를 듣고 용기를 얻어 글을 쓰기로 결심한다.
시즈쿠는 고양이 인형 '바론'을 모델로 한 '귀를 기울이면'이란 제목의 소설을 세이지가 올 때까지 완성하기 위해 시즈쿠는 상상의 날개를 펼쳐가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글쓰기에 전념한다.
드디어 소설을 완성한 시즈쿠는 약속대로 세이지의 할아버지에게 제일 먼저 보여드린다. 소설을 읽고 난 할아버지는 언제나처럼 시즈쿠를 격려하며 자신의 독일 유학 시절. 고양이 인형으로 맺어진 아름다운 인연과 그에 깃든 추억들을 얘기해주며 향수를 느낀다.
시즈쿠는 원하는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조건적인 집착보다는 현명하게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한편.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세이지와 다시 만난 시즈쿠는 바다처럼 펼쳐진 안개위로 떠오르는 태양이 보이는 언덕에서 장래 발전된 모습으로 함께하자는 약속을 한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에서 원화.작화를 맡아온 '콘도 요시후미(近藤喜文)'가 감독을 맡았다. 미야자키 감독은 이 작품에서 제작 총지휘와 콘티, 각본을 담당하고 있다.
이 작품은 개봉 전부터 대단한 화제를 일으켰던 작품이다. 그 이유는 첫째,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으로서는 처음으로 현대 일본을 배경으로 한 순수한 사랑의 이야기라는 점과, 둘째, 연출을 <반딧불의 묘>와 <추억은 방울방울>의 작화 감독 콘도 요시후미에게 맡겼다는 것이다. 셋째, 여태까지의 작품들과는 달리 원작 만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녀만화를 중심으로 하는 월간지 [리본]에 4회에 걸쳐 연재되었던 하이라기 아오이의 동명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제작에 관여하고 각본과 스토리보드를 쓰는 등 미야자키 하야오가 이 작품에 많은 정성을 쏟기는 했지만 이 작품의 감독은 콘도 요시후미이다.
<귀를 기울이면>이라는 "이 작품은 젊은 관객의 지금의 동경(憧憬)에 대해 이해를 표하여 환심을 사고자 하지 않는다. 이 작품은 자신의 청춘에 대해 통한의 아쉬움을 남겨버린 아저씨들의 젊은 세대에 대한 일종의 도발이다.자신을 자기 무대의 주인공으로 삼기를 포기하기 쉬운 관객. 그것은 과거의 우리 자신들이기도 하다."
미야자키 감독은 결국 '동경'의 소중함을 전하고자 했다고 말한다. 그는 이 영화를 소녀의 현실적인 삶의 모습과 불안한 미래에 대한 고민에 초점을 맞추어 재구성해놓고 있다.
미야자키의 작품치고는 공상과학적 요소도. 기발한 상상력도 없는 극히 평범하고 정적인 작품이지만 예술과 인생에 대한 고민이 결여되기 쉬운 소녀만화를 미야자키는 극히 세밀한 현실묘사와 특유의 깊숙한 인생관으로 다듬어. 관객 누구나 잠시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영화로 바꿔놓았다.
먼곳이지만 그 곳을 바라보며 당당하게 그 길을 가는 아이들, 그들에게 힘이 되는 사람들. 누구라도 산뜻하고 꿈이 있는 이상적인 만남에 대한 동경을 한번쯤 가져보지 않았으랴. 그런 만남을 통해 서로 발전하며 자유로워지는 관계에 대한 막연한 소망. 그리고 그런 이상화한 만남이 실현되는 상황에 리얼리티가 부여된 아름다운 영화. 귀를 기울이면 들려오는 듯하다. 자신의 마음이 속삭이는 소리가. 현재의 열정과 미래의 꿈을 포기하지 말라고.
8. 모노노께 히메 (원령공주 : 1997, 133분) 한글대본, 일어대본
줄거리 - <원령공주>의 배경은 자연에 순응적인 중세와 개척의 깃발을 드높인 현대가 뒤엉켜 충돌을 겪는 격동기의 일본 무로마치 시대. 인간들에 의해 파헤쳐지기 시작한 개발지와 원시림이 공존하던 시절. 들개나 사슴들은 거대한 몸집을 갖고 있으며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는 현명함 또한 가지고 있다.
야마토 정권과의 싸움에 진 후 북쪽 끝에 숨어사는 '에미시족'의 왕가의 자손인 '아시타카'는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재앙의 신인 '타타리 신'을 죽인 댓가로 오른팔에 저주를 받게 된다. 자신에게 가해진 저주의 미스테리를 풀기 위해 길을 떠나는 아시타카는 두명의 인물을 만나게 된다. 산을 깍아 사철을 생산해서 총을 만드는 '다타라집단'의 우두머리 '에보시 고젠'과 산과 숲의 정령을 보호하기 위해 에보시 고젠에 맞서는 소녀 '산'이 그들이다.
아시타카는 자신이 죽인 타타리신이 에보시가 산을 깍아내기 위해 화포로 공격해서 상처입은 '나고의 카미'라는 멧돼지 신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자연과 인간 사이에서 고뇌하는 아시타카는 결국 어느 쪽의 태도도 취하지는 못한다. 그날 밤 에보시를 제거하기 위해 마을을 습격하는 산을 본 아시타카는 그들의 싸움을 저지시키고 산을 데리고 마을을 떠나다가 큰 상처를 입고 산은 그의 생사를 '시시신'에게 맡긴다. 시시신은 아시타카의 상처를 치료해주지만 저주를 풀어주지는 않는다.
한편. '지코보'라는 인물과 결탁한 에보시는 불로불사의 힘이 있다는 숲의 주인 시시신의 목을 치러 숲으로 온다. 숲의 신들과 싸움을 벌인 끝에 에보시는 시시신의 목을 치지만 그로 인해 엄청난 재앙이 닥치게 된다. 타타리 신이 될 뻔한 산을 구출한 아시타카는 시시신의 목을 찾아 되돌려줌으로써 그의 오른팔의 저주도 풀리게 된다. 그러나 결국 원령공주 산은 "아시타카는 좋지만 결코 인간을 용서할 순 없어."란 말을 남기고 산으로 돌아가고 에보시는 새로 시작할 것을 선언한다. 아시타카는 어느 쪽도 아닌 모두 함께 살아가는 길을 택한다.
미야자키 최초로 컴퓨터 그래픽을 제작에 사용한 작품으로 스스로는 마지막 작품이 될 거라고 공언했던 작품. 야마토 조정으로 상징되는 중세권력의 성립 후 몰락해 가는 고대 신화의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귀신의 저주를 받게 된 주인공이 자신이 저주받은 이유를 확인하려는 여행을 떠나고 그 여정에서 들개에 의해 키워진 소녀를 만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역시나 인간의 이기주의나 환경파괴가 테마이다.
"生きろ(살아라)..."
미야자키 감독은 은퇴작 <모노노께 히메>에서도 인간문명에 대한 차가운 태도로 초지일관하고 있으며 미야자키의 이전 작품들에 비해 한층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를 선보이고 있다.
선악에 대한 이분법은 여전히 모호하게 표현하고 있다.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집단의 우두머리인 '에보시 고젠'이란 인물도 단순히 '악(惡)'이 아닌 냉정하고 침착하며 모두에게 존경받는 강한 사람이며 자신이 생각하는 낙원을 만들고 싶을 뿐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현대적인 인물로 묘사하고 있는점이 그렇다.
일본 애니메이션 최대의 '블록버스터'로 자리잡은 <모노노께 히메>는 미야자키감독의 이전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목과 사지가 잘려나가고 피를 쏟는 자극적 영상을 보여주었다.
9. 미래소년 코난 (NHK TV 방송 : 1978년 4월 4일 - 10월 31일)
줄거리 - 서기 2008년 7월, 인간은 전멸의 위기를 맞이했다. 핵무기보다 훨씬 파괴적인 초강력 전자무기는 순식간에 인류의 반을 전멸시켰다. 거대한 지각변동으로 지축은 기울어지고 다섯 개의 대륙은 완전히 쪼개져 바다 속에 가라앉았다.
이야기는 전쟁 후 20년부터 시작된다.....
그때는 이미 살아남은 소수의 인간들이 바다위에 남아있는 조그만 땅에 살고 있었다.
전쟁때 쓰였던 강력한 태양에너지를 다시 얻기 위해 인더스트리아 사람들은 11살 짜리 라나를 납치하려 했다. 왜냐하면 라나의 할아버지 라오박사는 살아있는 유일한 태양에너지 전문가였기 때문이다.
라나는 탈출하여 코난과 그 할아버지만이 살고 있는 홀로남은 섬에 도착했다. 인더스트리아의 몬슬리가 코난의 할아버지를 죽이고 라나를 납치하자 코난은 라나를 구출하러 인터스트리아로 향한다.
코난은 포비라는 친구를 만나 함께 인더스트리아로 향했다. 코난과 포비는 인더스트리아의 바라쿠다호에 몰래 승선했지만 곧 발각되어 선장 다이스의 노예가 된다. 인더스트리아항에 도착하자 마자 코난은 배에서 탈출한다. 포비의 도움으로 코난은 삼각탑에서 라나를 구출해 낸다. 적들의 추격으로 거대한 지하대피소로 들어간 코난과 라나는 자이안토라는 전쟁때 세계를 공격했던 나방 모양의 비행체를 발견한다. 하지만 곧 사령관 레프카에게 체포되고 만다. 그러는 동안 다이스는 레프카와 내각에 의해 라나 체포에 대한 질책을 받게 된다. 다이스와 부하들은 경호대를 뚫고 라나를 바라쿠다호로 끌고 온다. 바라쿠다호는 라나를 태우고 라나의 고향인 하이하버로 출항한다. 코난은 탈옥에 성공하여 수상비행기인 팔코를 몰래 타고 바라쿠다호를 추격한다. 인더스트리아의 무장선들도 바라쿠다호를 추격한다.
바라쿠다호가 무장선에 의해 공격받는 동안 코난과 라나는 조그만 쾌속정을 이용, 탈출한다. 쾌속정은 폭파됐지만 코난과 라나는 가까스로 탈출해 거대한 황무지에 도착한다. 라오박사와 라나의 텔레파시로 그들은 사막을 가까스로 지났으나 패치라는 인더스트리아 노예감독에게 잡힌다. 코난 과 라오는 구조선 수리 일을 할 수 밖에 없었지만 패치는 심하게 다루지 않았고 심지어는 보호해 주기까지 한다. 패치의 정체는 그가 물에 빠져 라나에게 텔레파시로 도움을 요청하면서 밝혀진다. 그는 바로 라오박사였다. 정체가 밝혀지자 그는 코난과 라오와 함께 도망친다. 라오박사는 사막에 그의 비행정을 숨겨놓았으나 수리를 해야 했다. 인더스트리아에 있는 부품을 구하기 위해 그들은 고장난 비행정을 타고 인더스트리아로 돌아간다.
몬슬리의 지시로 레프카는 라오를 삼각탑의 지하실에서 잡으려 하나 코난과 짐시는 가까스로 라오를 구한다. 지하주민들의 도움으로 삼각탑을 탈출하고 바라쿠다호를 따라잡는다. 라오박사는 하이하버로 가는 대신 인더스트리아로 돌아가 임박한 지진에 대한 경고를 해주기로 마음먹는다.
바라쿠다호는 하이하버에 도착하자마자 라나를 데려간 배로 알고 있는 어부들의 습격을 받는다. 바라쿠다호는 큰 타격을 받고 해변에 좌초하게 된다. 라나의 무사귀환으로 라나와 코난, 포비는 주민들로부터 따뜻한 환영을 받는다. 코난과 포비는 영웅대접을 받는다. 그러던 어느날 포비는 엉뚱한 경계지역으로 사냥을 갔다가 사나운 돼지를 죽이게 된다. 이 돼지는 산 반대쪽에 살고 있는 고아들의 갱집단의 우두머리인 무정부주의자 올로의 것이었다. 올로가 이 이일로 주민들을 협박 하자 코난과 포비는 올로와 협상한다. 포비는 올로의 여동생 타라를 만나 올로의 갱집단에 들어 오라는 유혹을 받는다. 결국은 유혹을 뿌리쳤고 올로는 더 화를 내게 된다. 올로는 다이스의 협력 을 얻어 코난과 포비를 죽이려한다. 그러나 그들이 성공하기 전에 인더스트리아의 공격정이 하이하버에 나타나고 침투조가 상륙한다.
올로는 실수로 자신의 경계지역에 상륙한 인더스트리아 군인들과 싸웠지만 인더스트리아의 총과 대포에는 당해낼 수 없었다. 올로와 부하들은 포로로 잡혔지만 타라는 코난과 포비의 도움으로 무사하게 된다. 올로는 영주가 되기로 하고 몬슬리의 하이하버 침공을 도와준다. 몬슬리와 올로는 주민들을 속여 하이하버를 장악한다. 코난과 몇몇 사람들은 지배자 인더스트리아인들에 대항하여 게릴라전을 벌인다. 무장선에 몰래 폭탄을 장착하여 침몰시킨 후 코난은 라나를 구출해낸다. 몬슬리는 할 수 없이 주민들에게 좌초된 바라쿠다호의 수리를 시킨다. 하지만 곧 거대한 해일이 하이하버를 강타하고 바라쿠타호는 산 중턱까지 밀려올라가 버린다. 더 이상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인더스트리아 군인들은 무기를 버리고 항복한다. 군인들은 하이하버의 주민이 되는 걸 허락 받았지만 몬슬리는 제대로 적응할 수 없었다. 그러는 동안 코난은 인더스트리아로 돌아가 라오박사를 돕기로 결정한다. 포비는 내키지 않았지만 코난을 따르기로 한다. 무장선과 바라쿠다호가 사라진 이상 인더스트리아로 갈 유일한 방법은 여러해 전 인더스트리아에서 사람들을 탈출시킬 때 라오 박사가 사용했었던 수상비행기 뿐 이었다. 하이하버에서 비행기를 조종할 수 있는 사람은 몬슬리 밖에 없었기 때문에 코난은 그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코난의 순진해 보이는 제안에 놀랐지만 거 절할 이유가 없었다. 라나도 같이 가고 싶어했지만 코난은 위험하다고 그냥 남아으라고 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라나의 라오박사에 대한 의미를 느끼고는 같이 데리고 가게 된다. 다이스도 몰래 비행기에 올라타게 된다.
반쯤 갔을 때 일행은 팔코를 발견하게 되고 앞지르기 시작했다. 몬슬리는 코난에게 도착하면 놔 달라고 하였고, 코난은 가고 싶으면 아무데나 가도 된다고 말한다. 이에 몬슬리는 코난의 자신에 대한 상상할 수 없는 믿음에 감명을 받아 코난을 따르기로 결정한다.
수상비행기가 인더스트리아에 도착하자 곧이어 팔코가 도착했고 공격하기 시작했다. 몬슬리와 코난이 수상비행기를 이용해 팔코를 유인하는 동안 라나, 포비, 다이스는 해변에 상륙한다. 수상비행기는 격추되었고 삼각탑 근처에 추락했다. 불타는 비행기에서 의식을 잃은 몬슬리를 구하려다 코난은 붙잡히고 만다. 라나와 포비, 다이스는 코난을 구출하려 지하로 라오박사를 찾아 나선다. 불행하게도 라오는 이미 체포되었고 레프카에게 고문을 당하고 있었다. 하지만 라오박사는 곧 다가올 지진에 대비해 인더스트리아 주민들을 대피시키는데 태양에너지를 쓰지 않는 한, 그 비밀을 알려주지 않겠다고 말한다. 레프카는 태양에너지로 자이안토를 부활시켜 세계를 지배하고 싶었기 때문에 그 말을 들어줄 수 없었다. 몬슬리는 라오박사가 옳다는 것을 깨닫고 레프카를 설득하려 하지만 오히려 레프카는 그녀를 반역자로 몰아 체포하고 사형을 지시한다. 라오박사를 숨겨줬고 지금은 라나를 숨겨준 지하시민들에게 분개한 레프카는 지하세계를 수장시킬 것을 명한다. 라나는 레프카에게 포섭되었고 지하시민들의 수장을 저지시키게 한다.
사행집행 도중 몬슬리는 경비병들에게 코난을 보여달라고 설득시킨다. 코난은 그의 초인적 힘과 몬슬리의 도움으로 삼각탑에서 탈출한다. 그러나 몬슬리는 끝내 총을 맞고 만다.
다시 지하에서 포비와 다이스를 만난 코난은 라나가 레프카에게 잡혀있다는 걸 알게 된다. 차오르는 바닷물에서 지하시민들을 구하는 방법은 잠수해서 외부출구를 찾거나 삼각탑의 조종실에서 출입문을 여는 것이었다.
라나는 라오박사를 만날 수 있었지만 그는 이미 고문으로 시력과 청력을 잃은 후였다. 텔레파시 만이 유일한 의사소통 수단이었다. 라오박사와 라나가 계속 도움 요청을 거부하자 레프카는 몹시 화가 난다.
조종실로 가는 도중 코난과 포비, 다이스는 부상당한 몬슬리를 가까스로 구해낸다. 그들은 함께 조종실로 향했고 코난은 삼각탑 꼭대기에 라나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레프카는 손을 묶은 채 라나를 좁은 바닥에 세우고는 그것을 쭉 늘어나게 하여 공중에 서있게 하 였다. 레프카는 라나에게 라오박사에게 도움을 청하도록 만들었지만 라나는 하지 않는다. 그러나 라나는 거기 오래 서있을 수 없었고 그때 아래쪽에서 코난의 가만히 있고 아래를 보라는 목소리 를 들었다. 라나는 밑을 보았고 지하세계의 문이 열리는 모습을 보고 힘을 얻게된다.
다이스와 일행들이 조종실을 점령하고 지하세계의 문을 연 것이다. 지하시민들은 분노로 일어섰고 삼각탑으로 레프카를 무찌르고 라오박사를 구하기 위해 밀어닥쳤다. 그러는 동안 코난은 라나를 구하기 위해 달려왔으나 라나가 있는 곳에 도착했을 때 레프카는 이미 라나를 데리고 지붕에 있는 비행정으로 달아나려 하고 있었다. 코난은 레프카를 추격했으나 라나를 인질로 코난의 추격 을 위협했다. 레프카는 라나를 태우고 막 이륙하려 할때 코난은 초인적인 힘으로 그의 창을 비행정에 던졌다. 비행정은 충격을 받고 화염에 힘싸이고 코난은 비행정에 올라타 레프카를 때려 눕힌다. 코난은 라나를 데리고 비행정에서 뛰어내리고 비행정은 곧바로 폭발한다.
레프카가 사라지자 라오박사는 인더스트리아 주민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삼각탑의 태양에너지를 부활시킨다. 그러나 아무도 몰래 레프카는 그의 부하들과 지하에 있는 자이안토 격납고로 탈출한다. 그는 새로운 태양에너지로 자이안토를 비밀리에 충전시켰으나 곧 그 사실이 발각됐고 부하들에게 조종실 장악을 명령한다. 그러는 사이 코난과 포비, 다이스는 인더스트리아를 떠날 수 있는 침몰된 구조선을 인양한다. 라나와 몬슬리는 레프카가 삼각탑에 있는 걸 알아내고 코난에게 팔코를 사용하라고 알리지만 너무 늦었다. 레프카는 자이안토의 재충전을 끝내고 지하 격납고에서 이륙한다. 이를 목격한 몬슬리는 팔코로 자이안토를 공격하지만 어마어마하고 강력한 무기로 무장한 자이안토를 당해낼 수 없었다. 코난은 자이안토에 올라타서 타격을 입히려는 생각으로 포비, 다이스와 함께 팔코를 타고 자이안토에 올라타고 라나와 몬슬리는 인더스트리아로 돌아온다. 코난과 동료들은 자이안토의 곳곳을 부수었다. 레프카는 다이스와 포비가 있는 꼬리쪽을 파괴시키고 작은 탈출정으로 탈출을 시도한다. 코난은 레프카를 저지했고 그의 부하들은 서로 탈출정을 타기위해 아우성을 친다. 운 좋게 레프카는 탈출하고 자이안토엔 코난 혼자 남게 된다. 잠시후 자 이안토는 화염에 휩싸여 바다에 추락한다.
인더스트리아 사람들은 이전에 다이스가 인양한 구조선을 타고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코난과 친구들의 소식은 없었지만 라나와 몬슬리는 충분한 시간이 없었다. 구조선이 인더스트리아를 떠나자 마자 전에 라오박사가 예언했던 어마어마한 지진이 일어났고 인더스트리아는 바다속으로 가 라앉아 버린다.
하이하버로 가는 도중 자이안토의 꼬리를 타고 표류하고 있는 포비와 다이스를 발견한다. 그들의 무사함에 모두들 기뻤지만 라나는 코난이 걱정스러웠다. 라오박사는 라나에게 텔레파시의 힘으로 코난의 위치를 알아보라고 말한다. 텔레파시를 통해 코난이 근처 바다에서 표류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바로 배를 돌려 코난을 구조하고 모두들 뛸듯이 기뻐한다. 라오는 코난의 귀환을 보고 이제 그의 임무는 끝났다고 생각하며 라나를 돌봐줄 것을 부탁하고 세상을 떠난다.
얼마지나지 않아 인더스트리아인들은 하이하버에 정착했다. 다이스는 바라쿠다호의 수리를 마치 고 몬슬리와의 결혼과 더불어 진수식을 갖는다. 다이스, 몬슬리, 코난, 라나, 포비, 타라 그리고 많 은 사람들은 홀로남은 섬으로 돌아가 정착한다. 그러나 그들이 도착했을때 작은 홀로남은 섬이 거대한 육지로 바뀌어 있는 걸 발견하게 된다. 인더스트리아를 집어삼킨 거대한 지각변동이 홀로남은 섬을 물위로 끌러올린 것이다. 모든 사람들은 새로운 대륙의 출현에 기뻐했고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다.
미야자키 관련작품
1963 <멍멍 충신장 わんぱく忠臣藏>
도에이 동화, 극장용 장편, 1시간 21분.
동화 담당.
도에이 동화에 입사 후 처음으로 제작에 참여한 작품. 테즈카 오사무가 기초원안과 콘티를 담당했으며, 디즈니의 장편 만화영화들과비슷하다고 한다.
평화롭고 조용한 숲에서 살던 꼬마 강아지 로크는 무법자인 호랑이 키라와 여우 아카미미에게 어머니를 잃는다. 복수를 위해서 떠돌이 개 고로의 협력을 받아가며 힘을 키워 가는 로크. 그러나 이를 눈치챈 아카미미의 계략에 의해 바다를 표류하던 로크는 등대지기 소녀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게 되고 씩씩하게 성장해 간다. 어느 날, 건너편 섬에 키라 일당이 있다는 소식을 들은 로크. 친구들과 함께 어머니의 복수를 위해 힘차게 달려 간다.
1964 <늑대소년 켄 狼少年ケン>
도에이 동화, TV시리즈, 옴니버스 전86편, 흑백.
동화 담당.
도에이동화의 첫 번째 TV애니메이션으로 다카하타 이사오의 연출 데뷔작품이자 미야자키가 처음으로 참가한 TV작품. '늑대에게 자란 인간 소년'이라는 극의 설정은 '정글북'에서 얻은 것으로 '모노노께히메'에도 같은 모티브가 사용되고 있다.
70년대 중후반에 MBC를 통해 국내 방영되었다고 한다. (기억에 없음...)
혜성의 접근으로 인하여 아프리카에 급격한 천재지변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식량 부족의 위기에 처한 늑대들을 구한 것은 숲 속의 많은 동물들 중 '두발을 가진 늑대'라고 불리는 인간의 아이 켄이었다. 흰 사자로부터 받은 '왕자의 검'을 가지고 쌍둥이 늑대 치치, 포포와 함께정글을 누비는 켄. 늑대용사인 외눈박이 잭과 장로 보스에게 보호받으며 늑대소년은 라이벌인 큰 곰과 호랑이 키즈에 맞서 용감히 싸운다.
1965 <걸리버의 우주여행 ガリバ-の宇宙旅行>
도에이동화, 극장용 장편, 1시간 20분.
동화, 아이디어.
'인간의 편리에 의해서 만든 로봇이 반란을 일으켜 인간을 지배한다'는 모티브로 '신조인간 캐산' (73년) 등 이후 많은 작품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공주의 갑옷이 쪼개지면서 따뜻한 인간의 모습이 나타나는 마지막 장면은 당시 그 부분의 동화를 담당했던 미야자키의 제안으로 그 형태가 변경된 것으로 유명하다.
70년대 중후반에 지금은 KBS2로 통폐합된 TBC에서 방영했다고...
어느 날 거리에서 또돌이 개 마크와 인형 대위를 만나 밤새 즐겁게 놀던 고아소년 테드는 우연히 숲 속의 비밀 연구소에서 걸리버 박사를 만난다. 마침 '푸른 희망의 별'을 찾으려던 걸리버 박사는 모두를 로켓에 태우고 우주여행을 시작한다. 신비로운 우주의 항해를 하는 걸리버 일행.그러나 도중에 만난 보랏빛 별의 공주로부터 '푸른 희망의 별'이 로봇에게 지배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듣게 되고 별을 구하기 위해 테드는 로봇들을 조종하는 보스 로봇과 대일전을 펼친다.
1965 <소년닌자 바람의 후지마루 少年忍者風のフジ丸>
도에이동화, TV시리즈, 옴니버스 전65편, 흑백.
동화 담당.
시라토 산페이(白土三平)의 원작만화 <닌자 회오리>를 각색한 TV시리즈. 방영시간에 실제로 닌자 수업을 받은 사람이 나와 닌자 비술을 해설하여 재미를 더했다고... 시리즈 중 몇 편은 컬러로 만들어져 큰 주목을 받았다.
일본 전국시대의 어느 날, 매 한 마리가 닌자 마을에 아기를 떨어뜨리고 간다. 그 후 아기는 닌자의 자식으로 자라고 후지마루라는 이름을 갖게 된다. 당시 영웅들 사이에서는 최강의 비밀 병기를 제작하는 방법이 쓰여진 책 '용연의 서'를 둘러싼 싸움이 점점 격렬해 진다. 싸움에 휘말린 닌자소년 후지마루는 평화를 사랑하는 소녀 미도리와 함께 닌자비술 '나뭇잎에 숨기' 등을 비장의 무기로 구사하며, 이카의 닌자 군단을 비롯한 다른 괴인들에 대항한다.
1965 <허슬 펀치 ハッスルパンチ>
도에이동화, TV시리즈, 옴니버스 전26편, 흑백.
동화 담당.
일본 애니메이터의 대부이자 미야자키의 대선배인 모리 야스지 林康二의 원안을 만들어진슬랩스틱 코미디의 걸작. 캐릭터 디자인과 작화 감독에 모리 야스지, 원화에 오츠카 야스오 大塚康牲등 A급 스탭이 참가하여 '동물보물섬'의 원류라고 할만한 정통파 애니메이션의 수작을 만들었다.극 중 악당인 가리가리 박사의 이미지는 이후 미야자키 연출로 만들어진 '명탐점 홈즈'의 모리아티 교수로 이어진다.
펀치, 터치, 붐은 한 마을에 사는 씩씩한 개구장이 3총사. 비록 모두가 고아이지만 매일 즐겁고 밝게 살아간다. 그러나 가리가리 박사는 부하인 블랙과 누우를 시켜 나쁜 짓을 일삼고 소동을 일으켜 마을의 평화를 어지럽힌다. 3총사는 힘만 믿고 날뛰는 못된 가리가리 일당에 대항하여 지혜와 슬기로 유쾌한 훼방 작전을 벌인다.
1966 <레인보 특공대 로빈 レインボ-戰隊ロビン>
도에이동화, TV시리즈, 옴니버스 전48편, 흑백.
원화(34,38화) 담당.
'사이보그 009'의 이시노모리 쇼타로, '도라에몽'의 후지코 후지오 騰子不二雄 등 7명의 스탭이 애니메이션 제작을 위해 설립한 '스튜디오 제로'에서 기획한 작품. 각기 다른 개성르 지닌 인물들이 한 팀을 이룬다는 설정은 '캡틴 퓨처' (78년)등 그 후에 나오는 작품들의 캐릭터 구성 면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일본에는 지금도 팬 클럽이 존재한다고 한다.
멸망 직전의 파루타 별에서 탈출하여 지구에 불시착한 포르토 박사는 스미코라는 여인과 결혼하여 아들 로빈을 낳는다. 그러나 박사와 부인은 지구를 침략한 파루타 황제에게 결국 잡히고 만다.혼자 남겨진 로빈은 간호로봇 리리, 변신로봇 울프, 괴력로봇 벤케이, 초지능로봇 교수, 고양이로봇 벨, 로켓로봇 패가수스 등 박사가 만든 6명의 로봇에게 키워진다. 성장한 로빈은 레이건을 무기로 지구침공을 개시한 파루타군과 맞서 싸운다.
1966 <마법사 샐리 魔法使いサリ->
도에이동화, TV시리즈, 옴니버스 전109편, 흑백(1~17화) 칼라(18~최종화).
원화(77,80,86화) 담당.
미국 TV외화 '아내는 요술장이'의 히트에 자극을 받아 기획한 일본 최초의 소녀용(순정) 애니메이션. '마법공주 밍키 모모'나 '세일러 문' 등 일본 애니메이션의 큰 흐름 중 하나인마법소녀 시리즈의 선구적인 작품이다.
70년대 중후반에 TBC에서 '요술공주 새리'라는 타이틀로 방영을 했다.
마법나라의 매력적인 왕녀, 그 이름은 샐리. 따분한 천상의 공부에 실증을 느끼고 넓은 세상을 경험하기 위하여 인간의 세계에 내려온 샐리는 때마침 백화점에 든 도둑을 남동생 카브와 함께 마법으로 붙잡는다. 점차로 인간세계에서의 생활이 마음에 드는 샐리는 마법사임을 숨기고 평범한 소녀로 학교를 다닌다. 위기에 처할 때는 마법을 사용하지만 친구인 요시코나 스미레이와의 만남을 통해서 마법보다 더 중요한 것들을 하나하나 알아간다.
1968 <태양의 왕자 호루스의대모험 太陽の王子 ホルスの大冒險>
도에이동화, 극장용 장편, 1시간 22분.
장면설계, 원화.
다카하타 이사오와 함께 한 첫 작품으로 당시의 사회 분위기(좌익 학생운동이 활발히 전개되었던 이른바 '전공투'의 시대, 당시 운동을 주도했던 것은 결코 '적군파'가 아니다)의 영향을 받은 듯 절대권력으로부터 위협받는 인간의 투쟁과 단결을 주제로한 작품이다. 아이누족의 전승설화를 모티브로 하여 쓰여진 인형극 희곡 '티키사니의 태양'을 북유럽으로 무대를 옮겨 애니메이션화한 작품. 이전까지 어린이 성향이 지배적이었던 일본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바꾸는 계기를 마련한다. 스케줄이나 임금 등의 문제로 몇 차례나 제작이 중단되었지만, 젊은 스탭들의 열의에 의해서 3년이라는 긴 기간 끝에 완성을 보게 된다. 타카하타가 연출한 이 작품에서 원화맨으로 참가했던 미야자끼는 엄청난 양의 아이디어와 이미지보드를 제공하여 단번에 메인 스탭으로 발탁되고, 타카하타와의 콤비체제를 확립시킨다.인간 내면의 선과 악의 갈등(힐다...), 단결의 중요성(계급 갈등 비스무리한...) 등 당시로서는 다소 무거운 주제로 인하여 도에이동화 사상 최저의 흥행을 기록했다. 그러나 인간의 내면 심리묘사와 군중 드라마, 일반 민중의 생활상 표현 등이 뛰어났다고 평가받고 있다.
돌거인 모그로부터 '태양의 검'을 받은 소년 호루스는 악마 그룬월드의 유혹을 뿌리치고사람들이 사는 마을로 내려온다. 호루스는 아버지의 유언대로 마을사람들과 힘을 합쳐 악마의 재앙을 물리치는데 힘을 쏟는다. 어느 날, 그들 앞에 악마가 보낸 신비의 소녀 힐다가 나타나고 마을은 혼란에 빠진다. 그러나 '태양의 검'을 중심으로 일치 단결한 호루스와 마을사람들은 총공세를 펼치는 그룬월드를 결국 퇴치하고 악마의 여동생 힐다는 인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1969 <장화를 신은 고양이 長靴をはいた猫>
도에이동화, 극장용 장편, 1시간 20분.
원화 담당.
샤를르 페로의 동화가 원작인 걸작 장편. 이 작품은 각 원화맨이 담당 파트의 콘티를그려 모으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는데, 미야자키는 오츠카 야스오와 함께 마왕 성에서의 추격장면을 담당하였다. 루시퍼를 상대로 펼쳐지는 피엘과 페로의 긴박감 넘치는 결투 장면은 다시 한 번미야자키의 뛰어난 장면설정의 재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70년대 중후반 TBC를 통해 국내에 방영됐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형들에게 쫓겨난 시골청년 피엘은 떠돌이 고양이 페로를 만나함께 여행을 떠난다. 재치 넘치는 페로는 피엘을 카라바 공작으로 추켜 세우며 마왕 루시퍼와의 결혼을 앞둔 아름다운 로자 공주와 결혼시키려고 한다. 그러나 보름달이 뜬 날 밤에 공주는 마왕에게 잡혀간다. 납치된 공주를 구출하기 위해 마왕의 성으로 향하는 피엘과 페로. 마침내 둘의 지혜와 용기는 마왕을 물리치게 되고 피엘과 공주는 행복한 결혼식을 올린다.
1969 <하늘을 나는 유령선 空飛ぶゆうれい船>
도에이동화, 극장용 장편, 60분.
원화 담당.
태양의 왕자 호루스의 대모험의 영향을 받아 소년 취향의 작품성을 띄고 만들어진 B급 괴기 SF장편. 이시노모리 쇼다로의 '유령선'이 그 원작이다.현대의 일본을 무대로 거대기업의 음모를 묘사하는 등 사회성 있는 테마를 강조하였다. 미야자키가 담당했던현장감 넘치는 전차의 시가전과 정밀하게 묘사된 로봇 고렘의 출현장면은 압권으로 평가된다.
70년대 중후반 TBC를 통해 국내에 방영됐다...(...)
하늘을 나는 정체불명의 유령선이 출현함과 동시에 인기 절정의 보아쥬스를 수입하는 쿠로쇼물산의수송선은 계속해서 습격을 받는다. 자동차 사고를 당한 쿠로쇼물산의 사장 부부를 도왔던 소년아라시야마는 바다의 괴생물체들의 공격이 있던 날, 부모를 잃고 자신의 태생에 대해서 알게 된다.쿠로쇼 회장의 양자로 입양된 소년은 우연히 쿠로쇼물산을 조종하는 배후세력 '보아'의 존재를 알게 되고, 유령선과 보아의 싸움에 말려 든다.
1969 <무밍 ム-ミン>
즈이요영상, TV시리즈, 옴니버스 전65편.
원화(23화) 담당.
토베 얀슨의 환상적인 동화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작품. 스토리와 캐릭터를 원작에 가깝도록 만들었지만 시청자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다시 일본인의 취향에 맞게 수정되었다.
한적한 어느 산기슭. 모습도 생활습관도 가지가지인 불가사의한 사람들이 사는 무밍계곡. 그 곳에는 기묘한 생물이나 옛날부터 전해 온 전설이 유쾌한 사건을 불러 일으킨다. 밝고 명랑한 무밍 트롤은 여자친구 논논, 키다리 스니프, 꼬마 미이, 방랑자 스나프킨 등 친구들과 함께 언제나 꿈같은 모험의 세계로 빠져든다. 그리고 계절의 변화 속에서 갖가지 즐거움과 슬픔도 알아간다.
1969 <비밀의 앗코짱 ひみつのアッコちゃん>
도에이동화, TV시리즈, 옴니버스 전94편.
원화(44, 61화) 담당.
'마법사 샐리'에 이어지는 도에이 마법소녀 노선의 두 번째 작품. 평범한 소녀에게 변신능력을 준설정은 아이들에게 보다 친근감을 느끼게 해 주었다. 2년에 걸쳐 방영된 인기작이었으며 이후 마법소녀 시리즈를 정착시키는 역할을 한다. 88년에 리메이크되기도 했다.
귀여운 소녀 앗코는 어느 날, 거울의 요정으로부터 "테크마 크마야콩...!"이라는 주문을 외우면생각대로 변신할 수 있는 마법의 컴팩트를 받는다.앗코는 친구인 모코, 개구장이 타이쇼와 그의 동생 쇼쇼, 척척박사 치카토, 조잘대기 명수 감모, 앗코의 애완고양이 시포나 등 재미있는 친구들과 함께 매일매일 즐겁게 생활을 하며마법으로 착한 일을 한다.
1971 <동물 보물섬 どうぶつ寶島>
도에이동화, 극장용 장편, 1시간 18분.
아이디어구성, 원화 담당.
도에이 창립 20주년 기념작품. 스티븐슨의 명작 '보물섬'을 각색하여 애니메이션화한 A급 액션물. 철저히 어린이용으로 만들어졌으며 빠른 템포의 장면과 회화에 의한 전통적인 모험 만화영화를 추구하였다. 미야자키는 아이디어 구성에 참가하여 해적선 안에서의 우스꽝스럽고 요란스런 액션이나 호수 속에 잠겨있는 침몰선의 설정 등 곳곳에서 독특한 발상을 내어 작품의 재미를 한층 높여 주었다. 미야자키식 액션의 원형이 시작된 작품이라고 평가.주인공 짐과 캐시 이 외의 모든 등장인물이 동물로 나오는 캐릭터 설정은 이후 미야자키가 감독한'명탐정 홈즈'(최초 설정 : 허드슨 부인만 사람으로 등장)나 '홍돼지'(주인공만 돼지로 등장) 등의 작품에 그대로 전달된다.
항해를 꿈꾸는 소년 짐이 고양이 선원으로부터 전해 받은 것은 그 유명한 해적선장 플린트의 보물지도였다. 보물섬을 찾아서 손수 만든 통나무배를 타고 출항하는 짐과 생쥐 크랑.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돼지실버선장에게 붙잡히고 해적선에서 플린트의 손녀 캐시를 만난다. 그 후 플린트의 보물지도를 둘러싼 쟁탈전에 짐, 캐시, 실버 그리고 그 외 수 많은 해적들이 휘말려 들고 보물섬을 향한 대모험은 펼쳐진다.
1971 <알리바바와 40마리의 도적 アリババと40匹の盜賊>
도에이동화, 극장용 장편, 55분.
원화 담당.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 이야기를 각색한 전형적인 슬랩스틱 개그 애니메이션. 미야자키가 그려 낸램프 요정과 하크가 궁전 위에서 벌이는 폭소를 금치 못할 액션은 이 작품의 하일라이트. 미야자키가 도에이동화에서 마지막으로 참여한 작품이다.
40인의도적을 소탕한 알리바바는 부자가 되었고 그 자손인 알리바바 33세는 왕으로서 군림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역대 왕 중 가장 가난하다. 궁여지책으로 마법 램프의 요정을 이용하여 도둑질을 시키고 방탕한 생활을 한다.한편, 40인의 도적 두목의 자손인 하크는 인정이 많고 의협심이 강한 소년이다. 그는 왕에게 천대를 당한 40마리의 고양이들과 함께 성으로 숨어 들어가 선조의 빼앗긴 보물을 되찾기 위하여 알리바바 33세와 대공방전을 벌인다.
1971 <사루토비 엣창>
도에이동화, TV시리즈, 옴니버스 전26편.
원화(6화) 담당.
이시노모리 쇼타로의 만화 '이상하고 이상하며 이상한 그 아이'를 애니메이션화한 작품.월요일 밤에 방영되었기 때문에 마법소녀 노선의 작품 중 하나로 인정받은 적도 있지만 엣창은일종의 슈퍼 우먼으로 마법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템포 빠른 활극조의 스토리는 비슷한 노선의 작품들에 비해 튀는 편이었으나, 인기는 그다지 높지 않아 조기 종영했다.
미츠바 초등학교로 전학 온 사루토비 에츠코(엣창)는 뛰어난 운동신경을 가진 소녀이다.그리고 동물과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신비로운 능력도 가지고 있다. 우연한 계기로 미코짱의 집에서 하숙을 하게 된 엣창은 오사카 사투리를 쓰는 애견 부트와 정의감에 넘치는 촐랑이 타이효와 함께 주변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건을 해결한다. 한편 라이벌인 미코짱과 언제나 심술을 부리는 타케시와 가키 일당은 늘 엣창에게 혼이 난다.
1972 <팬더, 아기팬더>
도꾜무비신사, 극장용 단편, 33분.
원안, 각본, 장면설정, 원화 담당..
도에이동화 퇴사 후 첫 작품. <긴양말의 삐삐>의 애니메이션화 실패후 일본에 처음 공개 된 팬더를 기념하여만든 작품. 나중의 <이웃의 토토로>의 전신이다.
1974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
즈이요영상, TV 연속물, 연속 전52편.
장면설정, 레이아웃 담당.
TV 연속물. 즈이요 영상에서 제작한명작극장 노선이라 불리는 일련의 TV 시리즈물들의 처음 작품.
1976 <엄마찾아 삼만리>
닛폰애니메이션, TV 연속물, 연속 전51편.
장면설정, 레이아웃 담당.
1978 <미래소년 코난>
닛폰애니메이션, TV 연속물, 연속 전26편.
연출(단독 1,2,16,18,19,22~26화/공동 3,4,8,12,15,17화) 캐릭터 디자인, 메카닉 디자인,장면설정, 콘티(공동 7,9,10,13,20화) 담당.
TV 연속물. 미야자키의 연출 데뷔작. 1983년 방영되어 폭발적 인기를 끌었고 그후 여러 차례 재방송된작품...
1979 <루팡3세 : 카리오스트로의 성 ルパン3世 : カリオストロの城>
도꾜무비신사, 극장용 장편, 1시간 40분.
각본, 감독 담당.
극장판. 미야자키의 극장용 애니메이션연출 데뷔작. 그 동안 다카하타의 메인 스텝으로서 쌓아온 아이디어와 기술의총결산작. 성인 관객으로부터 호평을 받았으며 일본 액션 애니메 이션 중 걸작이라고평가된다.
1979 <빨강머리 앤 赤毛のアン>
닛폰애니메이션, TV시리즈, 옴니버스 전50편.
장면설정, 레이아웃(1~15화) 담당.
루시 몽고메리의 원작을 토대로 타카하타 이사오가 충실하게 애니메이션화한 명작 시리즈의백미. 대화 위주로 쓰여진 원작의 맛을 그대로 살린 타카하타의 자연스런 연출과 미야자키의 뛰어난 레이아웃은 앤의 소녀다운 활발함과 감성의 폭을 보다 풍부하게 표현하여 한 소녀의 성장 드라마를 성실히 묘사하는데 성공한다. 프린스 에드워드섬(캐나다 북동쪽에 있음)의 현지 로케로그려진 탁월한 미술배경과 전편에 흐르는 클래식풍의 사운드 트랙은 작품의 품위를 한층 높여준다.90년에는 6편까지 재편집하여 '그린 게이블즈로 가는 길'이라는 부제로 극장에서 공개되기도 했다.미야자키는 '루팡3세 카리오스트로의 성' 제작 관계로 15화까지만 레이아웃을 맡았다.
초록색 지붕 집에 사는 매튜와 마릴라는 일을 도와줄 남자 아이를 고아원에 부탁하지만 정작 온 것은 빨강머리의 빼빼마른 한 소녀였다. 공상하기와 조잘대기를 좋아하는 앤을 마릴라는 못마땅히 여기고 다시 고아원으로 돌려보내려고 하지만 어두웠던 소녀의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듣고 이내 친자식처럼 사랑을 느끼게 된다. 마침내 꿈에 그리던 집과 가족을갖게 된 앤, 기쁨의 하얀 길, 빛나는 호수 등 풍요로운 자연과 다이아나, 길버트, 린드 부인 등주변사람들의 따뜻한 사랑과 관심 속에 앤은 명석하고 아름다운 숙녀로 성장해 간다.
1982 <명탐정 홈즈 名探偵ホ-ムズ>
도꾜무비신사'RAI'REVER, TV 연속물, 옴니버스 전26편.
감독, 각본, 연출(3,4,5,9,10,11화) 담당.
TV 연속물, <명탐정 번개>,<명탐정 셜록 하운드> 등으로 방영.
런던의 베이커 거리는 언제나 기괴한 사건이 끊이질 않는다. 그 곳에 사는 명탐정 홈즈와그의 친구 왓슨 박사는 사건이 발생하면 하숙집 여주인인 아름다운 허드슨 부인의 배웅을 받으며 구형 밴츠를 몰고 번개같이 출동한다. 한편, 수많은 사건들 뒤에는 언제나 괴짜이자천재인 악당 모리아티 교수와 그를 맹종하는 부하 토드와 스마일리가 있다. 사건과 사건의 연속 속에서, 기상천외한 계략을 꾸미는 모리아티 교수와 명탐정 홈즈의 치열한 두뇌 싸움과 손에 땀을 쥐게하는 대추격전이 계속된다.
1984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風の谷のナウシカ>
톱 크라프트, 극장용 장편, 1시간 56분.
원작, 각본, 감독 담당.
극장판. 미야자키가 '아니마쥬'에 연재하던자신의 만화를 기초로 만든 작품. 인간의 이기주 의나 환경문제 등의 현대사회적병리현상에 기반을 둔 심각한 전개가 사회적 반향을 불러 일으켰고 미야자키가자신의 확고한 지지층을 확보하는 계기가 됐다. 파리 국제 SF 환타지 페스티발1위, 자그레브 SF 1위.
"소녀의 사랑이 기적을 부른다"
거대 산업문명의 파멸 후, 1000년. 지표의 모든 것이 죽고 오염되어 있다. 그러나 소왕국 '바람계곡'은해풍의 도움으로 사람들이 살고 있다. 이 ㅇ왕국의 공주 나우시카는 어려운 자연 환경 속에서살아가는 사람들을 지킬 숙명을 타고난 소녀. 어느 날, '바람계곡'에는 도르메키아의 비밀 수송선이 추락하게 되고 이것을 계기로 대국 도르메키아의 군대가 습격한다. 나우시카는 원치않는 전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고, 전설처럼 자신의 희생으로 '바람계곡'을 재앙에서 구해낸다.
1984 <히다치-맥셀 뉴 골드 비디오테잎>
덴츠우, TV CF.
원더 쉽 디자인 담당.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개봉 후 참여했던 2편의 TV CF 중 한 편이다. 미니어처 특수 촬영으로 만들어진 이 CF에서 미야자끼는 '원더 쉽'을 그의 독특한 스타일로 디자인하였다.
1984 <히다치 - PC H2 '포제트용 편'>
덴츠우영화사 , TV CF.
캐릭터 디자인 담당.
히다치 제품의 CF. 미야자끼는 주인공 소녀의 이미지를 만들었고,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의 테토와아르마딜로를 합쳐 놓은 듯한 상상의 동물 '포제트용'을 디자인하였다.
1986 <천공의 성 라퓨타 天空の城ラピュタ>
스튜디오 지브리, 극장용 장편, 2시간 4분.
원작, 각본, 감독 담당.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성공 후 다카하타와 함께 '스튜디오 지브리'를 설립하고 만든 첫 작품.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에 등장하는 떠도는 섬 라퓨타를 모티브로 했다. 모험 활극인 동시에 기계문명과 독재 권력 비판을 주제로 한다. 극장판 <미래소년 코난>이자 이 전까지의 미야자키 작품의 집대성이라고 평가된다.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을 정도의 박진감 넘치는 비행 모습의 묘사와 강렬하고 스펙타클한 액션은 압권이다. 극 후반의 군인들에 대한 무차별 학살은 충격적일 정도며, 그가 군국주의와 독재권력에 얼마나한 미움을 갖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게 한다. 또한 도라 등의 공적과 광산마을은 미야자키의 아나키즘이 투영된 것이라 한다. 일본 내에서는 '라퓨타 증후군(웬지 모르게 하늘을 보게 되는 증상)'을 일으키기도 했다.
미야자키 작품의 밑바탕에 흐르는 사상이 아나키즘이라는 것은 코난이래 그의 작품에서 매번 등장하는 이상적 공동체(미야자키의 작품은 아니지만 그가 깊이 관여한 '태양의 왕자 호루스의 대모험'의 목가적인 마을 공동체 이래로 '모노노케히메'의 제철소 집단에 이르기까지)와 체제 바깥에서 자유롭게 살아가는 공적들 같은 존재들('천공의 성 라퓨타', '홍돼지' 등등... '미래소년 코난'의 쓰레기 수집선 이래로의), 그리고 그의 작품들이 일관되게 문제삼는 독재권력에 대한 비판과 문명비판 등을 통해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또 그의 이런 아나키즘적 성향은 최근 95년 아사히 인터뷰(Thanks to 유지영)에서 보듯 자신의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라고도 한다.
이런 아나키즘적 성향때문에 SK에서는 대학가 만화영화 상영의 기폭제 역활을 미야자키의 일련의 만화영화들이 담당했다... 그리고 그런 특징들만이 디즈니 만화영화로부터 미야자키의 작품들을 구분시키는 것들이기도 하다.
"어느날, 소녀가 하늘에서 내려왔다"
슬랙 계곡에 살고 있는 견습 기계공 파즈는, 어느 날 비행석을 목에 걸고 하늘에서 내려온 소녀 시타를 구한다. 그녀는 비행석을 쫓는 정부기관원 무스카와 공중해적 도라(시타의 나이 든 모습으로 보면 딱 맞다...) 일가로부터 쫓기는 중이었다. 시타로부터 그렇게 꿈에 그리던 신비한 섬 라퓨타의 존재와 비행석의 비밀을 알게 된 파즈. 도라들과 손잡고 라퓨타의 힘을 손에 넣어 세계정복을 꿈꾸는 무스카에 맞서 대일전을 펼친다.
1987 <야나기가와 운하이야기>
니바리키, 다큐멘터리, 2시간 45분.
제작 담당.
당초 미야자키는 야나기가와를 무대로 타카하타 감독의 청춘물을 구상하고 있었지만 취재과정에서 기획을 변경하여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의 판권수익을 가지고 이 작품을 제작하게 된다. 물을 무대로 펼쳐지는 인간 관계, 지역 공동체의 부활, 역사와 전통의 중요성 인식, 주민자치의식의 획복 등 실증적으로 엮어 가는 영상은 매우 인상적이다. 이 작품에서 얻은 이런 성과는 타카하타 이사오의 이후의 작품들에서 리얼리즘적 경향을 강화시켰다.
고도의 경제 성장으로 인하여 점점 죽어 가는 후쿠오카현의 야나가와호리와리시의 운하. 악취와 오염을 숨기기 위해 복개 공사를 진행하던 중 시장에게 이의를 신청한 한 사람의 행정직원이 있었다. 도시하수로 계장인 히로마츠 츠타에. 그는 400년을 이어온 야나기가와의 역사를 조사하고 그 기능을 확신한 후 운하 정화운동에 전념한다. 내심 수로의 부활을 원하고 있던 주민들은 정화운동에 스스로 참가하게 되고 세월이 지나면서 마침내 야나기가와는 부활한다.
1988 <이웃 사촌 토토로 どなりのトトロ>
스튜디오 지브리, 극장용 장편, 1시간 28분.
원작, 각본, 감독 담당.
일본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영화 1위에 뽑힌 미야자끼 감독의 대표작으로 아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 유명한 토토로의 팬시 제품을 비롯해서 여러 측면에서 지브리의 입지를 다져놓은 작품이다. 미야자끼가 연출한 작품들 중 SF의 세계를 떠나 실제의 시간을 배경으로 삼은 첫 작품으로 60년대 일본 농촌을 배경으로 한다. 미야자키의 이상주의가 투영된 <케빈은 12살>('좋은 시절'...). 이전까지의 애니메이션들이 기피해왔던 나무와 풀의 정확한 묘사, 풍토와 계절감의 표현 등을 통해서 누구나 그립게 느끼는 보통 일본의 풍경을 묘사하는데 역점을 두었고, 이는 이후 지브리 만화영화의 일반적 특징으로 자리잡는다. 사츠키 자매의 엄마가 큰 병을 앓아 병원에 입원해 있고 아빠와 생활한다는 설정은 미야자끼의 어린 시절을 각색한 것이라고...
토토로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상징이며, 메이가 '트롤'을 잘못 발음한 것이라고 한다.
"이 이상한 생물은 아직 일본에 있습니다(아마...)"
사츠키와 메이 자매는 고고학자인 아빠와 함께 엄마가 요양중인 병원 근처의 시골로 이사를 온다. 원고에 몰두한 아빠와 학교를 다니는 언니 때문에 언제나 혼자인 메이는 어느날, 집 앞 큰 나무 밑에서(당산나무?) 거대하고도 이상하게 생긴 털복숭이 생물과 만난다. 메이는 그것을 토토로라고 이름붙인다. 그 후로부터 사츠키와 메이 자매는 토토로, 네코버스 등 숲 속에 사는 정령들과 계속적인 만남을 통해 신기하고 재미있는 일을 겪는다...
1988 <반딧불의 묘 火垂るの墓>
스튜디오 지브리, 극장용 장편, 1시간 59분.
기획 담당.
일본의 유명 문학상인 나오키상을 수상한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이웃 사촌 토토로'와 동시 개봉한 반전을 메세지로 하는 슬픈 영화다.(타카하타 영화에 희극은 드물다... 그의 비판 정신 때문이겠지만, 그 이유로 낭만적인 미야자끼의 진짜 만화영화들과는 다른 영화적 감각을 느끼게 해 준다.) 리얼한 생활 묘사와 실사에 버금가는 배경미술은 전쟁의 참혹함을 표현하는데 부족함이 없으며, 옆에서 말하는 듯한 소년의 나레이션은 관객을 애틋한 남매의 상황에 쉽게 몰입하게 만든다. 지브리 작품중 가장 무거운 주제를 가진 작품으로, 진정 눈물없이는 볼 수 없는 영화라는게 중평...
덧붙여 '에반게리온'의 안노 히데야키는 이 작품의 미술부분에 참가했다가, 자신이 그린 관함식 장면을 검게 칠해버린 타카하타에 분노하여 평생 증오하게 돼었다고...
또 덧붙여 이 영화가 단순히 일본을 전쟁의 피해자로만 그리고 있어 불만이라는 사람들이 많은데(이영화를 언급할 때 어느 누구도 빠뜨리지 않는다...), 이 영화는 전쟁의 비참함을 그리려한 것이지 일본의 과거사를 반성하자는게 주제가 아님을 도무지 이해하려하지 않는 것이다. 일본인이 2차대전을 그릴려면 과거를 반성하는 시각이 들어있어야 한다는 것은 식민지 경험을 갖고 있는 SK 사람들의 고집일 뿐이다. 그런 관점을 고집하게 되면 이 영화의 본래 뜻을 온전히 이해하는데 방해만 될 뿐으로, 일본인들과의 긍정적 대화 자체가 불가능하다... 다카하타의 이 영화는 과거를 묻어버리고, 왜곡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현대사회를 근본적으로 비판하고 반성하는 시각(반전, 휴머니즘...)에서 과거를 그리고 있는 작품일 뿐이다.
"소화 20년에.... 나는 죽었다"
태평양 전쟁이 끝날 무렵, 해군 전함의 함장을 아버지로 둔 쿄타와 세츠코 남매는 B29의 폭격으로 집과 어머니를 잃고 친척집에 얹혀 살게 된다. 생활고로 인하여 친척들의 냉대가 심해지고, 아버지의 전사 소식마저 전해지자 남매는 친척의 구박을 피해 집을 나와 컴컴한 방공호에서 생활을 시작한다. 쿄타는 어린 세츠코를 위해서 공습 사이렌이 울리면 죽음을 무릅쓰고 빈집에 들어가 식량을 훔쳐낸다. 그러나 영양실조로 극도로 쇠약해진 세츠꼬는 사라져 가는 반딧불처럼 세상을 뜨게 되고 머지않아 쿄타도 그 뒤를 따른다.
1989 <마녀의 특급배달 魔女の宅急便>
스튜디오 지브리, 극장용 장편, 1시간 53분.
프로듀서, 각본, 감독 담당.
카쿠노 에이코의 아동동화가 원작이다. 처음에는 콘도 가츠야 등 젊은 스탭을 중심으로 기획되었지만 여러 사정으로 프로듀서를 맡았던 미야자키가 감독과 각본을 맡아 만들어졌다. 작품 전체에 여성스러움을 담아 '페미니즘적'(??? 원래 페미니즘에 대한 이해가 고무줄이므로...) 영화로 평가되었다. 그래서 미야자키 최초의 여성 영화라고 선전됐다. 양호학교 학생들이 집단 제작한 그림을 스토리 전개의 키 포인트로 삼는 등 미술 면에서 새로운 시도가 있었으며, 미야자끼 특유의 비행묘사는 인상적이다. 그간의 미야자키의 소녀 캐릭터들이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을 만회하기 위해 사춘기 소녀의 불안하고 초조한 모습을 그려내는데 고심한 작품으로 일종의 성장드라마이다.
"힘든 때도 있었지만 저는 건강합니다"
13살이 된 키키는 마녀가 되기 위한 수련과정으로 고향을 떠나 항구도시로 가게 된다. 능력을 인정받아 운 좋게 빵집에 취직을 하고,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나는 능력을 이용해 특급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 돔보(마녀의 후손)라는 남자친구도 사귀지만 외로운 생활로 인해 자신감을 잃게 되는 키키. 이윽고 마법의 힘은 사라지고 빗자루 비행도 불가능해 진다. 그러나 우르슬라, 노부인 등과의 교류를 통해 조금씩 자신감을 얻게 되고, 돔보의 위기를 계기로 다시 자신의 힘으로 비행에 성공한다.
1989 <붉은 까마귀와 유령선>
NHK엔터테인먼트, 실사영화, 30분.
유령선 디자인.
89년 요코하마 박람회 기간 중에 상영된 작품으로 꿈을 믿는 아이들에게 전하는 SF판타지이다. 미야자키의 팬인 코나카 가즈야 감독의 부탁으로 미야자키가 유령선의 디자인을 담당하게 됐다. 미야자끼는 코나카 감독에게 아이들이 그린 배 그림을 원안으로 하자는 것을 제안, 영화의 무대인 요코하마에 있는 미술학원을 찾아 초등학교 1학년에서 3학년까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늘을 나는 배'의 그림을 요청했고 그 가운데 8살 소녀의 그림을 뽑아 원안으로 삼았다.
요코하마 단지에 사는 초등학생 타쿠야와 에미. 어느 날, 에미가 그린 배가 스케치북에서 뛰어 나오고 붉은 까마귀의 안내로 남매는 배에 오른다. 병상에 누운 선장은 타쿠야에게 배를 무사히 항구까지 도착하게 해 달라고 부탁하며 조정간을 맡긴다. 항구를 목표로 떠나는 험난한 모험길. 그것은 바로 타쿠야의 나약한 마음이었다. 마침내 환상적인 여행은 끝나고 타쿠야는 자신감을 얻는다.
1991 <추억 방울방울 おもひでぽろぽろ>
스튜디오 지브리, 극장용 장편, 1시간 58분.
제작 프로듀서 담당.
오카모토 호타루와 토네 유코의 만화를 원작으로 타카하타 이사오가 감독을 맡아 만들었다. 성장한 한 여성의 과거와 현재를 여행을 통한 회상 형식으로 엮고 있다. 캐릭터의 표정 연출에서는 액션 레코더를 사용해 작화하여 실사에 버금가는 리얼리티를 추구하였다. 특히, 작품의 배경이 되는 타카세 지역 사투리의 입 모양을 연구해 작화시 활용한 것은 대단한 화제가 되었다. 단조로운 선으로 디자인된 회상편과 철저히 사실적인 연기와 실제 경치에 가까운 미술을 구사한 현실편으로의 구성이 특징적이다. 맨 마지막에 다에꼬와 농촌 청년이 맺어졌는지는 의문(다카하타 자신도 그렇지 않다고...)이지만, 과거 추억담(추억은 언제나 아름답다...대개...)과 현재의 농촌의 연결을 통해 현대 도시 생활의 단조로움(?), 정서적 메마름(?)에 대비한 따뜻함과 풍요를 그리고 있다. 그림 자체도 보고 있으면 왠지 행복해지는 느낌이 든다...
"나는 나(어린시절의 나)와 여행을 떠납니다"
토꾜 토박이인 다에꼬는 회사에 10일 간의 휴가를 내고, 언니 시댁으로 일손 돕기 겸 여행을 떠나게 된다. 고속 전철을 타고 혼자서 길을 떠나는 도중 그녀의 머리 속에는 가족과 학교 친구들 사이에 있었던 옛 추억이 하나씩 떠오르고, 다에꼬는 어릴 적의 자신과 함께 과거로의 추억 여행을 떠나게 된다. 더불어 새로운 만남과 함께...
1992 <빨간 돼지 紅の豚>
스튜디오 지브리, 극장용 장편, 1시간 33분.
원작, 각본, 감독 담당.
한동안 작품 노선에 대해 고민하던 미야자키가 자기 자신을 위한 영화라고 공언하 고 만든 작품. '모델 그래픽스'지에 연재하던 자신의 <비행정 시대>에 기초한 3, 40분의 중편 애니메이션으로 일본항공(JAL)기 내에서 상영예정으로 기획되었으나 90분 장편으로 극장 상영되었다. 1920, 30년대의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순수한 이상을 가진 무정부주의적인 비 행사들을 통해 반파시즘과 반전주의를 그려내고 있다. 제목 그대로 돼지 얼굴의 비행정 조종사 포르코가 주인공이다. 일본 만화계로부터는 모험활극을 통해 소년 소녀들과 넓게는 성 인들에게 꿈과 환상을 주고 미래의 문제까지 생각하게 한다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노선이 방향을 잃었으며, 현재의 일본을 배경으로 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다.(역시 길들이기...) 그러나 프랑스 앙시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 장편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그의 다섯 작품이 모두 프랑스에서 극장 공개되는 계기를 마련했으며 미야자키의 이름을 유럽에 본격적으로 알린 작품이다.
"멋있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1920년대 말, 이탈리아 아드리아해의 외딴 섬. 전쟁의 참상을 잊기 위해 자신에게 마법을 걸어 스스로 돼지가 되어 버린 공군 에이스 파일럿인 포르코 롯소는 홀로 무인도에서 지내면서 바다의 무법자인 공적들을 소탕하는 현상금 사냥꾼 노릇을 한다. 사람들은 그런 그를 '홍돼지'라고 부른다. 그는 가끔 오랜 연인 지나가 운영하는 해상호텔 아드리아노에 들러 과거를 회상하며 바다의 낭만을 즐기지만, 그런 그에게도 파시스트들의 손길이 뻗어 오는데...
1992 <하늘색 씨앗 そらいろのたね>
스튜디오 지브리, TV 스팟, 1분 30초.
원화, 감독 담당.
나카가와 키에코와 오무라 유리코의 동명동화를 원작으로 하여 NTV 개국 40주년을 기념해 만든 이미지 업 애니메이션 CM. 전체 3화로 구성된 이 작품에서 시사하는 '창조' '공생' '절도'라는 테마는 NTV의 창업정신이라고... 연출과 콘티를 담당한 '귀를 귀울이면'의 콘도 요시후미(사망했답니다... 나무아미타불)는 캐릭터에서 콘티와 래이아웃까지 원작에 충실하여 마치 그림책 속의 그림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으로 구성하였다.
한 아이가 자신의 비행기와 바꾼 여우의 하늘색 씨앗을 열심히 물을 주고 키운다. 이윽고 싹이 트고 자라 거대한 집이 만들어지고 주변의 사람들과 온갖 동물들이 모여든다. 그 광경을 보고 있던 욕심 많은 여우는 자신의 집이라며 모두를 내쫓고 혼자서 집을 차지한다. 그러나 너무나 커져 버린 씨앗의 집은 그만 터져 버리고 만다.
1992 <뭐야 なんだろう>
스튜디오 지브리, TV 스팟, 15초 1편, 5초 4편.
원화, 감독 담당.
'모두의 속에 내가 있습니다'라는 카피 아래, 미야자키가 디자인한 NTV(일본 텔레비젼)의 이미지 캐릭터 '난다로(뭐야)'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스팟 로고. 아주 짧은 시간 내에 무엇인가의 재미를 보여 주려는 미야자키의 독특함이 가득한 작품으로, 스토리는 없지만 캐릭터와 상황묘사의 재미가 최고다. '난다로'가 빌딩 사이에서 포효하는 마지막 편은 재미있다 못해 기괴함마저...
1993 <바다가 들린다>
스튜디오 지브리, TV 스페셜, 1시간 12분.
제작(???그의 회사니까...)
원작은 월간 '아니메쥬'에 인기리에 연재되었던 동명의 청춘소설로서 고교생들의 연애담을 잔잔하게 그리고 있다. '마법의 천사 크리미 마미', '개구쟁이 오렌지 로드' 등 순정물과 청춘물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모치즈키 토모미가 감독을 맡았으며, 원작의 일러스트를 그리고 지브리의 여러 작품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여 주었던 콘도 카츠야가 작화와 캐릭터 디자인을 맡았다. 지브리 유일의 TV 작품으로, '마녀의 특급배달' 이후 다시 젊은 스탭 중심으로 제작을 시도했지만 비용과 기간에서 문제를 낳았다.
고교 2학년인 사키타쿠 앞에 어느 날 리카코라는 소녀가 나타난다. 전학 온 리카코는 스포츠도 잘하고 얼굴도 예뻐서 주위의 눈길을 한눈에 받는다. 사키타쿠는 수학여행을 계기로 리카코와 친해지고 부모의 이혼으로 괴로워한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그러나 리카코를 좋아하는 친구 유타카에게 그녀의 이야기를 말한 것 때문에 사키타쿠와 리카코, 유타카의 우정은 깨진다. 그리고 졸업 후, 어느 전철역에서 스치듯 재회를 하고... 고교 동창회를 계기로...
1994 <헤이세이 너구리전쟁 폼포코 平成狸合戰ぽんぽこ>
스튜디오 지브리, 극장용 장편(총천연색만화영화), 1시간 59분.
기획 담당.
인간의 택지 개발로 파괴되어 가는 자연. 그 속에서 살고 있는 너구리들의 이야기를 한 캐릭터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전체적인 시각에서 조명한 타카하타 감독의 명작. 일본의 전설을 바탕으로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너구리들의 기발한 전투 장면 등 지브리 작품 특유의 재미도 있다. 타카하타 감독은 작품 배경인 타마큐료(多摩丘陵)의 너구리 현황 및 생태를 직접 조사하고, 너구리에 대한 전설들을 수집하는 등의 작업을 통하여 일본인과 너구리의 관계를 다각도에서 바라보는 다큐멘타리적 기법으로 작품을 완성하였다. '폼포코'는 그의 최대 흥행작으로서, 개봉당시 디즈니의 '라이온 킹'의 흥행을 압도하는 폭발적 관객 동원(70일간 325만 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너구리와 같은 환경에 처해 있는 현대 일본인을 향한 자연보호의 메세지를 담고 있다.
도꾜 부근의 뉴타운 개발로 인하여 너구리들은 살고 있는 땅에서 쫓겨날 위기를 맞느낟. 너구리들은 삶의 터전을 빼앗으려는 인간들에 대항하기 위해 전통적인 둔갑술을 습득하여 인간들이 살고 있는 도시로 나간다. 너구리들은 둔갑술을 이용하여 인간들의 개발계획과 공사를 방해하지만 끝없이 침입해 오는 인간의 힘 앞에는 별 도리가 없다. 결국, 너구리들은 자신들의 고향을 떠나 여기저기에서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살아가게 된다.
1995 <온 유어 마크 on Your Mark>
스튜디오 지브리, 뮤직 클립, 6분 40초.
원작, 각본, 감독.
일본의 유명한 듀엣 '차게 & 아스카'가 부른 동명의 타이틀곡의 프로모션 필름으로서 제작된 단편 애니메이션. 그들의 95년 전국 순회 콘서트에서 거대한 스크린으로 상영되어 큰 호응을 받았다.미야자키 감독의 팬 차게의 적극적인 의뢰로 만들어 졌다. 콘도 요시후미 近藤喜文 감독의 <귀를 기울이면>과 함께 상영되었으며, 채널V를 통해 아시아 전역에 방영되었다.
방사능 오염으로 더 이상은 지상에서 사람이 살 수 없게 된 미래의 어느 지하 슬럼가. 주인공인 두 기동대원은 사이비 종교단체를 소탕하던 중 날개 달린 한 소녀를 발견한다. 생체실험을 당하는 소녀를 걱정하던 두 대원은 연구소를 급습, 소녀를 구출해 내고 필사의 노력으로 당국의 추격을 따돌린다. 그리고 지상세계로 나와 소녀를 하늘 높이 날려보낸다.
1995 <귀를 귀울이면>
스튜디오 지브리, 극장용 장편, 1시간 15분.
콘티, 각본, 프로듀서 담당
히이라기 아오이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반딧불의 무덤', '추억에 방울방울'에서 작화감독으로 활약한 콘도 요시후미(사망했답니다... 나무아미타불)가 처음 감독을 맡은 순정 만화. 미야자키가 기획의 핵심인 콘티와 각본을 맡아 미야자끼가 감독하지 않은 미야자끼 작품으로 평가된다. 사춘기 시절의 사랑 이야기 속에 일본 청소년들의 고민을 담고 있다. 흥행에는 약간 고전했다...(음 217만명...)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책벌레인 여중생 시즈쿠는 책을 읽던 중, 도서카드에서 몇 번이나 세이지라는 이름을 발견하게 되고 그를 상상 속에 그려 본다. 어느 날, 시즈쿠는 대출 받은 책을 잃어 버린 것이 인연이 되어 상상 속의 세이지를 직접 만난다. 세이지는 같은 또래의 학생으로 바이올린 장인을 꿈꾸는 소년. 시즈쿠는 세이지를 만나면서 자신의 내면세계에 접근하게 되고 소설도 쓰게 된다. 사춘기의 두 사람은 점차 서로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고, 유학을 앞둔 세이지는 밝은 아침 햇살 속에서 시즈쿠에게 청혼을 한다.
1997 <모노노께히메 もののけ姬>
스튜디오 지브리, 극장용 장편, 2시간 15분.
원작, 각본, 감독.
97년 여름에 개봉하여 장기 롱런하며 1400만 이상의 관객을 끌어들여 최고의 흥행을 기록했다. 미야자키 최초로 컴퓨터 그래픽을 제작에 사용한 작품으로 스스로는 마지막 작품이 될 거라고 했다. (지금은 자신의 은퇴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고...)'홍돼지' 이 후 5년만에 내놓은 작품으로 미야자키 최초의 시대극이기도 하다. 제작비 20억엔, 구상기간 16년, 제작기간 3년, 작화장수 14만 4천장 등 일본 애니메이션 역사상 여러 부문에서 새로운 기록을 수립하였다. 덕간서점과 디즈니의 제휴에 따라 전세계에 배급될 예정이다. 작품의 배경은 무로마치 막부라는 중세권력의 성립 후 몰락해 가는 고대 신화의 세계로, 문명화에 따른 인간의 이기주의와 환경파괴를 주제로 한다. 이전의 작품들에서는 볼 수 없었던 피가 튀고 팔, 다리가 잘려나가는 등의 과격한 액션을 보여준다. 자연파괴와 남녀차벌에 대한 비판, 병에 의한 차별의 괴로움 등 메시지와 주제의식도 다각도에서 다루어지고 있다.
"살아라"
무로마치 시대의 일본, 에미시족 왕가의 소년 아시타카는 재앙신에게 죽음의 저주를 받는다. 이 저주를 풀기 위해서 아시타카는 최고의 자연신 시시가미가 살고 있다는 숲을 향해 길을 떠난다. 여행 도중 아시타카는 산개신 모로에게서 자란 소녀 산을 만난다. 그리고 에보시가 지도하는 생존을 위해 숲을 파괴하는 소외된 민중들의 제철집단과 불로장생의 힘을 얻기 위해 시시가미의 목을 노리는 무사집단간의, 그리고 이들 모두에 대항하여 숲을 지키려는 산과 산신들간의 처절한 삼파전의 싸움에 말려든다.
스튜디오 지브리 정신
미야자키 하야오라는 애니메이터와 그의 작품은 현재, 일본은 물론 세계각국의 애니메이션 팬들의 열렬한 지지와 주목을 받고 있으며, 미야자키 애니메이션의 산실인 스튜디오 지브리도 이제는 디즈니에 비견될 만큼 성장, 지난 여름에는 월트 디즈니와 배급에 대한 계약을 맺어서 본격적인 세계 진출을 실현하게 됐다. 이렇듯 세계적인 존재가 되어버린 미야자키 하야오와 스튜디오 지브리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것은 무엇일까?
미야자키 애니메이션은 <이웃의 토토로>을 제외하고 그 인물과 배경에 있어서 유럽 백인문화의 깊은 영향하에 놓여져 있다. 그러나 사실 고쳐 생각해보면 그와 같은 경향이 꼭 미야자키만의 것은 아니다. 일본의 상업 애니메이션 안에서 일본을 무대로 일본인이 나오는 작품들이 다수 제작되어 오기는 했지만, 그만큼 서양을 배경으로 서양인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작품이 훨씬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미야자키도 결코 예외는 아니어서 그의 많은 작품 속 배경은 유럽에 바탕을 두고 있다. 네덜란드의 농촌을 연상시키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영국 웨일즈 지방을 현지 로케이션한 <천공의 성 라퓨타>, 역시 스칸디나비아 등지를 현지 로케이션한 <마녀 우편배달부>, 카와사키 공장지대의 이미지와 자신의 상상력만으로 2, 30년대 이탈리아를 현실감 있게 축조해낸 <빨간 돼지>. 특히 <빨간 돼지>의 배경묘사는 프랑스의 유명 만화작가 뫼비우스가 보고도 감탄했을 정도였다.
캐릭터들은 오히려 배경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일본적이다. 때때로 여전히 금발과 파란 눈을 갖고 있지만 밋밋한 얼굴윤곽과 작은 코, 검은 눈동자와 머리카락을 하고 있으며, 더욱이 그 캐릭터들이 그대로 다카하타의 리얼리즘 애니메이션에 들어오면 일본인의 얼굴을 무척 간결한 느낌으로 충실히 재현한다. 그럼 다카하타가 일본을 배경으로 하는 것과는 달리 미야자키가 굳이 유럽을, 유럽의 느낌이 나는 곳을 배경으로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는 먼저 미야자키 개인을 떠나 서구화에 의한 근대화라는 과거 일본역사속의 명제가 개입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미야자키의 그러한 비일본적 공간과 그 안에서 취급되고 있는 주된 테마들과의 상호관계이다.
미야자키에게는 그를 특징지우는 몇가지의 테마들이 존재한다. 그것을 미야자키 애니메이션의 모티브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가령 잘 알려진 예를 들어보자. 자연회귀, 환경보호, 반전주의, 반파시즘.... 그러나 지구상의 어디에서도 이 모든 것들이 실현되고 지켜지는 곳이 없음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미야자키는 자신의 애니메이션영화를 통해서 부단히 이상향을 축조하고 제시하고 싶어했다. 그런데 그가 만들어낼 수 있었던 이상향이란? 미야자키 본인조차 본 적도 없고 들은 적도 없는 그러한 세계를 일본인 관객들에게 시각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었을까. 그의 일차적인 선택은 엑조티시즘(exoticism)이었던 것이다. 그는 자신의 바라는 이상향의 구체적인 모습을 완전히 새롭게 창출해낼 수 없으며, 그것은 인간으로서의 한계이기도 하다. 따라서 유럽은 미야자키에게 있어 이상적인 사회주의 사회의 시각화에 쓰일 최적의 재료로 생각되었을 테다. 그렇지만 그는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거기에서 방황하기 시작한다.
미야자키의 거의 모든 작품에는 이상적인 마을, 부락이 등장한다. <미래소년 코난>의 하이하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의 바람계곡, <천공의 성 라퓨타>의 슬러그 계곡 등이 그렇다. 이런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는 주민들은 거의 모든 경우에 있어서 순박하고 친절하며, 단결을 잘한다고 묘사되어 있다. 즉 인간의 삶의 형태에 있어서 이런 형태의 공동체가 가장 모범적이라는 식으로 미야자키는 관객에게 제시한다. 그러나 하이하바는 마치 에덴동산같으며 바람계곡은 중세유럽의 봉건사회이다. 또한 슬러그 계곡은 자본주의의 폐혜가 극에 달하던 20세기초의 영국 탄광촌이다. 이것은 이상향이 아니라 과거의 대한 단순한 환상에 불과한 것이다. 결국 미야자키가 <빨간 돼지>에서 도달한 곳은 아무도 살지 않는 무인도(!)였다. 한편 그는 자신의 담론을 구성하기 위한 이항대립쌍으로서 그것들의 이미지에 완전히 반대되는 사회체제를 꼭 잊지 않고 등장시켰다. 1인 관료 독재체제의 인더스트리아, 전제군주체제의 토르메키아, 강력한 군사력과 무스카로 상징되는 국가정부 등이 그것이다.
이것들에서 알 수 있듯이 미야자키의 이상적 사회주의는 파시즘에 대한 강한 반작용의 소산이기도 하며, 게다가 그의 가장 개인적인 작품 <빨간 돼지>에서는 이탈리안 파시즘에 대한 반감이 직접적으로 노출되고 있다. 미야자키의 이러한 이데올로기는 대학 시절에 본격화된 것으로 한때 그는 만화에 뜻을 두고 만화연재를 시작했는데, 그것을 실은 매체는 일본 공산당에서 발간하는 아카하타(赤旗: 붉은 깃발)였다. [사막의 백성]이라는 제목의 SF와 맑스주의를 결합시킨 만화였다. 대학 졸업 후 미야자키는 토에이동화에 입사해서 애니메이터가 되는데, 입사이유는 "미제국주의 디즈니에 대항하는 애니메이션을 일본에서 만들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또한 거기서 미야자키는 다카하타를 만나게 되는데, 사상과 철학, 특히 사회주의에 대해서 식견이 깊은 그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
한편, 스튜디오 지브리가 설립된 것은 85년 8월로 설립 자금의 75퍼센트는 토쿠마 서점(德間書店)이 출자했다고 한다. 토쿠마 서점의 [아니메이쥬(Animage)]가 최초의 애니메이션 전문지로서 창간된 것이 78년도의 일이었고, 그 후 애니메이션 제작까지 검토되는 과정에서 [아니메이쥬]의 편집장 스즈키가 다카하타, 미야자키 콤비를 만나게 된다. 그러던 중 스즈키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의 원안이 되는 스토리를 미야자키로부터 듣고나서, 토쿠마 서점내의 영상 위원회를 설득하기 위해 [아니메이쥬]에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를 연재하게 했다. 마침내 1년 뒤에야 완성, 공개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의 성공으로 스튜디오 지브리가 만들어지게 되었고, 그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일본의 애니메이션계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하게 된다. 지브리는 미야자키, 다카하타, 스즈키를 중심으로 항상 그 시대에 필요한 현재의 일본에 비전을 제시하는 작품을 만든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활동을 하고 있다.
완벽한 미야자키, 다카하타 중심의 작가체제를 통해 흥행보다는 늘 작품성을 우선으로 두어 온 스튜디오 지브리는 완벽한 회사체제를 통해 애니메이터들을 '그림그리는 노동자'가 아닌 안정된 상황에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해왔다. 외국에 하청을 일체 주지 않고 자체력으로 제작할 뿐만 아니라 컴퓨터 그래픽을 남용하지 않고 가능한 한 인간의 손으로 모든 작업을 함으로써 보는 이들이 화면에서 따뜻한 인간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기본 자세를 지키고 있다. 이런 수작업을 고수하는 것은 그만큼 수작업에 자신이 있다는 표현이기도 하다.
이후에 스튜디오 지브리는 일본 뿐만이 아닌 해외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되는데 미야자키 하야오는 그다지 반가워하는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내년 공개 예정인 <도깨비 공주>는 어디까지나 일본을 대상으로 한 작품이지, 세계를 대상으로 한 작품이 아니라고 인터뷰에서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예고편과 줄거리, 그리고 미야자키의 제작의도를 들은 필자로서도 <도깨비 공주>는 어디까지나 일본을 위한,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 작품이라고 생각된다.